장마가 걷히고 나면 텃밭은 빠르게 달아오릅니다. 한낮의 상추 잎은 처지고, 토마토는 오후가 되면 수분 부족 신호를 보냅니다. 잎이 시드는 것은 눈에 보이지만, 그 안에서 광합성이 얼마나 제 속도를 내고 있는지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호주국립대학교(ANU) 연구팀이 최근 이 물음에 답하는 메커니즘을 밝혔습니다. 더위와 건조한 공기 속에서도 식물이 광합성을 이어가는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기공이 닫혀도 잎 안쪽에서 이산화탄소가 조절됩니다
광합성은 이산화탄소(CO₂)를 원료로 씁니다. 잎 표면에 있는 기공(氣孔)이 열려야 공기 중 이산화탄소가 안으로 들어오는데, 기온이 오르거나 공기가 건조해지면 기공은 수분을 아끼려 좁아집니다. 이산화탄소 유입이 줄면 광합성 속도도 낮아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서입니다.
연구팀은 더위의 영향과 건조한 공기의 영향을 처음으로 따로 분리해 측정했습니다. 이산화탄소 농도를 여러 수준으로 달리했을 때, 식물은 엽육(葉肉) 세포 안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안정된 범위로 유지하려는 생화학적 조절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기공 바깥의 환경이 변해도 안쪽 세포 수준에서는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일정하게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두 요인을 묶어서 보면 식물이 실제로 어느 쪽 조건에서 더 많이 제한을 받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더위와 건조는 잎에 서로 다르게 작용합니다
기공이 좁아지면 이산화탄소가 덜 들어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엽육 세포 안에서는 이미 들어온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쓰는 과정이 따로 조절됩니다. 연구팀이 확인한 것은 이 두 조절이 온도와 공기 건조도에 각각 다르게 반응한다는 점입니다.
기온이 높을 때와 공기가 건조할 때, 식물이 쓰는 생화학적 조정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두 조건이 겹쳐도 잎 내부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광합성이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광합성이 완전히 멈추지 않고 유지되는 것은 이 조정 덕분입니다. 지금까지 기후 변화 연구에서 더위와 건조를 묶어서 다루던 방식으로는 이 차이를 볼 수 없었습니다. 분리해서 측정하자 비로소 드러났습니다.
여름 텃밭에서 달리 살펴야 할 것들
폭염이 길어지는 여름에 어떤 변수가 작물의 광합성을 더 많이 제한하는지 구분할 수 있다면, 물 주기와 차광의 우선순위를 달리 잡을 수 있습니다. 차광망을 쓰면 기온을 낮출 수 있지만 빛도 줄어듭니다. 물 주기를 늘리면 흙 수분은 올라가지만 잎 주변 공기의 건조도는 직접 해결되지 않습니다. 두 조건을 구분해서 대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잎이 축 처질 때 온도 문제인지 수분 문제인지를 먼저 따져 보세요. 물이 충분한데도 잎이 처진다면 차광이 먼저입니다. 기온이 그리 높지 않은데 잎이 마른다면 공기 건조도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두 조건을 따로 살피면 물 주기와 차광 결정이 더 정확해집니다.
오늘 텃밭에 나가면 잎이 처진 작물의 흙 온도와 잎 주변 공기 습도를 따로 확인해 보세요. 같은 증상이라도 원인이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 호주국립대학교 식물과학 연구팀, 더위·건조 조건 분리에 따른 광합성 조절 연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