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텃밭에 나가 보면 토마토 잎이 아래쪽부터 누렇게 뜨고, 화분 흙 표면에 허연 가루가 앉아 있을 때가 있습니다. 물은 꼬박꼬박 주었는데도 잎끝이 마르고 열매가 더디 굵는다면, 흙에 소금기가 쌓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비료를 자주 준 화분일수록 이런 일이 잦습니다.
흙에 소금기가 쌓이면 생기는 일
토마토는 짠 흙을 특히 힘들어하는 작물입니다. 한 식물 연구에서 토마토 한 품종을 소금 농도가 낮은 흙부터 높은 흙까지 단계별로 길러 봤습니다. 그 결과 농도가 높아질수록 잎의 엽록소가 줄고 잎색이 옅어졌습니다. 엽록소는 잎을 초록으로 물들이고 빛을 받아 양분을 만드는 성분이라, 이것이 줄면 열매로 갈 양분도 함께 줄어듭니다. 같은 연구에서 잎 세포가 상한 정도를 보여주는 물질도 소금 농도가 높을수록 늘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누런 잎 안쪽에서 실제로 세포가 상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토마토가 스스로 버티는 방법
짠 흙에 놓인 토마토가 그대로 시들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뿌리와 잎에서는 소금기에 맞서는 여러 반응이 함께 일어납니다. 세포를 상하게 하는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효소가 늘고, 세포 안팎의 물과 이온 균형을 맞추는 장치가 작동합니다. 연구진이 소금 스트레스와 관련된 유전자들을 살펴보니, 항산화·수분 조절·이온 균형·손상 복구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이 소금 농도에 따라 더 많이 또는 더 적게 작동했습니다. 토마토 나름대로 견디는 힘을 끌어올린 것입니다.
오래갈수록 버티는 힘이 약해집니다
특히 시간에 따라 반응이 달라졌습니다. 연구에서는 소금 스트레스를 준 지 15일째와 45일째에 토마토를 살펴봤는데, 소금 농도가 높고 노출이 길어질수록 앞의 방어 반응들이 오히려 힘을 잃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처음에는 버티던 토마토도 짠 흙에 오래 놓이면 엽록소도, 방어 효소도, 관련 유전자의 작동도 함께 약해졌습니다. 소금기는 한 번 쌓이면 저절로 빠지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뿌리를 더 힘들게 합니다. 그래서 잎이 상하고 나서 손을 쓰기보다, 소금기가 쌓이기 전에 흙을 돌보는 편이 낫습니다.
소금기를 줄이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오늘 화분 몇 개만 먼저 살펴보세요.
- 흙 표면에 허연 가루가 보이면 물을 흠뻑 주어 아래로 씻어 내리고, 받침대에 고인 물은 버려 주세요.
- 액체 비료는 권장량보다 묽게, 주는 횟수를 줄여 주세요. 자주 조금씩보다 가끔 충분히가 낫습니다.
- 오래된 화분은 겉흙 2~3cm를 새 흙으로 갈아 주세요.
- 물은 마르면 흠뻑을 원칙으로 주고, 조금씩 자주 주는 습관은 소금기를 남깁니다.
잎이 누렇게 뜨기 전에 흙부터 살피는 습관이 올여름 토마토를 지켜 줍니다.
참고: BMC Plant Biology에 실린 토마토 염분 스트레스 연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