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짠 흙에서도 시금치가 버팁니다

셀레늄을 잎에 뿌리면 수확량은 유지되고 항산화 성분은 오릅니다

배수가 나쁜 화분을 오래 쓰거나 지하수로 물을 주다 보면 흙 표면에 하얀 결정이 돋습니다. 토양 염분이 쌓인 신호입니다. 이런 흙에서 키운 시금치는 잎이 작아지거나 성장이 느려집니다. 도시 텃밭에서 드물지 않게 겪는 일입니다.

2026년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린 연구는 이 상황에서 셀레늄(selenium)을 잎에 뿌렸을 때 시금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폈습니다. 염분이 많은 토양에서도 수확량은 유지되고 항산화 성분은 오른다는 것이 주요 결과입니다.

염분 토양과 시금치

시금치(학명 스피나키아 올레라케아, Spinacia oleracea)는 채소 가운데 염분 저항성이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토양 전기전도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뿌리가 나트륨을 과도하게 흡수해 세포 안의 이온 균형이 무너집니다. 광합성 효율이 떨어지고 성장이 느려집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마타도르(Matador)' 품종을 토양 전기전도도 약 2.88 dS/m와 3.79 dS/m 두 조건에서 키웠습니다. 3.79 dS/m는 일반 농경지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시금치에 뚜렷한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조건입니다.

셀레늄이 바꿔놓는 것

연구진은 잎 표면에 셀레늄산 나트륨을 두 가지 농도로 뿌렸습니다. 이를 엽면(葉面) 살포라 합니다. 뿌리가 아닌 잎으로 영양분을 흡수시키는 방법입니다. 처리 후 식물 내 셀레늄 농도는 처리 전보다 약 열 배 높아졌습니다.

높은 염분 조건에서도 수확량은 줄지 않았습니다. 잎의 페놀류(phenols) 함량과 항산화 성분도 올랐습니다. 셀레늄이 염분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식물 자체 방어 물질이 더 많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셀레늄 흡수는 황(S) 대사와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셀레늄과 황은 화학 구조가 비슷해 식물 안에서 같은 흡수 경로를 씁니다. 황은 세포를 지키는 단백질의 재료이기도 합니다. 이 두 원소가 함께 작용하면 나트륨 독성이 줄고 식물의 건물(乾物) 성장이 촉진됩니다. 아연(Zn)·망간(Mn) 함량도 함께 오르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셀레늄이 사람 몸에서 하는 일

셀레늄은 미량이지만 사람 몸에서 빠질 수 없는 무기질입니다. 세포 손상을 줄이는 효소의 구성 성분으로 쓰이며, 면역 반응과 갑상선 기능에도 관여합니다. 성인 하루 권장 섭취량은 약 55~70마이크로그램(μg)입니다. 토양 내 셀레늄 함량이 낮은 지역에서는 식품만으로 충분히 채우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셀레늄을 보강한 채소는 이 격차를 좁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연구됩니다. 엽면 살포로 식물 내 셀레늄 농도를 열 배 가까이 높인다면, 같은 양의 시금치에서 더 많은 셀레늄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셀레늄은 과다 섭취 시 독성이 나타나므로, 균형 잡힌 식단 안에서 채소를 다양하게 먹는 것이 적절합니다.

텃밭에서 참고할 점

이 연구는 조절된 포트 시험 환경에서 진행됐습니다. 가정 텃밭과 조건이 다를 수 있습니다. 셀레늄 비료는 과다하면 독성이 생기므로 가정 텃밭에서 임의로 쓰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결과에서 텃밭 재배자가 눈여겨볼 점이 있습니다. 배수가 나쁜 화분이나 오래된 자리에서는 토양 염분이 서서히 쌓입니다. 이런 조건에서도 시금치는 어느 정도까지 버티며 잎의 항산화 성분이 유지되거나 오르기도 합니다. 잎이 조금 작더라도 영양 밀도가 낮아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래된 화분 흙을 쓴다면 파종 전에 새 상토로 바꿔 주세요. 지하수를 주로 쓰는 자리에서는 가끔 빗물을 받아 주면 쌓인 염분이 씻겨 내려갑니다. 작은 관리만으로도 시금치가 한결 고르게 자랍니다.

참고: 사이언티픽 리포츠, 2026, 셀레늄 보강과 토양 염분 조건에서의 시금치 영양 가치 연구

이 글 공유하기
0% 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