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텃밭 들깨 한 줌, 들기름 한 숟갈의 힘

식물성 기름 중 오메가3가 가장 풍부한 들깨, 어디까지 믿고 어떻게 먹을까요

여름이 깊어지면 텃밭 한쪽 들깨가 무성하게 자랍니다. 손바닥만 한 잎을 따 상추쌈에 한 장 더 얹고, 가을이면 영근 씨앗을 모아 들기름을 짭니다. 갓 짠 들기름을 나물에 한 숟갈 두르면 고소한 향이 식탁 가득 퍼지죠. 흔하게 먹는 들깨지만, 그 속에는 다른 식물성 기름이 따라오기 어려운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식물성 기름 중 오메가3가 가장 풍부합니다

들기름은 식물성 기름 가운데 오메가3 계열인 알파리놀렌산(ALA) 함량이 가장 높습니다. 성분 분석을 보면 들기름의 ALA 비율은 대략 54~64%로, 카놀라유나 아마씨유보다도 높게 나옵니다. ALA는 몸 안에서 일부가 EPA·DHA로 바뀌는 필수지방산입니다.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들지 못해 음식으로 챙겨야 하는 지방이라는 뜻입니다. 이 부분은 성분 측정으로 명확하게 확인된 사실입니다.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들깨의 효능 가운데 근거가 가장 탄탄한 것이 심혈관입니다. 25만 명 넘는 사람을 묶어 분석한 대규모 연구에서, ALA를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더 낮았습니다. 다른 대규모 분석에서는 ALA 섭취가 하루 1g 늘 때마다 전체 사망과 심혈관 사망 위험이 각각 약 5%씩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역학 자료가 뒷받침하고 있어, 들기름을 꾸준히 식탁에 올릴 만한 분명한 이유가 됩니다. 다만 같은 분석에서 암 관련 부분은 결과가 엇갈려, 이 한 가지로 모든 것을 기대하기보다 균형 잡힌 식사 속에서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혈중지질·인지기능은 가능성 단계입니다

들기름이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지방간을 덜어 준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다만 이 작용은 아직 주로 동물실험에서 확인된 수준이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자료는 짧고 제한적입니다. 고령자의 인지기능을 살펴본 연구에서는 들기름을 섭취한 분들의 혈중 ALA와 항산화 능력이 올라가고 인지기능 유지에 긍정적인 신호가 보였습니다. 그러나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는 안전성만 확인됐을 뿐 인지 개선 효과까지 입증되지는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아직 단정하기 이른 가능성 단계로, 기대를 조금 낮춰 받아들이는 편이 정직합니다.

들깻잎의 항염 작용, 아직 실험 단계입니다

씨앗에서 짠 들기름과 달리, 들깻잎에는 로즈마린산이라는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세포와 동물 실험에서는 이 성분이 알레르기로 인한 염증을 가라앉히고 위 점막을 보호하는 작용을 보였습니다. 농촌진흥청은 2024년 들깻잎 세포를 배양해 로즈마린산을 대량으로 얻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여기까지는 실험실과 동물 단계의 결과이고, 사람에게도 같은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민간에서는 들깻잎을 속이 편해지는 채소로 여겨 왔는데, 그 바탕이 될 만한 단서가 조금씩 쌓이는 정도로 보면 됩니다.

먹는 법과 보관

들깨의 강점인 ALA는 산화에 약하다는 약점도 함께 가집니다. 농촌진흥청 자료를 보면, 들기름을 25℃ 실온에 두면 20주 무렵부터 산패가 빠르게 진행되지만, 4℃ 냉장 보관에서는 40주까지도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들기름은 작은 병으로 사거나 짜서 냉장 보관하고 빨리 드세요. 가열하면 향과 영양이 쉽게 날아가므로, 볶음보다는 나물 무침이나 비빔밥에 마지막에 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들깻잎은 쌈으로 생으로 먹거나 살짝 데쳐 무쳐 드시면 됩니다. 텃밭에서 잎을 딸 때는 위쪽 연한 잎부터 차례로 따 주면 가을까지 오래 거둘 수 있어요.

흔히 곁에 있어 귀한 줄 모르던 들깨가, 사실은 식탁에서 챙기기 어려운 오메가3를 넉넉히 담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나물 한 접시에 들기름 한 숟갈 두르는 일부터 시작해 보세요.

참고: 농촌진흥청, 식품저널, Am J Clin Nutr 2012 ALA 메타분석, BMJ 2021 ALA 사망 위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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