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방울토마토 한 줌을 딸 때, 우리는 영양 성분표의 수치보다 훨씬 복잡한 무언가를 함께 거둡니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식품 속 화학물질을 2만 6천 종 이상 파악했습니다. 그런데 영양 성분표에 올라 있는 항목은 수십 개에 불과합니다.
성분표에 담지 못한 것들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무기질. 우리가 음식을 평가할 때 주로 보는 항목들입니다. 그런데 영양 과학자들은 성분표에 기록조차 되지 않은 물질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식물이 스스로 만드는 이차 대사산물(secondary metabolites)로, 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카로티노이드처럼 광범위한 군을 이룹니다.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의 연구팀은 식품 속 화학물질 가운데 아직 기능이 규명되지 않은 것이 절반 이상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이 미지의 성분들이 장내 미생물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염증 관련 경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지금도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채소가 만드는 물질들
텃밭 채소들은 햇빛·온도·토양·해충 스트레스에 반응하면서 다양한 물질을 만들어냅니다. 마늘의 알리신(allicin), 브로콜리의 설포라판(sulforaphane), 토마토의 리코펜(lycopene)은 이미 이름이 알려진 편입니다. 연구자들은 이런 물질이 단독으로 작용하기보다 서로 섞였을 때 효과가 달라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중해식 식단이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관찰 연구 결과들은 오랫동안 쌓여 왔습니다. 그런데 올리브유의 올레산이나 채소의 섬유질만 따로 빼어 검증하면 효과가 온전히 재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분들이 함께 있을 때 발휘되는 상호작용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공 과정에서 사라지는 것들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이 늘어난 지난 수십 년 사이, 식품 과학자들은 가공 과정에서 폴리페놀류와 식물성 이차 대사산물이 크게 줄거나 제거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맛·색·보존성을 위해 특정 성분을 제거하거나 추가하는 과정에서 원래 식품이 가졌던 물질 조합이 달라집니다.
같은 토마토라도 직접 재배해 그날 먹는 것과 고온 처리 후 포장된 제품 사이에는 리코펜 이외의 성분 구성에서 차이가 납니다. 어떤 성분은 열에 의해 농축되고, 어떤 성분은 사라집니다. 아직 기능이 밝혀지지 않은 성분까지 포함하면, 그 격차가 얼마나 될지 지금 과학은 정확히 말하기 어렵습니다.
텃밭이 더할 수 있는 것
연구자들은 식품 속 미지 성분에 대해 "존재한다는 것은 알지만, 무엇을 하는지는 모른다"고 말합니다. 음식의 종류를 다양하게 늘리고, 가공 단계가 적은 식품을 먹는 것이 이 미지의 성분들을 더 많이 섭취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텃밭을 가꾸는 일이 여기서 뜻이 있습니다. 방울토마토 옆에 바질을 심고, 고수 한 포기를 더하는 것은 식탁의 성분 구성을 다양하게 만드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입니다. 한 품종보다 여러 품종을, 단일 작물보다 여러 채소를 섞어 기르는 선택이 지금까지 연구 결과와 가장 가까운 실천입니다.
오늘 텃밭에 새 작물 한 줄을 더 심어 보십시오. 성분표에는 없지만, 거기 있을 것들을 위해서입니다.
참고: 스크립스 연구소 식품 화학물질 데이터베이스 연구 / 미국 농무부(USDA) 식품 성분 데이터베이스 / 국제 역학 저널 지중해식 식단 연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