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 도감

섞어 심으면 텃밭이 든든해집니다

밭을 작게 나누고 돌려 심으면 수확과 가격의 위험이 함께 줄어듭니다 — 독일 농업 연구가 계산으로 확인했습니다

올여름 텃밭 한 이랑을 방울토마토로만 채우셨다면, 며칠 사이 열매가 한꺼번에 익어 다 거두지 못하고 무르는 일을 겪으셨을 겁니다. 반대로 그해 병이 돌면 그 이랑 전체가 한꺼번에 주저앉습니다. 한 가지 작물에만 자리를 내주면 수확이 날씨와 병해에 그대로 좌우됩니다. 독일의 한 농업 연구소가 이 문제를 넓은 밭 단위에서 계산으로 따져 봤습니다.

한 작물에 몰아주면 수입이 흔들립니다

같은 작물을 넓게 심으면 관리가 편합니다. 심는 때도, 거두는 때도, 손질하는 방법도 하나로 맞출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해 여름이 유난히 덥거나 비가 잦으면, 또는 특정 병해가 번지면 그 작물 하나가 받는 손해가 밭 전체 수입으로 이어집니다. 텃밭이라면 밥상의 한 끼가 비는 정도지만, 생계를 건 농가에서는 한 해 살림이 크게 줄어드는 일입니다.

연구진은 여러 방식으로 밭을 꾸린 농장을 모형으로 만들어 수입이 얼마나 오르내리는지 비교했습니다. 한 작물에 크게 기댄 농장일수록 좋은 해와 나쁜 해의 차이가 컸습니다.

작게 나누고 돌려 심으면 위험이 줄어듭니다

연구가 권한 방법은 이렇습니다.

  • 밭을 작은 구획으로 나누어 여러 작물을 함께 심기
  • 폭이 좁은 띠 모양으로 작물을 번갈아 심는 띠 심기
  • 해마다 심는 작물을 바꾸는 돌려짓기

이렇게 밭을 다양하게 꾸린 농장은 수입이 오르내리는 폭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원리는 단순합니다. 한 작물이 흉작이어도 곁의 다른 작물이 제 몫을 하면 전체 수입이 덜 빠집니다. 작물마다 더위와 가뭄, 병해에 견디는 성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텃밭에서도 상추가 더위에 시들 무렵 곁에 심은 들깨나 고추가 한창인 것과 같은 이치죠.

수확량만이 아니라 값도 흔들립니다

이 연구가 눈여겨본 대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동안 농사 위험은 주로 '얼마나 거두느냐'로만 따졌는데, 실제 농가 수입은 '얼마에 파느냐'에도 크게 달려 있습니다. 풍작이어도 그해 그 작물 값이 내리면 손에 쥐는 돈은 줄어듭니다. 여러 작물을 나누어 심으면 값이 내린 작물의 손해를 값이 오른 작물이 메워 줍니다. 수확의 위험과 가격의 위험을 함께 낮추는 셈입니다.

텃밭 규모에서도 같은 방법이 통합니다. 한 이랑에 한 작물을 가득 심기보다, 두세 가지를 나누어 심고 철마다 자리를 바꿔 보세요. 올가을 김장 채소를 준비하신다면 배추 옆에 무와 쪽파를 함께 들여 보시길 권합니다. 한 작물이 부진해도 밥상이 비지 않고, 텃밭의 병해도 한결 줄어듭니다.

참고: 독일 라이프니츠 농업경관연구소 ZALF가 학술지 어그리컬처럴 시스템스에 발표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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