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 도감

베란다에 더덕 덩굴 한 줄,  향까지 따라옵니다

화분 하나에 지지대를 세우면 더덕 덩굴이 예쁘게 타고 오릅니다

봄볕이 길어지는 베란다 한쪽, 작은 화분에 더덕 씨를 묻어 두면 가느다란 덩굴이 손가락 한 마디씩 올라옵니다. 잎을 살짝 스치기만 해도 흙냄새 섞인 더덕 향이 손끝에 묻습니다. 뿌리를 거두기까지는 두세 해를 기다려야 하지만, 그 사이에도 덩굴이 지지대를 타고 오르는 모습이 베란다 텃밭의 즐거움이 됩니다.

심기 — 봄에 씨를 묻습니다

더덕은 도라지와 같은 초롱꽃과 식물로, 뿌리를 약재와 나물로 씁니다. 씨앗은 3월 중순부터 4월 사이에 묻는 것이 좋습니다. 더덕 뿌리는 곧고 깊게 자라므로 화분은 깊이 30cm 이상으로 넉넉히 고르세요. 물 빠짐이 나쁘면 뿌리가 무르기 쉬우니, 배양토에 마사토나 펄라이트를 한 줌 섞어 줍니다.

씨앗은 아주 작아서 흙을 두껍게 덮으면 싹이 올라오지 못합니다. 씨를 흩어 뿌린 뒤 흙을 0.5cm 정도만 살짝 덮고, 마르지 않도록 분무기로 물을 줍니다. 싹이 한 뼘쯤 자라면 튼튼한 포기 몇 개만 남기고 솎아 주세요. 자리가 빽빽하면 덩굴끼리 엉켜 바람이 통하지 않습니다.

돌보기 — 지지대를 세워 줍니다

더덕은 줄기가 옆 식물을 감으며 자라는 덩굴 식물입니다. 그대로 두면 덩굴이 서로 엉키므로, 화분 가장자리에 지지대를 세우거나 베란다 난간으로 끈을 매어 길을 내 주면 덩굴이 그 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처음 몇 마디만 손으로 감아 방향을 잡아 주면 나머지는 스스로 타고 오릅니다.

물은 겉흙이 마르면 듬뿍 주되, 받침에 물이 고이지 않게 합니다. 더덕은 반그늘에서도 잘 자라므로 한여름 직사광선이 강한 베란다라면 한낮에는 빛을 조금 가려 주세요. 첫해에는 뿌리가 가늘지만, 겨울에 잎이 지고 이듬해 다시 싹이 나면서 뿌리가 굵어집니다. 추위에 강한 편이라 베란다에서 월동도 됩니다.

거두기와 먹는 법

뿌리는 보통 심은 지 2~3년째 가을이나 이른 봄에 캡니다. 굵어진 더덕은 껍질을 벗기면 하얀 진액이 나오는데, 이 성분이 사포닌입니다. 더덕은 예부터 폐와 기관지를 돕는 나물로 즐겨 먹었고, 동의보감에도 기침과 가래를 다스리는 데 썼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사포닌이 점액을 묽게 해 준다는 점은 연구에서도 살펴보고 있지만, 아직 약처럼 단정할 단계는 아니니 음식으로 꾸준히 즐기는 정도가 알맞습니다.

캔 더덕은 방망이로 자근자근 두드려 편 다음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우면 더덕구이가 됩니다. 가늘게 찢어 새콤달콤하게 무치면 생채로도 좋습니다. 향이 강하니 처음에는 소금물에 잠깐 담가 쓴맛을 빼고 쓰면 한결 먹기 편합니다.

올봄, 베란다 화분 하나에 더덕 씨를 묻고 지지대를 세워 보세요. 덩굴이 한 칸씩 오르는 동안 향을 즐기다 보면, 두어 해 뒤 직접 캔 더덕으로 차린 밥상을 마주하게 됩니다.

참고: 동의보감, 농촌진흥청 더덕 재배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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