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은 텃밭 깻잎 포기가 무릎 높이까지 올라오는 때입니다. 잎은 넉넉하게 달렸는데 어느 잎부터 따야 할지, 웃자란 줄기는 그대로 둬도 되는지 망설이게 되죠. 깻잎은 따는 순서와 순지르기 한 번으로 여름 내내 거둘 수 있는 잎의 양이 크게 달라집니다.
아래 잎부터, 마주난 두 장씩
깻잎은 줄기 아래쪽 잎이 먼저 자라고 먼저 늙습니다. 그래서 수확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순서가 맞습니다. 손바닥 절반 크기로 펴진 잎부터 잎자루째 따고, 줄기 꼭대기의 어린 잎 네댓 장은 남겨 둡니다. 이 잎들이 광합성을 이어 가야 새 잎이 계속 나옵니다.
깻잎은 한 마디에 잎이 두 장씩 마주나므로, 딸 때도 두 장을 같이 따면 포기 모양이 고르게 유지됩니다. 늙어서 거칠어진 잎은 먹기 어려우니 미루지 말고 제때 따 보세요. 따는 만큼 새 잎이 나는 작물이라, 자주 거두는 포기가 오히려 무성해집니다.
순지르기는 대여섯 마디에서 한 번
포기가 30센티미터 안팎, 본잎 대여섯 마디까지 자라면 줄기 맨 위의 생장점을 손끝으로 집어 떼어 줍니다. 이 작업을 순지르기라고 부릅니다. 꼭대기 생장이 멈추면 잎겨드랑이마다 곁가지가 나와 포기가 옆으로 넓어지고, 거둘 수 있는 잎 수가 늘어납니다.
순지르기를 하지 않으면 외줄기로만 길게 자라 잎 수가 적고 바람에 잘 쓰러집니다. 곁가지가 다시 대여섯 마디로 자라면 그 끝을 한 번 더 질러 줍니다. 두 번이면 충분하고, 너무 자주 자르면 포기가 회복하는 데 오래 걸립니다.
꽃대가 보이면 일찍 떼어 주세요
깻잎은 낮이 짧아지면 꽃을 피우는 작물입니다. 한여름이 지나 입추 무렵부터 줄기 끝에 작은 꽃봉오리가 맺히는데, 꽃이 피기 시작하면 잎이 작아지고 향이 줄며 결이 뻣뻣해집니다. 잎을 더 거두고 싶다면 꽃대가 보이는 대로 일찍 떼어 보세요. 늦추면 포기 전체가 씨앗 맺기로 넘어가 잎 수확이 사실상 끝납니다. 다만 가을에 들깨 씨앗이나 장아찌용 꽃송이를 받고 싶다면 꽃대 몇 개는 남겨 두는 편이 좋습니다.
거둔 잎은 아침에, 보관은 세워서
잎은 해가 높이 오르기 전 아침에 따야 수분이 차 있어 부드럽습니다. 거둔 깻잎은 씻지 않은 채 종이 타월로 감싸 밀폐 용기에 담고, 잎자루가 아래로 가게 세워서 냉장 보관하면 일주일 가까이 싱싱합니다. 많이 거둔 날에는 간장 깻잎지를 담가 보세요. 잎 스무 장이면 반찬 한 통이 나오고, 새로 나는 잎은 일주일이면 또 딸 만큼 자랍니다.
오늘 텃밭에 나가면 아래 잎 두 장부터 따고, 무릎 높이로 자란 포기는 맨 위 순을 한 번 질러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