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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Yetkin Ağaç on Pexels

요리

정향 짝 맞추기 — 계피·생강, 배, 고기 삶는 물

피기 전 봉오리를 말린 향신료, 넣는 양과 건지는 때

서리가 내리기 전, 텃밭 한쪽에서 생강을 캐는 시기입니다. 기온이 내려가면 따뜻한 차와 조림을 찾는 날이 늘죠. 정향은 이런 음식에 몇 개씩 들어가는 향신료입니다. 국물 한 냄비에 서너 개만 넣어도 향이 크게 바뀝니다. 무엇과 함께 넣느냐에 따라 맛도 달라집니다.

피기 전 봉오리를 말린 향신료

정향은 정향나무의 꽃봉오리를 피기 전에 따서 말린 것입니다. 생김새가 못을 닮아 이름이 붙었고, 영어로는 클로브(clove)라 부릅니다. 봉오리가 붉게 물들고 아직 벌어지지 않았을 때 손으로 따서 볕에 말리면 갈색으로 바뀝니다. 꽃이 피어 버린 것은 향신료로 쓰지 않습니다.

향을 내는 성분은 유게놀(eugenol)이라는 페놀 화합물입니다. 정향 정유(향을 담은 기름 성분)의 대부분이 유게놀이라는 분석이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산지·부위·말린 정도에 따라 함량이 달라진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정향나무는 생육 적온이 22~30℃인 열대 나무입니다. 연중 기온이 20℃ 아래로 잘 내려가지 않고 비가 한 해 1,500mm 이상 고루 오는 해안과 화산섬에서 자랍니다. 서리를 견디지 못하고, 10℃ 아래에서는 어린나무가 죽습니다. 그래서 겨울이 추운 지역에서는 바깥에서 기르기 어렵습니다. 묘목을 심고 6~8년이 지나야 봉오리를 따기 시작합니다. 인도네시아와 마다가스카르가 주산지이고, 탄자니아·코모로·스리랑카·인도에서도 많이 기릅니다.

계피·생강과 함께 — 수정과

한국에서는 정향을 수정과(sujeonggwa)에 넣습니다. 계피와 생강을 우린 물에 곶감과 잣을 띄워 내는 음료입니다. 계피와 생강은 따로 우린 뒤 물을 합치고, 정향은 두어 개만 넣어 보세요.

정향은 오래 끓이면 쓴맛이 도드라집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넣지 말고 마지막 10분쯤에 넣었다가 건져 냅니다. 이렇게 하면 계피·생강 향에 정향 향이 더해지고 쓴맛은 적게 남습니다. 텃밭에서 막 캔 생강이 있다면 얇게 저며 우려 보세요. 생강을 거두는 때는 도감의 생강 항목에서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배와 함께 — 배숙

배숙(baesuk)은 배를 생강물에 끓여 내는 한국의 디저트입니다. 껍질을 벗겨 저민 배에 통정향을 하나씩 박아 끓입니다. 정향을 박아 두면 향이 배에 스미고, 다 끓인 뒤 골라내기도 쉽습니다. 낼 때는 정향을 빼고 그릇에 담습니다.

고기 삶는 물과 절임

수육(suyuk, 삶아서 썬 고기)이나 장조림(jangjorim, 간장에 조린 고기)을 할 때 삶는 물에 통정향을 몇 개 넣으면 누린내가 줄어듭니다. 서양 부엌에서도 쓰임이 비슷합니다. 햄 겉에 통정향을 박아 굽고, 피클 향신료에도 정향이 들어갑니다. 어느 요리든 먹기 전에 건져 냅니다.

옛 기록과 보관

17세기 초 조선에서 펴낸 의서 《동의보감》의 목부(木部)에는 정향(丁香)이 실려 있습니다.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매우며 독이 없다고 했고, 수컷은 알이 작고 암컷은 크다고 적었습니다. 정향 가운데 산수유(Cornus officinalis) 열매만큼 굵은 것을 세간에서 모정향(母丁香)이라 부르며 기미(氣味, 기운과 맛)가 더 좋다고 했습니다. 옛 의서의 기록이며 지금의 의학 판단과는 다릅니다.

말린 봉오리도 습기가 닿으면 곰팡이가 슬 수 있습니다. 뚜껑이 꼭 닫히는 병에 담아 둡니다. 끓는 냄비 위에서는 병을 열지 말고, 쓸 만큼만 덜어 씁니다.

오늘은 배 하나를 저며 정향을 하나씩 박고, 생강물에 끓여 보세요.

출처: 《동의보감》 木部 丁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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