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텃밭에서는 강낭콩 꼬투리가 도톰하게 여뭅니다. 손톱으로 눌러 보면 안쪽 알이 단단하게 잡힙니다. 저녁에 그 콩을 밥에 두어 짓고 식구들이 같은 상에 둘러앉습니다. 그런데 같은 밥, 같은 반찬을 먹어도 배부른 정도가 다르고, 식후에 나른해지는 정도가 다르고, 몇 해 지나 늘어난 뱃살도 제각각입니다.
아시아인의 몸은 조금 다르게 반응합니다
아시아 여러 나라의 자료를 모은 검토 연구를 보면, 아시아인은 서구인과 견주어 같은 체중이라도 내장지방이 더 쌓이는 편입니다. 인슐린을 내보내는 췌장 베타세포의 여유분도 적습니다. 그래서 체질량지수가 25에 못 미치는 마른 체형에서도 2형 당뇨가 생기는 사례가 서구보다 흔합니다. 이 부분은 자료가 꽤 쌓여 있습니다.
혈액을 정밀하게 살펴보면 이런 차이가 수치로 드러납니다. 겉으로 증상이 드러나기 전에 특정 인지질과 아미노산의 양, 산화 스트레스를 알려 주는 물질, 장내 미생물이 만들어 낸 대사물이 먼저 움직입니다. 아직 건강검진에 넣을 만큼 검사법이 통일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연구자들은 이런 지표로 위험을 일찍 알아채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콩과 식이섬유, 근거가 탄탄한 쪽
같은 연구는 아시아 식단에서 오래 이어온 습관 가운데 콩류와 식이섬유를 근거가 튼튼한 쪽으로 꼽았습니다. 강낭콩·완두·풋콩처럼 텃밭에서 기르는 콩은 천천히 소화되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식후 혈당이 오르내리는 폭이 완만해집니다. 우엉·아욱·부추처럼 섬유질이 많은 채소는 대장까지 내려가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고, 그 과정에서 짧은사슬지방산이 만들어집니다. 이 물질이 인슐린 감수성에 도움을 준다는 보고가 이어집니다.
새로운 식재료를 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한 이랑에 콩을 넣고, 여름 채소를 거둔 뒤 잎채소를 이어 심는 것만으로 밥상에 섬유질이 늘어납니다.
같은 채소도 사람마다 쓰임이 다릅니다
당근과 호박에 든 베타카로틴은 몸 안에서 비타민A로 바뀝니다. 그 전환을 맡는 효소의 유전자가 사람마다 달라서, 어떤 사람은 같은 양을 먹어도 비타민A를 절반 남짓만 얻습니다. 들깨와 아마씨의 알파리놀렌산을 EPA·DHA 같은 오메가3 지방산으로 바꾸는 능력도 사람마다 차이가 납니다. 장내 미생물 구성을 가르는 유전자 차이도 확인됐습니다.
다만 이런 유전자 정보로 개인별 식단을 짜는 일은 아직 연구 단계입니다. 검사 방법을 통일하고, 상담할 사람을 길러 내고, 비용 부담을 낮추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검사 결과지 한 장으로 무엇을 먹을지 정하기에는 이릅니다.
오늘 텃밭에서 할 수 있는 일
- 가을 파종 계획에 콩을 한 이랑 넣어 보세요. 강낭콩은 지역에 따라 8월 초까지 늦게 심을 수 있습니다.
- 거둔 풋콩은 데쳐서 얼려 두었다가 밥에 두세요.
- 밥상에서 채소와 콩을 먼저 집고 밥을 뒤에 드셔 보세요. 식후 혈당이 오르는 폭이 줄어듭니다.
- 들깨잎은 따는 만큼 새 잎이 올라옵니다. 여름 내내 반찬으로 챙겨 보세요.
오늘 저녁에는 밥을 안치기 전에 콩을 한 줌 불려 두세요.
참고 · 영양과학저널, 아시아인의 정밀영양 다중오믹스 검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