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텃밭에서 옥수수 자루가 하나둘 여뭅니다. 수염이 갈색으로 마르고, 껍질을 벗기면 노란 알이 촘촘히 박혀 있습니다. 솥에 쪄서 한 입 베어 물면 단맛이 입안에 퍼지죠. 옥수수는 기르기 쉽고 수확량도 넉넉해 한 철 텃밭의 든든한 주식이 됩니다. 그런데 옥수수만으로 끼니를 이어 가면 몸에 필요한 영양을 다 얻지는 못합니다.
옥수수에 부족한 영양
옥수수는 탄수화물이 풍부하지만,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 가운데 리신(라이신)과 트립토판이 적습니다. 이 둘은 몸이 스스로 만들지 못해 음식으로 얻어야 하는 필수 아미노산입니다. 여기에 옥수수 속 나이아신(비타민 B3)은 몸이 흡수하기 어려운 형태로 묶여 있습니다. 옥수수에 크게 기대던 옛 사람들 사이에서 피부와 소화에 탈이 나는 펠라그라가 번진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그래서 옥수수는 콩이나 고기, 달걀 같은 다른 단백질과 함께 먹을 때 부족한 부분이 메워집니다.
마야 사람들이 찾은 해법
중앙아메리카의 마야 사람들에게 옥수수는 삶의 바탕이었습니다. 신앙과 여러 이야기에도 옥수수가 담겨 있을 만큼이었습니다. 그만큼 옥수수의 영양 한계도 오래 안고 살았습니다.
마야 사람들은 옥수수를 석회물에 담가 삶는 조리법(닉스타말화)으로 나이아신을 몸이 쓸 수 있게 바꾸었고, 콩과 함께 먹어 모자란 아미노산을 보탰습니다. 최근 연구는 또 다른 해법을 보여 줍니다. 마야 유적에서 나온 개와 칠면조의 뼈를 탄소·질소 동위원소로 분석했더니, 이 동물들이 옥수수를 주로 먹고 자랐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남는 옥수수를 가축에게 먹이고, 그 고기를 사람이 먹은 것으로 보입니다. 옥수수만으로는 모자라던 단백질을 옥수수로 키운 동물의 고기로 보충한 셈입니다. 연구진은 이런 방식이 옥수수의 단백질 한계를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봅니다.
텃밭 옥수수를 제대로 먹는 법
오늘 텃밭의 옥수수도 같은 원리로 챙겨 보세요. 옥수수 한 가지로 끼니를 때우기보다 콩을 곁들이면 좋습니다. 콩에는 옥수수에 부족한 리신이 넉넉해, 둘을 함께 먹으면 단백질이 서로 어우러집니다. 강낭콩이나 검은콩, 완두를 옥수수밥이나 샐러드에 함께 올려 보세요.
- 옥수수·콩·호박을 한 밭에 같이 심어 보세요. 마야에서 오래 이어 온 밀파(milpa) 농법으로, 콩이 옥수수 대를 감고 오르며 흙에 질소를 더해 줍니다.
- 옥수수를 삶을 때 물에 베이킹소다를 조금 넣으면 옛 석회물 조리와 비슷하게 영양 흡수를 돕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다만 민간에서 전해 오는 방법이니 가볍게 시도해 보는 정도가 좋습니다.
오늘 저녁, 찐 옥수수 옆에 콩 한 줌을 놓아 보세요. 옛 마야 사람들이 오래 찾아낸 짝입니다.
참고 — 마야 유적 가축 뼈의 탄소·질소 동위원소 분석 연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