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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다시마 곁들이기 — 국물에서 밥·조림·쌈까지

멸치·표고와 국물을 내고, 건진 조각은 밥과 반찬으로 다시 씁니다

9월 말 텃밭에서는 늦여름에 뿌린 무를 솎아 냅니다(북반구 기준). 손가락 굵기로 자란 어린 무는 잎째 국에 넣기 좋습니다. 국을 끓이려면 먼저 국물이 있어야 하고, 한국 부엌에서는 이때 말린 다시마 한 장을 꺼냅니다.

다시마는 찬 바다에서 자라는 갈조류입니다. 감칠맛(umami)을 내는 성분인 글루탐산(glutamic acid)도 다시마 국물에서 처음 밝혀졌습니다. 혼자서도 국물을 내지만, 무엇과 함께 쓰느냐에 따라 맛과 쓰임이 달라집니다.

다시마가 자라는 바다와 손질

밥상에 오르는 다시마는 대부분 양식이며, 중국·한국·일본에서 많이 기릅니다. 자라는 때를 정하는 것은 기온보다 수온입니다. 북반구 기준 10~11월, 바닷물이 식기 시작하면 종묘를 붙인 줄을 바다에 내립니다. 9월인 지금은 그 종묘를 준비하는 때입니다. 다시마는 수온 5~15℃인 겨울과 봄 동안 길게 자라고, 물이 20℃를 넘는 초여름이면 끝부터 녹아 삭습니다. 그래서 5~7월, 물이 더워지기 전에 걷어 볕에 말립니다.

마른 다시마 표면에 앉은 흰 가루는 만니톨(mannitol)이라는 당알코올입니다. 곰팡이로 오해받기 쉽지만 단맛이 도는 성분이어서, 물로 박박 씻으면 맛이 함께 빠집니다. 젖은 행주로 겉만 가볍게 훔쳐 내고 써 보세요.

멸치·표고와 국물 내기

다시마의 글루탐산, 멸치의 이노신산(inosinic acid), 말린 표고의 구아닐산(guanylic acid)은 서로 다른 감칠맛 성분입니다. 셋을 함께 쓰면 하나씩 따로 쓸 때보다 국물이 진해집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 다시마·멸치·말린 표고를 찬물에 함께 담가 둡니다.
  • 불을 올리고, 물이 끓기 직전에 다시마만 건집니다.
  • 멸치와 표고는 조금 더 끓여 맛을 우린 뒤 건집니다.

다시마를 팔팔 끓이면 미끈한 점액과 쓴맛이 국물에 섞입니다. 이 점액은 주로 갈조류 세포벽의 다당류인 알긴산(alginic acid)이 물에 불어 생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맑은 국을 끓일 때는 건지는 때를 놓치지 마세요. 솎은 무와 무청을 이 국물에 넣고 간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춥니다.

건진 다시마는 밥과 조림으로

국물을 내고 건진 다시마는 버리지 말고 채 썰어 간장에 조려 보세요. 콩자반(kongjaban, 콩을 간장에 조린 반찬)에 함께 넣으면 짠맛이 부드러워집니다.

밥을 지을 때 손바닥만 한 조각을 쌀 위에 얹어도 좋습니다. 밥에 은근한 단맛이 뱁니다. 겉에 앉은 만니톨과 글루탐산이 밥물에 풀리면서 생기는 맛으로 여겨집니다. 흰 가루를 씻어 내지 말라고 한 것도 이 맛 때문입니다.

염장 다시마로 쌈과 초무침

생다시마를 소금에 절여 둔 염장 다시마는 먼저 물에 담가 짠맛을 뺍니다. 그다음 쌈(ssam, 넓은 잎이나 해초에 밥과 반찬을 싸 먹는 법)으로 먹어 보세요. 텃밭에서 딴 상추를 한 장 겹쳐 싸도 됩니다.

살짝 데쳐 초고추장(chogochujang, 식초를 섞은 고추장)에 무치면 미끈한 식감이 그대로 남습니다. 얇은 다시마일수록 데치는 시간을 짧게 잡으세요.

요오드와 알맞은 양

다시마를 곁들일 때 함께 따져 볼 성분은 요오드(iodine)입니다. 갈조류는 바닷물에 녹아 있는 요오드를 몸에 모으는 성질이 있어 함량이 높은 편입니다. 다만 종과 자란 바다, 말린 정도에 따라 함량 차이가 큽니다. 한 번에 요오드를 얼마나 먹는지 가늠하기 어려우므로 국물과 반찬으로 조금씩 곁들이는 편이 무난합니다.

《동의보감》 채부(菜部)에는 다시마가 곤포(昆布)로 실려 있습니다. 성질이 차고 맛이 짜며 독이 없다고 했고, 동해(東海)에서 난다고 적었습니다. 바다에서 난 것은 짠맛을 씻어 낸 뒤에 쓰라는 손질법도 덧붙였습니다. 옛 의서의 기록이므로 오늘의 영양 판단과는 나누어 읽어야 합니다.

오늘 무를 솎았다면 저녁 국물은 다시마 한 장에 멸치와 표고를 더해 내 보세요. 건진 다시마는 채 썰어 두었다가 내일 반찬으로 조리면 됩니다.

출처: 《동의보감》 菜部 昆布 · 한국 국가표준식품성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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