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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시금치, 꼭 데쳐 먹어야 할까요?

결석 걱정, 두부와의 궁합, 철 흡수 — 시금치를 찾아보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옥살산 하나로 풀어 봅니다

북반구의 10월 초, 9월에 뿌린 시금치가 본잎을 네댓 장씩 냈습니다. 촘촘한 자리를 솎아 낸 어린잎을 손에 쥐면, 이 잎을 샐러드에 그대로 넣어도 될지 데쳐서 먹어야 할지 궁금해집니다. 시금치를 검색해 찾아오는 사람들도 비슷한 것을 묻습니다. 결석 걱정, 두부와의 궁합, 철 흡수 이야기에는 옥살산(oxalic acid)이라는 성분이 빠지지 않고 나옵니다.

생시금치를 씹으면 치아가 뻑뻑한 까닭

생시금치를 씹고 나면 치아 표면이 뻑뻑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시금치에 든 옥살산이 침 속 칼슘과 결합해 작은 결정을 만들면서 생기는 느낌으로 설명됩니다. 옥살산은 식물이 만드는 유기산으로, 칼슘 같은 미네랄과 결합하면 물에 잘 녹지 않는 결정이 됩니다. 결석 이야기도, 철 흡수 이야기도 이 성질에서 나옵니다.

데치면 옥살산이 일부 빠집니다. 끓는 물에 짧게 데친 뒤 찬물에 헹구면, 빠져나온 옥살산은 데친 물과 헹군 물에 남습니다. 그래서 시금치 데친 물은 국물로 다시 쓰지 않고 버리는 편이 낫습니다. 한 소쿠리 가득하던 잎이 데치고 나면 한 줌으로 줄어드는 것은 시금치를 데쳐 본 사람이면 아는 일입니다. 그만큼 한 번에 많이 먹게 되니, 옥살산을 덜어 내는 손질이 더 쓸모 있습니다.

두부와 같이 먹으면 결석이 생길까요?

시금치와 두부를 함께 먹으면 결석이 생긴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자주 오갑니다. 이 이야기는 시금치의 옥살산이 두부나 우유의 칼슘과 결합해 신장결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견해에서 나왔습니다. 다만 일상 식사 수준에서는 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시금치 두부 무침 한 접시나, 시금치를 넣고 된장(doenjang, 콩 발효 장)을 푼 국 한 그릇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주의할 대상은 신장결석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으로 좁혀집니다. 이때 줄일 것은 두부·우유와 시금치를 한 끼에 많이 먹는 일입니다. 생시금치는 데친 것보다 옥살산이 더 남아 있으므로, 병력이 있다면 어린잎 샐러드보다 데친 시금치를 고르는 편이 부담이 덜합니다. 먹는 양이 걱정된다면 담당 의사와 상의해 보세요.

철이 많은 잎, 흡수를 돕는 곁들임

시금치는 잎채소 가운데 철과 엽산(folate)이 많은 편입니다. 다만 채소에 든 식물성 철은 고기에 든 철보다 몸에 덜 흡수된다고 알려져 있고, 미네랄과 잘 결합하는 옥살산도 철 흡수를 줄이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금치의 철을 살리려면 함께 먹는 재료를 챙깁니다.

비타민 C는 식물성 철의 흡수를 돕습니다. 데친 시금치에 레몬즙이나 식초를 몇 방울 더해 보세요. 녹차는 반대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녹차의 카테킨(catechin)이 식물성 철의 흡수를 더 방해할 수 있으므로, 시금치 반찬을 먹은 뒤 차는 30분 이상 지나서 마시는 편이 낫습니다.

기름도 곁들일 만합니다. 시금치의 루테인(lutein)과 비타민 A·K는 기름에 녹는 지용성 성분이라 기름과 함께 먹으면 더 잘 흡수됩니다. 한국에서 데친 시금치를 참기름이나 들기름에 무쳐 나물(namul, 데친 채소를 양념해 무친 반찬)로 먹는 것도 이 점에서 맞는 조합입니다. 루테인은 눈의 황반에 쌓이는 색소입니다. 그렇다고 시금치를 먹어 특정 눈병을 막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데친 시금치는 그때그때 바로

데친 시금치를 두고 먹을 때는 한 가지를 더 챙겨 보세요. 시금치는 채소 가운데 질산염(nitrate)이 많은 편이고, 조리한 시금치를 보관하는 동안 질산염이 아질산염(nitrite)으로 바뀝니다. 돌 전 아기에게서는 혈액이 산소를 나르는 힘이 떨어지는 메트헤모글로빈혈증(methemoglobinemia)이 나타난 사례가 있습니다. 그래서 돌 전 아기에게는 그때그때 조리해 바로 먹이고, 남은 시금치를 다시 데워 주지 않습니다. 한 번에 많이 먹이지 않는 것도 함께 지킵니다.

텃밭에서 기르면 이 습관을 지키기 쉽습니다. 먹을 만큼만 그날 거두면 되기 때문입니다. 시금치는 서늘한 날씨에 잘 자랍니다. 북반구 기준으로 3월에 뿌려 5월에 거두거나, 8~9월에 뿌려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거둡니다. 가을에 뿌린 포기는 겨울 동안 바깥잎부터 조금씩 뜯어 먹을 수 있습니다. 시금치는 중국·미국·튀르키예·일본·이란에서 많이 기릅니다. 남반구라면 계절이 반대이므로 날이 서늘해지는 달에 맞춰 뿌려 보세요. 달별 일정과 성분은 호미클럽 작물도감의 시금치 항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시금치를 데친다면, 데친 물은 버리고 들기름이나 올리브유 조금에 레몬즙 몇 방울을 더해 무쳐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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