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케일 잎을 한 움큼 뜯고 당근을 뽑아 온 날, 식탁 위에 두 채소를 나란히 올려 봅니다. 둘 다 섬유질이 넉넉하고 몸에 좋다고 알려졌지만, 매일 챙겨 먹기는 쉽지 않죠. 그래서 한 연구진은 케일과 당근을 갈아 우유 성분과 함께 굳힌 작은 알약, 밀크정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한 알에 담긴 섬유질과 폴리페놀
이 밀크정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갈산이라는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갈산은 산화를 막는 항산화 물질입니다. 케일과 당근은 각자 다른 장점을 더해 줍니다.
- 케일: 십자화과 채소 특유의 섬유질과 항산화 물질이 많습니다.
- 당근: 베타카로틴과 은근한 단맛을 보탭니다.
두 채소를 함께 담으니 섬유질과 폴리페놀이 한 알에 모였습니다.
장 속 유익균이 만드는 단쇄지방산
이 밀크정을 시험관에서 장내 유익균과 함께 두었더니, 락토바실루스 카제이와 비피도박테리움 롱검 같은 균이 잘 자랐습니다. 이 균들이 섬유질을 먹고 만들어 내는 것이 단쇄지방산(짧은사슬지방산)입니다. 단쇄지방산은 장 건강을 돕고,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늦추는 데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밀크정을 넣자 이 단쇄지방산이 늘었습니다.
6주 임상에서 나타난 변화
콜레스테롤이 높은 분들이 6주 동안 매일 이 밀크정을 먹었더니,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HDL은 올라가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은 내려갔습니다. 또한 LDL 입자에 붙어 있는 단백질(ApoB100)과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만드는 효소(HMGCR)의 양도 줄었습니다. 반면에 염증과 관련된 지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먹기 전과 먹은 뒤를 비교한 초기 단계의 관찰이어서, 위약과 견주는 더 엄밀한 시험이 뒤따라야 합니다. 지금으로서는 콜레스테롤 관리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여 준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알맞습니다.
오늘 식탁에서 챙기는 법
약을 대신할 만큼 확실한 효능은 아니지만, 케일과 당근이 왜 몸에 이로운지는 이 연구가 잘 보여 줍니다. 밀크정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텃밭에서 거둔 케일을 살짝 데쳐 샐러드에 올리고, 당근은 생으로 채 썰어 곁들여 보세요. 섬유질과 폴리페놀은 두 채소를 그대로 먹는 것만으로 충분히 챙길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