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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울금의 노란 색소, 몸에는 얼마나 들어갈까요?

수확철 뿌리줄기를 기름·후추와 함께 먹는 이유와, 고용량 보충제를 따로 봐야 하는 까닭

북반구의 10월, 큰 화분에 심은 울금은 여름 내내 키운 넓은 잎을 아직 세우고 있습니다. 첫서리를 맞아 잎이 쓰러지면 흙을 헤쳐 뿌리줄기를 캘 때입니다. 캔 뿌리줄기를 자르면 속이 짙은 노란색이고, 손끝과 도마에 그 색이 금세 뱁니다. 이 색을 내는 성분이 커큐민(curcumin)입니다. 같은 울금을 먹어도 이 성분이 몸에 들어가는 양은 무엇과 함께 먹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더운 철이 길어야 굵어지는 뿌리줄기

울금은 생강과의 여러해살이풀이고, 먹는 부위는 땅속에서 굵어진 뿌리줄기입니다. 원산지는 인도이며 방글라데시·미얀마·인도네시아·중국·나이지리아에서 많이 기릅니다. 생육 적온은 20~30℃, 자랄 수 있는 범위는 15~35℃입니다. 비가 많고 더운 철이 여덟 달 넘게 이어져야 뿌리줄기가 굵어지고, 땅이 얼면 땅속 뿌리줄기까지 얼어 죽습니다.

그래서 겨울이 있는 온대에서는 한 해 농사로 짓습니다. 북반구 기준 4월 하순~5월에 종근(씨로 심는 뿌리줄기)을 심고, 10~11월에 잎이 서리를 맞아 쓰러지면 캡니다. 한국에서는 남부 지방과 제주도에서 노지에 기르고, 그보다 추운 곳에서는 깊이 30cm 이상의 큰 화분에 심습니다. 이듬해 심을 종근은 캐는 날 따로 골라 얼지 않는 곳에 갈무리해 두세요.

노란색과 흙내를 내는 성분

울금의 노란색은 커큐미노이드(curcuminoid)라는 폴리페놀(polyphenol) 색소에서 나옵니다. 커큐민과 데메톡시커큐민(demethoxycurcumin)이 여기에 속합니다. 말린 뿌리줄기를 계통별·산지별로 견준 분석에서 커큐미노이드 함량은 대체로 2~5%였고, 같은 계통이라도 재배지와 건조 방법에 따라 차이가 컸습니다.

특유의 흙내와 쌉쌀한 향은 정유(향을 내는 휘발성 기름) 성분인 투메론(turmerone)과 진지베렌(zingiberene)이 냅니다. 뿌리줄기에는 이 밖에 저장 탄수화물인 전분과 식이섬유도 들어 있습니다. 카레에 넣는 노란 가루도 이 뿌리줄기를 말려 간 것입니다. 약전(나라별 의약품 기준서)은 뿌리줄기를 강황(薑黃), 덩이뿌리를 울금(鬱金)으로 나눠 적습니다. 텃밭에서 '울금'이라 부르며 캐는 뿌리줄기는 약전 기준으로 강황에 해당합니다.

물에는 거의 녹지 않는 커큐민

커큐민은 물에는 거의 녹지 않고 기름에 잘 녹는 지용성 성분입니다. 후추에 든 피페린(piperine)을 함께 먹었을 때 혈중 커큐민 농도가 올라갔다는 약동학(성분이 몸에 들어가고 빠져나가는 과정을 재는 분야) 연구 결과도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다만 이 자료들은 성분이 몸에 얼마나 들어가는지를 잰 것입니다. 혈중 농도가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어떤 건강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흡수를 높이려 만든 고용량 제형(캡슐·정제 등)에서는 간 손상 사례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음식에 향신료로 넣는 양과 보충제의 양은 따로 생각해야 합니다. 울금 보충제를 먹고 있거나 먹을 계획이라면 의사나 약사와 먼저 상의하세요.

《동의보감》은 鬱金과 薑黃을 따로 적었습니다

《동의보감》은 草部(초부)에 鬱金(울금)과 薑黃(강황)을 다른 항목으로 싣고, 두 약재의 성질을 반대로 적었습니다. 鬱金은 차고 薑黃은 뜨겁다고 했습니다. 鬱金 항목에는 맛이 맵고 쓰며 독이 없다는 기록과 함께, 물에 씻어 약한 불에 말려 쓴다는 손질법이 남아 있습니다. 이름과 빛깔이 비슷해도 둘을 서로 다른 약재로 본 것입니다. 17세기에 엮은 의서의 기록이며 현대 의학의 판단과는 같지 않습니다.

기름·후추·우유와 함께 먹어 보세요

갓 캔 뿌리줄기는 껍질을 얇게 벗겨 강판에 갈거나 얇게 썰어 씁니다. 손에 물이 드니 장갑을 끼고 손질하세요. 오래 두고 쓰려면 얇게 썰어 바짝 말린 뒤 갈아 가루로 보관합니다.

  • 기름과 함께: 커큐미노이드가 지용성이라 기름에 볶으면 색과 향이 고르게 퍼집니다. 카레에서 향신료를 기름에 먼저 볶는 것도 이 성질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나 울금 가루는 오래 볶으면 향이 약해지므로, 볶음 요리라면 다른 재료가 다 익은 뒤 마지막에 넣어 짧게 섞어 보세요.
  • 후추와 함께: 후추를 넉넉히 갈아 넣으면 됩니다. 달걀볶음이나 볶음밥에 울금 가루와 후추를 같이 뿌려 보세요.
  • 우유·코코넛밀크와 함께: 지방이 든 우유나 코코넛밀크에 넣어 데우면 색이 곱게 풀리고 흙내가 줄어듭니다. 골든라떼(golden latte)가 이렇게 만드는 음료입니다. 머그 한 잔에 가루 한 티스푼(5ml)이면 충분하고, 더 넣으면 쓴맛이 강해집니다.

오늘 저녁 볶음 요리 마지막에 울금 가루 반 티스푼(2.5ml)과 후추를 기름에 함께 넣어 보고, 화분의 울금은 잎이 서리에 쓰러질 때까지 그대로 두었다가 캐 보세요.

출처: 《동의보감》 草部 鬱金·薑黃 · 농사로(한국 농업 연구기관 작물 정보) · 커큐미노이드 함량 분석 및 피페린 병용 흡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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