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를 뽑아 그늘에 걸어 두면 겉껍질이 바스락거리며 마릅니다. 부엌으로 들일 때는 그 갈색 껍질을 벗겨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습니다. 케일은 손이 잘 안 가는 억센 겉잎을 떼어 내고, 애호박은 꼭지와 무른 껍질을 도려냅니다. 한 철 수확을 끝내고 보면 이렇게 덜어 낸 부분이 제법 쌓입니다.
최근 한 식품 학술지에 실린 연구가 이 세 재료를 함께 다뤘습니다. 시장에서 모양이 안 나온다는 이유로 밀려나는 양파 껍질, 케일 잎, 애호박을 각각 알코올과 물로 우려낸 다음, 우려낸 액과 남은 건더기를 따로 분석했습니다.
갈색 껍질 쪽에 항산화 성분이 더 남아 있습니다
양파는 하얀 속살보다 마른 겉껍질에 페놀 성분이 훨씬 많습니다. 세 재료를 나란히 견줬을 때 산화를 늦추는 힘도 양파 껍질이 가장 셌습니다.
밥이나 국수를 먹은 뒤 탄수화물을 당으로 쪼개는 소화 효소의 작용을 가장 많이 늦춘 것도 양파 껍질이었습니다. 식후 혈당이 급하게 오르는 것을 누그러뜨리는 쪽으로 볼 수 있지만, 사람이 실제로 먹었을 때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약을 대신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양파 껍질과 케일을 우려낸 액은 몇몇 세균이 늘어나는 것도 억눌렀습니다. 다만 실험실 접시 위에서 나온 결과라, 식품 보존에 쓰려면 확인할 것이 더 있습니다.
우려내고 남은 건더기의 숫자
이 연구가 눈여겨본 것은 우려낸 액만이 아닙니다. 성분을 뽑아낸 뒤 남은 건더기를 말려 다시 쟀습니다.
- 양파 껍질 건더기는 말린 무게 100g에 식이섬유가 69g이었습니다. 셋 가운데 섬유질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 애호박 건더기는 말린 무게 100g에 단백질이 30.7g이었습니다. 몸에서 만들지 못해 먹어서 채워야 하는 필수아미노산도 들어 있었습니다.
- 케일 건더기는 무기질과 섬유질이 고르게 남았습니다.
우려낸 액은 기능성 재료로, 남은 건더기는 섬유질·단백질 원료로 나눠 쓰면 버릴 것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연구진이 말한 무폐기 방식도 이 뜻입니다.
텃밭 부엌에서 오늘 해 볼 것
가정에서 성분을 뽑아낼 수는 없지만,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쓰는 정도는 오늘 바로 해 볼 수 있습니다.
- 양파 겉껍질은 흙만 털어 바싹 말린 뒤 육수 주머니에 넣고 20~30분 끓여 보세요. 국물이 옅은 갈색으로 물들고 단맛이 돕니다.
- 케일 억센 겉잎은 가운데 굵은 줄기만 저며 내고 잘게 썰어 된장국이나 볶음밥에 넣어 보세요.
- 애호박 꼭지 쪽 자투리는 채 썰어 부침 반죽에 섞으면 물기가 덜 생깁니다.
- 농약을 친 밭에서 나온 껍질은 우려내지 마세요. 껍질에는 농약이 남기 쉽습니다.
올여름 양파를 다듬을 때 겉껍질 한 줌만 따로 모아 말려 보세요. 다음번 국물 낼 때 쓸 재료가 한 가지 늘어납니다.
참고: 학술지 푸드 앤드 펑션에 실린 채소 부산물 성분 분석 연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