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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 도감

상황버섯 기르기 — 뽕나무 원목에 종균을 넣고 층을 기다립니다

북반구 기준 3~4월에 종균을 넣고 9~11월에 거둡니다. 균사는 25~30℃에서 가장 잘 뻗고, 갓은 나무에 붙은 채 겨울을 넘깁니다.

9월 텃밭 한쪽, 봄에 종균을 넣어 눕혀 둔 뽕나무 원목을 들여다볼 때입니다. 잘린 면 가까이에 갈색 덩어리가 붙어 손끝으로 눌러도 들어가지 않는다면 상황버섯이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표고나 느타리처럼 갓이 부드럽게 펴지지 않고, 나무에 붙은 채 해마다 한 층씩 쌓이며 굳어 갑니다.

씨 대신 종균으로 시작합니다

상추나 무는 씨를 뿌려 기르지만 상황버섯은 종균을 넣습니다. 뽕나무를 잘라 둔 원목에 구멍을 내고 종균을 박은 뒤 그늘에 눕혀 둡니다. 북반구 기준 3~4월이 종균을 넣는 시기입니다. 균사가 나무 속으로 뻗는 동안 겉으로는 아무 변화가 없는 달이 이어집니다. 난이도는 보통입니다. 손이 많이 가지는 않지만 기다리는 기간이 깁니다.

균사는 25~30℃에서 가장 잘 뻗습니다

균사가 자라기 좋은 온도는 25~30℃이고, 10~35℃ 사이에서 자랍니다. 그래서 균사는 여름 더위에 속으로 뻗고 늦가을부터는 멈춥니다. 갓은 나무에 붙은 채로 겨울을 넘깁니다. 한 해 안에 심고 거두는 작물처럼 달력을 짜면 맞지 않습니다. 원목이 바짝 마르면 균사가 더 뻗지 못하니, 볕이 바로 들지 않는 그늘에 두고 마르지 않았는지만 살펴보세요. 꽃이 피지 않는 버섯이라 낮 길이를 맞출 일도 없습니다.

9월에서 11월, 그해 자란 층만 잘라 냅니다

북반구 기준으로 거두는 시기는 9월에서 11월입니다. 톱이나 두꺼운 칼로 나무에 붙은 자리 위쪽을 잘라 냅니다. 갓 윗면은 검게 갈라져 있고, 아랫면은 노란빛이 도는 관공으로 덮여 있습니다. 관공은 포자가 나오는 잔 구멍이라, 뒤집어 보면 바로 구별됩니다. 거둔 것은 바로 달이지 않고 말려서 얇게 썰어 둡니다. 목질 섬유가 많아 마른 뒤에도 잘 부서지지 않습니다. 남은 원목에서는 이듬해에 다시 층이 올라오니 한 번에 다 떼지 말고 그해 자란 층만 거두어 보세요.

포장에 적힌 학명을 확인해 보세요

상황버섯이라는 이름 아래에는 진흙버섯속의 여러 종이 함께 유통됩니다. 종에 따라 성분 조성이 다르다는 분석이 있어, 이름만으로는 무엇을 달이는지 알 수 없습니다. 종균을 구할 때도, 말려 썬 것을 살 때도 포장에 적힌 학명을 먼저 보세요. 한국과 중국이 주산지이고 일본에서도 기릅니다.

물에 오래 달여 그 물만 마십니다

볶거나 무쳐 먹는 버섯은 아닙니다. 말려 썬 것을 찬물에 넣고,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 은근히 달입니다. 목질이 단단해 짧게 우려서는 색이 나오지 않습니다. 물이 붉은 갈색을 띠면 건더기를 건져 내세요. 그 색과 떫은맛은 페놀 화합물에서 옵니다. 떫은맛이 앞서면 대추를 갈라 나중에 넣고 짧게 끓여 단맛을 붙입니다. 볶은 보리나 둥굴레를 함께 달이면 구수한 향이 얹힙니다. 식은 뒤에는 냉장고에 두고 하루 이틀 안에 마셔 보세요.

  • 달이기: 찬물에 넣고 끓으면 약한 불로 길게, 붉은 갈색이 나면 건져 냅니다.
  • 대추: 갈라서 나중에 넣고 짧게 끓입니다.
  • 볶은 보리·둥굴레: 함께 달여 떫은 뒷맛을 덮습니다.

성분으로는 진흙버섯속 자실체에서 베타글루칸을 비롯한 다당류가 확인된다는 분석이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종과 재배 바탕에 따라 조성이 다르다는 결과도 함께 나왔습니다. 성분 조성에 관한 분석이며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세포막을 이루는 에르고스테롤도 버섯에 들어 있는 스테롤입니다.

《동의보감》 菜部에는 桑耳가 실려 있습니다. 뽕나무에 돋은 버섯이라는 뜻이고, 桑黃이라는 딴이름도 함께 적어 두었습니다. 성질이 평하다고 하면서 따뜻하다는 말도 있다 하였고, 맛이 달며 약간의 독이 있다고 했습니다. 짧은 항목이며, 옛 의서가 남긴 서술은 오늘날의 판단과 다릅니다. 독이 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니 진하게 여러 잔 들이켜기보다 연하게 달여 조금씩 마시는 편이 낫습니다.

오늘은 봄에 종균을 넣은 원목을 한 번 뒤집어 보세요. 손톱만큼이라도 층이 잡힌 자리가 있으면 그 옆에 날짜를 적은 이름표를 달아 둡니다. 다음 해 같은 자리에 몇 층이 더 쌓였는지 견줄 수 있습니다.

출처: 《동의보감》 菜部 桑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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