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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Jakub Tabisz on Pexels

요리

한련초, 대추 두 개와 함께 달입니다

풀내를 덜어 주는 곁들임과 마른 팬 한 번 — 8월 논둑에서 거두는 법까지

8월 텃밭에서 물기가 가장 오래 남는 자리, 도랑가나 물꼬 옆을 들여다보면 낮게 퍼진 풀에 작고 흰 꽃이 잎겨드랑이마다 하나씩 붙어 있습니다. 줄기를 하나 꺾어 즙을 손등에 묻혀 보면 이내 검게 변합니다. 한련초입니다. 북반구에서는 7월에서 9월이 거두는 때라, 8월이 한창입니다.

뜯기 전에 살피는 것

한련초는 국화과 한해살이풀로 중국과 인도, 한국에 두루 자생합니다. 물기가 마르지 않는 논둑과 도랑가를 좋아하고, 20~30℃에서 잘 자라며 15~35℃ 사이면 견딥니다. 더위와 습기에는 강한 대신 흙이 마르면 바로 잎이 처집니다. 추위에는 약해 서리가 한 번 내리면 그해로 끝나고, 떨어진 씨가 이듬해 같은 자리에 다시 납니다. 씨앗으로 기른다면 북반구 기준 4~5월에 뿌립니다.

이름이 비슷한 한련은 남미가 원산인 전혀 다른 풀입니다. 씨앗이나 말린 재료를 살 때는 이름만 보지 말고 학명을 함께 확인해 보세요.

《동의보감》 草部에는 鱧腸(예장)으로 실려 있고 곧 연자초라 했으며, 민간에서는 한련자라 불렀다고 적었습니다.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시고 독이 없다고 했고, 곳곳에 있으니 음력 삼월과 팔월에 캐어 그늘에 말린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열매가 작은 연밥 같다는 묘사와, 싹을 뜯으면 즙이 나와 잠깐 사이에 검어진다는 관찰도 원문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옛 의서의 기록이며 오늘날의 판단과는 다릅니다.

풀내를 덜어 주는 대추와 감초

말린 한련초를 그대로 물에 넣고 달이면 풀내가 강해 여러 모금 넘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추 두어 개나 감초 한 조각을 함께 넣습니다. 단맛이 붙으면서 풀내가 덜 느껴져 마시기 수월해집니다.

  • 말린 한련초 전초
  • 대추 두 개 또는 감초 한 조각
  • 재료가 잠길 만큼 넉넉한 물

재료를 다 넣고 센 불에 올린 다음, 끓어오르면 불을 줄여 은근하게 둡니다. 대추는 반으로 갈라 넣으면 단맛이 더 빨리 우러납니다.

마른 팬에 한 번 볶아 두면

풀내를 더 줄이고 싶다면 달이기 전에 한 번 볶습니다.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말린 전초를 올리고 약한 불에서 살살 뒤집습니다. 빛깔이 조금 짙어질 때까지만 하고 바로 내립니다. 태우면 쓴맛만 남아 대추를 넣어도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볶아 두면 구수한 맛이 붙어 곁들임 없이 물만 부어 달여도 마실 만해집니다. 한꺼번에 볶아 완전히 식힌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두고, 필요할 때마다 덜어 써 보세요.

지금까지 밝혀진 성분

한련초 전초에서 웨델올락톤(wedelolactone)과 데메틸웨델올락톤(demethylwedelolactone)을 분리했다는 보고가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쿠마레스탄(coumestan)이라 부르는 계열의 물질로, 한련초의 성분 조성을 가리키는 지표로 삼습니다. 같은 보고에는 한련초속에서 확인된 트리테르펜 배당체인 사포닌(saponin)도 함께 나옵니다. 다만 이는 성분 조성에 관한 분석일 뿐,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달여 마시는 일은 오래 이어져 온 식습관으로 두고, 몸에 이상이 있을 때는 의료진과 상의합니다.

검은 즙의 또 다른 쓰임

즙이 검어지는 성질은 먹는 자리 밖에서도 쓰입니다. 갓 뜯은 줄기와 잎을 찧어 즙을 내고 천에 문지르면 색이 앉습니다. 예부터 검은 물을 들이는 데 쓴 것이 이 성질입니다. 먹는 쓰임과 물들이는 쓰임이 한 가지 성질에서 나옵니다. 달일 만큼 덜어 내고 줄기가 몇 대 남았다면 버리지 말고 흰 무명 조각에 문질러 보세요. 손끝에도 색이 남으니 장갑을 끼는 편이 낫습니다.

8월 논둑에서 한련초를 한 줌 뜯었다면 흙을 털어 그늘에 널어 두세요. 며칠 말려 마른 팬에 살짝 볶아 두면, 가을 내내 대추 두어 개와 함께 달여 마실 수 있습니다.

출처: 《동의보감》 草部 鱧腸 · 국가표준식물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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