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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Eli Pluma on Pexels

건강

톡 쏘는 배추과 채소, 잊힌 사촌들 이야기

무·배추 곁에 갓과 루꼴라를 심어 볼 이유

텃밭 한켠에 배추와 무를 심고 나면, 이랑이 늘 어중간하게 남곤 합니다. 그 자리에 갓이나 루꼴라, 겨자잎을 한 줄 심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배추와 무, 갓, 루꼴라, 케일, 유채는 모두 배추과(십자화과)라는 한 집안입니다. 꽃잎 네 장이 십자 모양으로 벌어지는 채소들이죠. 그런데 이 집안에는 우리가 좀처럼 심지 않는 채소가 훨씬 많습니다.

배추과의 잘 안 알려진 채소들

배추과에는 세계적으로 3천 종이 넘는 식물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는 건 배추와 무, 브로콜리, 양배추 정도입니다. 나머지 상당수는 재배 연구가 거의 되지 않은 채 밭 구석이나 들에 남아 있습니다. 씨앗에서 기름을 얻는 유채와 겨자, 잎을 먹는 루꼴라와 물냉이, 뿌리를 먹는 순무, 그리고 밭둑이나 산기슭에 저절로 자라는 야생 친척들이 모두 여기에 들어갑니다.

이런 채소들은 가뭄과 더위, 척박한 땅을 잘 견디거나 병해충에 덜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랜 세월 곱게 길러 온 배추와 무가 조금씩 잃어버린 강인함을, 이 덜 알려진 채소와 야생 친척들이 아직 간직하고 있습니다. 배추과 전체로 보면 앞으로 쓸 수 있는 유전 다양성을 넓게 지켜 주는 채소들입니다.

톡 쏘는 맛에 담긴 성분

갓이나 루꼴라를 씹으면 알싸하고 톡 쏘는 맛이 나죠. 이 맛은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성분에서 옵니다. 원래는 식물이 벌레와 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고 만든 물질입니다. 잎을 자르거나 씹으면 식물 속 효소가 이 성분을 설포라판 같은 물질로 바꾸는데, 브로콜리 새싹에 특히 많습니다.

이런 물질이 우리 몸의 항산화·해독 작용을 돕는지 여러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아직 특정 병을 치료한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여러 채소를 골고루 챙겨 먹을 좋은 이유는 됩니다. 다만 오래 끓이면 성분이 많이 줄어드니, 살짝 데치거나 생으로 겉절이처럼 드셔 보세요.

유전체 연구가 텃밭 채소를 바꾸는 법

최근 과학자들은 이런 덜 알려진 배추과 채소의 유전 정보를 통째로 읽어내고 있습니다. 염색체 단위까지 정밀하게 순서를 밝히고, 여러 품종의 유전자를 한데 모아 비교합니다. 그러면 어느 유전자가 가뭄을 견디게 하는지, 병에 덜 걸리게 하는지, 기름과 씨앗 품질을 높이는지 하나씩 드러납니다.

배추과 식물끼리는 유전적으로 가까워서, 야생 채소에서 찾은 좋은 성질을 배추나 무 같은 익숙한 작물로 옮기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그래서 더위와 가뭄에 잘 견디면서 영양이 풍부한 새 품종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밭 구석에 밀려나 있던 채소들이 앞으로의 농사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올가을 텃밭에 배추와 무를 심을 때, 한 이랑쯤은 갓이나 루꼴라, 겨자잎에 내어 주세요. 손이 덜 가면서도 톡 쏘는 잎을 오래 거둘 수 있고, 밥상에 올리는 채소의 폭도 자연히 넓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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