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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Jeffry Surianto on Pexels

건강

염교를 닮은 비늘줄기, 먹기 전에 잘라서 냄새부터 맡아 보세요

상사화·수선화도 염교와 비슷한 잎과 비늘줄기를 가집니다. 먹어도 되는지 가르는 기준은 자른 자리에서 올라오는 파·마늘 냄새입니다.

10월 중순이면 8~9월에 화분에 묻어 둔 염교 종구에서 부추를 닮은 잎이 올라와 있습니다. 북반구에서는 이 잎이 그대로 겨울을 나고, 흰 비늘줄기는 이듬해 6~7월에 캡니다. 같은 무렵 화단이나 밭둑에서도 가늘고 긴 잎을 무더기로 올린 풀이 눈에 띕니다. 염교를 검색해 본 사람이라면 그 잎이 염교인지, 캐서 먹어도 되는지 궁금해집니다.

산과 들에서 염교처럼 보이는 비늘줄기를 캐서 먹는 일은 권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손에 든 알이 염교인지 가려야 한다면, 기준은 잘랐을 때 나는 냄새 하나입니다.

염교와 비슷한 잎을 내는 비늘줄기

염교(Allium chinense)는 부추를 닮은 잎 아래에 흰 비늘줄기가 굵게 자라는 여러해살이 채소입니다. 주로 중국·일본·한국에서 기르며, 일본 이름인 락교(rakkyo)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초밥이나 일식 카레 옆에 나오는 새콤한 절임이 이 비늘줄기입니다.

비늘줄기를 가진 식물은 염교 말고도 많습니다. 상사화와 수선화도 땅속에 비늘줄기를 두고 염교와 비슷한 잎을 올리는데, 두 식물의 비늘줄기에는 독이 있습니다. 잎 모양만 보고 캐면 이런 비늘줄기를 염교로 잘못 가져올 수 있습니다. 염교는 밭에서 기르는 작물이므로, 산과 들에서 염교처럼 보이는 무리를 만났다면 다른 식물일 가능성부터 생각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1613년 조선에서 펴낸 의서 《동의보감》은 염교를 부추와 비슷하되 잎이 넓고 흰 부분이 많으며 열매가 없다고 적었습니다. 다만 이 묘사는 밭의 염교를 부추와 견준 것이라, 산과 들의 독초와 가르는 데 쓰기에는 부족합니다.

자른 자리에서 파·마늘 냄새가 나는지

염교는 파·마늘·부추와 같은 부추속(Allium) 식물입니다. 잎이나 비늘줄기를 자르면 황화합물의 매운 향이 올라옵니다. 상사화와 수선화는 부추속 식물이 아니어서 잘라도 이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먹을지 말지는 냄새로 가립니다. 잎을 잘랐을 때 파·마늘 계열의 냄새가 나지 않으면 먹지 않습니다.

냄새를 맡기 전에 손부터 비누로 씻으세요. 손에 양파나 마늘 냄새가 배어 있으면 냄새 없는 잎도 염교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손에 남은 냄새를 지운 다음 잎 한 장을 잘라 자른 면에 코를 대 보세요.

캔 알이 여러 개라면 하나씩 잘라 보세요. 한 무리 안에 다른 알뿌리가 섞여 자랄 수 있으니, 한 알에서 냄새가 났다고 해서 옆의 알까지 염교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냄새가 희미하거나 자신이 없으면 그 알은 먹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동의보감》은 염교가 매운 채소이면서도 냄새가 남지 않아 도가(道家)에서 늘 먹었다고 적었습니다. 먹은 뒤 입에 냄새가 오래 남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자를 때 향이 올라오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헷갈리지 않게 화분에서 기르기

구별이 어렵다면 직접 기르는 쪽이 간단합니다. 북반구 기준 8~9월에 종구(심는 용도의 비늘줄기)를 묻어 두고, 겨울을 난 알을 이듬해 6~7월에 캡니다. 그사이 따로 돌볼 일이 거의 없고, 베란다 화분에서도 잘 자랍니다. 심은 알을 그 자리에서 캐니 다른 비늘줄기가 섞일 걱정이 줄어듭니다.

캔 지 사흘이 지나면 싹이 다시 나면서 알이 무르니, 락교로 절일 생각이라면 캔 날 시작해 보세요. 심는 달과 캐는 달, 절이는 순서는 염교 작물도감에 모아 두었습니다.

염교로 확인한 뒤에 먹는 양

《동의보감》은 염교의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맵고 쓰며 독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이 기록은 염교에 대한 것이고, 비슷한 잎을 가진 다른 비늘줄기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옛 의서의 기록이라 현대 의학의 판단과는 별개입니다.

염교로 확인한 뒤에도 처음에는 적게 먹어 보세요. 염교의 식이섬유는 대부분 프룩탄으로, 대장의 세균이 이를 발효시킵니다. 배에 가스가 잘 차는 사람은 적은 양에도 배가 부풀 수 있습니다. 황화합물과 사포닌은 빈속에 많이 들어가면 위를 자극하니, 절임은 한 끼에 서너 알 정도가 알맞습니다. 잎도 먹을 수 있습니다. 부추보다 넓고 두꺼워 국이나 죽에 넣으면 씹히는 맛이 남습니다.

출처: 《동의보감》 채부(菜部) 해채(薤菜) 항목.

오늘 화단이나 밭둑에서 염교를 닮은 잎을 보았다면 캐기 전에 손을 씻고 잎 한 장만 잘라 냄새를 맡아 보세요. 이미 묻어 둔 종구가 있다면 내년 6~7월에 캐고, 아직이라면 북반구 기준 내년 8~9월에 화분 하나로 시작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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