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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Michał Robak on Pexels

건강

말불버섯은 세로로 갈라 보고 먹습니다

여름·가을 풀밭에 돋는 흰 공 — 입으로 들어가는 것과 숨으로 들어오는 것

밤새 비가 내린 다음 날 아침, 텃밭 가장자리 풀밭에 흰 공이 몇 개 돋아 있습니다. 어제 물을 줄 때는 없던 것입니다. 손끝에 오돌토돌한 돌기가 잡히고, 눌러 보면 무르지 않고 단단합니다. 말불버섯입니다. 북반구 기준 7월에서 10월 사이, 숲 바닥과 풀밭, 썩은 나무 둘레에 돋습니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 자생합니다.

돋는 때는 비가 정합니다

말불버섯은 씨를 뿌려 기르는 버섯이 아닙니다. 심는 달력이 따로 없습니다. 비가 온 뒤 며칠 안에 올라오고, 마른 날이 이어지면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잘 돋는 온도는 15~25℃이고, 10~30℃ 사이에서도 돋습니다. 여름 끝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밤 기온이 이 온도로 내려오면 풀밭을 한 번 살펴볼 만합니다. 비가 오지 않으면 한 철 내내 한 송이도 못 보고 지나갑니다.

세로로 갈라 속을 봅니다

먹는 것은 어린 것뿐입니다. 어린 말불버섯의 속은 무늬 없이 고르게 새하얗고, 홀씨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면 누렇게 바뀌었다가 갈색 가루가 됩니다. 갈라 보아 조금이라도 누런 기가 돌면 먹지 않고 버립니다. 맛이 떨어지는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속이 이미 홀씨로 채워지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갈라 보는 데는 훨씬 무거운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광대버섯 무리의 어린 알도 겉으로는 흰 공으로 보입니다. 겉만 보고 고르면 가려낼 수 없지만, 세로로 반을 가르면 속에 갓과 대의 윤곽이 비쳐 곧바로 드러납니다. 말불버섯의 속에는 그런 무늬가 없습니다. 갈라 보지 않은 것은 입에 넣지 않습니다. 이 버섯을 어려움으로 분류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숨으로 들어오는 것도 있습니다

다 익은 말불버섯은 꼭대기에 구멍이 열립니다. 이때 건드리면 갈색 가루가 뿜어져 나옵니다. 1613년에 엮인 의서 《동의보감》도 건드리면 자줏빛 먼지가 나온다고 적었습니다. 그 먼지가 오늘 말하는 홀씨입니다. 익은 것의 홀씨를 많이 들이마신 뒤 기침과 호흡기 자극을 겪은 사례가 의학 문헌에 남아 있습니다. 먹는 것과는 다른 경로의 문제입니다. 익은 버섯을 터뜨려 볼 때는 얼굴을 가까이 대지 말고, 아이와 함께 볼 때는 한 걸음 물러서게 해 주세요. 바람을 등지고 서면 가루가 얼굴 쪽으로 오지 않습니다.

어린 속에 들어 있는 것

어린 것의 흰 속은 대부분 물입니다. 두껍게 썰어 지질 때 물이 많이 나오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버섯의 세포벽은 다당류로 이루어져 있고, 베타글루칸이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버섯 다당류가 사람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아직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말불버섯 하나로 무엇을 낫게 한다고 말할 근거는 없습니다.

《동의보감》은 마발(馬勃)이라는 이름으로 이 버섯을 싣고 우리말 이름을 '말불버섯'이라 적었습니다. 성질이 평하고 맛이 매우며 독이 없다고 했습니다. 축축한 땅과 썩은 나무 위에 나며 속이 비어 무르다고도 적었습니다. 옛 의서의 기록일 뿐, 오늘의 의학 판단과는 다릅니다.

두툼하게 썰어 지져 보세요

속을 확인한 어린 것만 부엌으로 가져옵니다. 물이 많이 나오므로 얇게 썰면 눅눅해집니다. 1.5cm 남짓으로 도톰하게 썰어 주세요.

  • 기름에 지지기 — 센 불에서 짧게 다루고, 소금은 물이 다 날아간 마지막에 뿌려 주세요. 먼저 뿌리면 물이 더 나옵니다.
  • 달걀물 전 — 두껍게 썬 조각에 밀가루와 달걀물을 입히고 불을 낮추어 뒤집어 가며 굽습니다. 겉만 익히지 말고 속까지 익혀 주세요.
  • 버터와 후추 — 물이 다 날아간 뒤에 버터를 넣으면 타지 않습니다. 후추를 조금 갈아 넣으면 향이 또렷해집니다.

오늘 풀밭에서 흰 공을 보셨다면 따기 전에 칼부터 챙겨 보세요. 세로로 한 번 가르는 그 자리에서 먹을 것과 버릴 것이 갈립니다. 속이 고르게 하얀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제자리에 두고 오세요.

출처: 《동의보감》 초부(草部) 마발, 국립생물자원관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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