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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Nur Andi Ravsanjani Gusma on Pexels

건강

날생강과 말린 생강은 무엇이 다를까 — 진저롤이 쇼가올로 바뀌는 과정

생강을 익히거나 말리면 진저롤 일부가 쇼가올로 바뀝니다. 성분 분석으로 확인된 사실, 아직 알 수 없는 부분, 부엌에서 나눠 쓰는 법을 차례로 살펴봅니다.

북반구 기준 10월이 되면 봄에 묻어 둔 생강을 캘 때가 옵니다. 호미 끝으로 흙을 걷어 내면 연한 노란빛 뿌리줄기가 덩어리째 올라오고, 껍질을 조금만 긁어도 알싸한 냄새가 손에 뱁니다. 한 덩이는 그 자리에서 갈아 양념에 넣고, 몇 쪽은 얇게 썰어 바람 드는 그늘에 펼쳐 둡니다. 같은 밭에서 캔 생강이지만 날것으로 먹을 때와 끓였을 때, 말렸을 때 혀에 닿는 매운맛이 서로 다릅니다. 생강을 찾는 분들이 자주 묻는 것도 이 차이입니다. 날생강과 말린 생강은 무엇이 다를까요?

생강은 따뜻한 기후를 좋아해 북반구 기준 4~5월에 심고 10~11월에 거둡니다. 인도·나이지리아·중국·네팔·인도네시아에서 많이 기릅니다.

매운맛을 내는 성분, 진저롤과 쇼가올

생강(Zingiber officinale)의 알싸한 매운맛은 진저롤(gingerol)에서 나옵니다. 진저롤은 갓 캔 뿌리줄기에 가장 많습니다. 생강을 가열하거나 말리면 진저롤 일부가 쇼가올(shogaol)로 바뀝니다. 성분 분석으로 확인된 변화입니다.

따라서 날생강과 끓인 생강, 말린 생강은 같은 작물이어도 매운맛 성분의 구성이 서로 다릅니다. 날것에는 진저롤이 많이 남아 있고, 열을 가하거나 말린 생강에는 쇼가올이 생겨납니다. 매운맛이 달라지는 것도 이 성분 변화와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다만 얼마나 바뀌는지는 가열 온도와 시간, 말리는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몇 퍼센트라고 정해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옛 의서도 날것과 말린 것을 나누어 적었습니다

이 구분은 오래된 기록에도 남아 있습니다. 17세기 초 조선에서 펴낸 의서 《동의보감》 탕액편(湯液篇)은 신선한 생강을 생강(生薑)이라 부르며 성질이 약간 따뜻하고 맛이 맵다고 적었습니다. 말린 것은 건강(乾薑)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따로 실었습니다. 같은 뿌리줄기라도 손질한 상태에 따라 다른 재료로 다룬 것입니다.

옛 기록과 오늘의 성분 분석이 같은 구분을 하고 있지만, 둘의 근거는 서로 다릅니다. 《동의보감》의 내용은 옛 의서의 분류일 뿐이며, 오늘날의 판단이나 질병의 예방·치료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옛사람들이 진저롤이라는 성분을 알았다는 뜻도 아닙니다.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날것과 말린 것을 구별해 써 온 습관이 오래되었다는 점까지입니다.

출처: 허준, 《동의보감》 탕액편 생강·건강 항목.

연구로 말할 수 있는 범위

생강을 검색하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은 몸에 어떤 도움이 되느냐일 것입니다. 관련 연구는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부엌에서 쓰는 생강과 조건이 다릅니다.

  • 염증·산화 스트레스 지표: 생강 보충제를 다룬 여러 연구를 모아 다시 분석했을 때 이 지표들이 달라졌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다만 대상이 보충제여서, 향신료로 조금씩 먹는 생강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결과는 아닙니다.
  • 메스꺼움: 생강 추출물과 제제가 메스꺼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핀 연구가 여러 건 있습니다. 연구마다 대상과 용량이 달라서 음식에 넣는 생강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날생강과 말린 생강 중 어느 쪽이 몸에 더 좋은지 묻는다면, 지금 답할 수 있는 것은 성분 구성의 차이까지입니다. 진저롤이 많은 생강과 쇼가올이 생긴 생강이 있다는 사실은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식탁에서 먹는 양으로 두 형태가 몸에 다르게 작용하는지 판단할 자료는 아직 부족합니다. 어느 형태가 몸에 더 좋다고 말할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약을 먹고 있다면 생강의 양을 살펴 주세요. 항응고제·당뇨약·혈압약을 먹는 분은 진하게 끓인 생강차를 하루에 여러 잔 마시는 것처럼 생강을 많이 먹는 습관을 피해 주세요. 알맞은 양은 의료진과 상의해 정하세요.

부엌에서 날것·익힌 것·말린 것 나눠 쓰기

몸에 더 좋은 쪽을 고르기보다 맛과 쓰임에 따라 나눠 쓰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텃밭에서 캔 생강이 있다면 이렇게 나눠 보세요.

  • 날것: 숟가락으로 껍질을 긁어내고 곱게 갈아서 간장 양념이나 드레싱에 조금 넣어 보세요. 진저롤이 많은 날생강의 알싸한 향이 그대로 납니다.
  • 익힌 것: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삶을 때 저민 생강을 한두 쪽 넣으면 고기 잡내가 줄어듭니다. 마늘과 함께 넣어도 좋습니다.
  • 말린 것: 얇게 썰어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바싹 말린 뒤 밀폐 용기에 보관하세요. 대추나 계피와 함께 끓여 차로 마셔 보세요. 매운맛이 강할 때는 꿀을 조금 타면 마시기 편해집니다.

같은 날 캔 생강을 날것·끓인 것·말린 것으로 한 조각씩 나란히 맛보면, 손질에 따라 매운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비교할 수 있습니다.

오늘 생강 한 쪽을 반으로 갈라 하나는 날것으로 갈고, 하나는 끓는 물에 넣어 맛을 비교해 보세요. 심는 달과 잘 맞는 작물, 성분 자료는 호미클럽 작물도감의 생강 항목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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