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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꽈리, 먹어도 되는 열매와 남겨 둘 열매

화단의 붉은 꽈리부터 케이프구스베리까지, 부위별 성분과 익은 열매 고르는 법

북반구에서 10월 말이면 텃밭 가장자리의 그라운드체리 포기 아래로 갈색으로 마른 꽃받침이 하나둘 떨어집니다. 꽃받침을 벌리면 노랗게 익은 알이 하나씩 들어 있습니다. 이 무렵 꽈리를 두고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이 열매, 먹어도 되나요?”입니다. 답은 꽈리의 종류와 부위, 익은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화단의 붉은 꽈리는 먹는 종이 아닙니다

화단이나 화분에서 흔히 보는 붉은 꽈리(Physalis alkekengi var. franchetii)는 가지과 여러해살이풀로, 관상 위주로 기르는 갈래입니다. 꽃이 지면 꽃받침이 부풀어 열매를 감싸고, 가을에 그 안에서 붉은 열매가 익습니다. 열매를 먹으려고 기르는 것은 같은 속의 다른 종인 케이프구스베리·그라운드체리·토마티요입니다. 이 세 가지는 중국·멕시코·콜롬비아·페루에서 많이 기릅니다.

그래서 화단의 붉은 꽈리라면 열매를 먹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붉은 열매가 손 닿는 높이에 오지 않도록 심는 자리를 살펴보세요. 붉은 꽈리는 뿌리줄기로 겨울을 나고 이듬해 같은 자리에서 다시 올라오니, 처음 자리를 잘 정해 두세요.

같은 포기라도 부위마다 성분이 다릅니다

먹는 갈래라도 포기 전체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꽈리속 식물을 분석한 연구를 보면, 잎·줄기와 덜 익은 열매에는 위타놀라이드(withanolide) 계열 성분이 비교적 많이 들어 있습니다. 위타놀라이드는 가지과 식물에서 나오는 쓴맛 나는 스테로이드 락톤이고, 꽈리에서는 피살린(physalin) 계열이 여기에 듭니다. 이 부위를 많이 먹으면 구역질·구토·설사·복통 같은 위장 증상이 올 수 있습니다.

완숙 열매는 사정이 다릅니다. 케이프구스베리를 비롯한 꽈리속 완숙 열매에는 카로티노이드(carotenoid)와 비타민 C가 들어 있고, 열매가 익어 갈수록 카로티노이드 함량이 올라간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카로티노이드는 노란색·주황색을 내는 색소이니, 열매 색이 짙어지는 것과 이 성분이 늘어나는 것은 같은 변화인 셈입니다. 그래서 색은 익은 정도를 가늠하는 첫 기준이 됩니다.

《동의보감》을 읽고 찾아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동의보감》 草部(초부)는 꽈리를 酸漿(산장)으로 싣고, 성질이 평하고 차며 맛이 시고 독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열매 맛이 신 즙과 같아 酸漿이라 이름했다는 풀이도 붙어 있습니다. 옛 의서의 기록이며 현대 의학의 판단과는 다릅니다. ‘독이 없다’는 문장을 근거로 화단의 붉은 꽈리 열매나 잎을 먹지는 마세요.

출처: 《동의보감》 草部 酸漿 항목.

다 익었는지는 꽃받침과 색으로 봅니다

먹는 갈래는 꽃받침과 열매를 함께 보고 땁니다.

  • 꽃받침: 초록빛이 빠지고 갈색으로 마르면 딸 때입니다. 마르면 벗기기도 쉬워집니다.
  • 열매 색: 케이프구스베리·그라운드체리는 노란빛이나 주황빛이 고르게 든 열매만 땁니다. 초록빛이 도는 열매는 포기에 남겨 둡니다.
  • 떨어진 열매: 그라운드체리는 다 익으면 열매가 저절로 바닥에 떨어집니다. 떨어진 열매를 주워 거두면 됩니다.

북반구 기준으로 3~4월에 실내에서 씨를 뿌려 모종을 키우고 5월에 옮겨심으면, 8월부터 서리 전까지 열매를 계속 딸 수 있습니다. 한꺼번에 거두지 말고 며칠 간격으로 익은 것만 골라 따 보세요. 남반구라면 시기를 여섯 달쯤 옮겨 잡으세요.

처음 먹을 때 챙겨 볼 것

다 익은 열매라도 처음 먹을 때는 몸 상태와 손질을 살펴보세요.

  • 가지과 반응: 가지·토마토·고추에 반응이 있던 사람은 같은 가지과인 꽈리속 열매도 조심하는 편이 낫습니다.
  • 아이에게 줄 때: 완숙한 것 한두 알로 시작합니다. 텃밭에서 딴 것은 밭에 친 약제 이력을 확인하고 씻어서 줍니다.
  • 꽃받침: 먹는 부위가 아니므로 떼어 냅니다. 케이프구스베리는 꽃받침을 벗긴 열매에 끈적한 층이 남을 때가 있어 씻어서 씁니다.

먹는 법은 열매 성분에 맞춰 고르면 됩니다. 비타민 C는 열에 약해 익히면 줄어드니, 이 성분을 살리려면 생으로 드세요. 완숙한 케이프구스베리를 반으로 갈라 플레인 요구르트에 얹으면 신맛과 유지방이 어울리고, 지용성인 카로티노이드도 기름기와 함께 먹게 됩니다. 많이 땄다면 잼으로 조려 보세요. 열매에 펙틴(pectin)이 있어 설탕만 넣고 조려도 굳고, 레몬즙을 조금 넣으면 색이 선명하게 남습니다. 토마티요는 겉껍질을 벗기고 끈적한 층을 씻어 낸 뒤 굽거나 데쳐 양파·고추·고수와 갈면 초록 살사가 됩니다.

품종별 달력과 궁합은 호미클럽 작물도감의 꽈리 항목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오늘 텃밭에 나가면 꽃받침이 갈색으로 마른 열매만 골라 따고, 초록빛이 남은 열매와 잎은 포기에 그대로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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