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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Quang Nguyen Vinh on Pexels

건강

감은 몇 개까지 먹어도 될까요 — 탄닌이 위 속에서 하는 일

떫은맛이 빠져도 탄닌은 감 속에 남습니다. 빈속인지, 곶감인지, 위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따라 먹는 양과 때를 달리해 보세요.

북반구 기준으로 감나무는 3~4월에 심고 10~11월에 거둡니다. 왜성 대목 묘목을 큰 화분에 심으면 베란다에서도 감 몇 개가 주황빛으로 익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감은 중국·한국·스페인·일본·아제르바이잔에서 많이 기르며, 생으로도 먹고 말려서도 먹습니다. 곶감(gotgam, 껍질을 벗겨 말린 감)을 앉은자리에서 여러 개 먹고 속이 더부룩했던 적이 있다면, 떫은맛을 내는 탄닌(tannin)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떫은맛이 빠져도 탄닌은 남습니다

감(Diospyros kaki)은 떫은맛이 언제 빠지느냐에 따라 둘로 나뉩니다. 단감은 나무에 달린 채 떫은맛이 빠져서 딴 그대로 먹습니다. 떫은감은 익어도 떫은맛이 남습니다. 그래서 떫은맛을 빼는 처리(탈삽)를 하거나, 무르게 두거나, 말려서 먹습니다. 떫은감이 완전히 익어 물러진 것을 홍시(hongsi)라 부릅니다.

떫은맛이 사라졌다고 해서 탄닌까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감이 익거나 탈삽을 거치면 탄닌은 물에 녹지 않는 형태로 바뀝니다. 침에 녹아 나오지 않으니 혀에서 떫게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탄닌은 형태만 바뀐 채 과육에 남아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도 덜 익은 감은 푸르고 떫다가 익으면 붉어지면서 떫은맛이 저절로 사라진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감에는 탄닌 말고도 베타카로틴(beta-carotene)과 크립토잔틴(cryptoxanthin) 같은 지용성 항산화 색소가 들어 있습니다. 식이섬유와 펙틴(pectin)도 과일 가운데 많은 편입니다. 비타민 C는 열에 약하고 말리면 대부분 빠지므로 곶감에는 적게 남습니다. 감의 탄닌과 카로티노이드(carotenoid)로 항산화 활성을 잰 실험과 동물 실험은 여러 차례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에게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빈속에 곶감을 몰아 먹으면 생기는 일

형태가 바뀐 탄닌은 위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빈속에 떫은감이나 곶감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탄닌이 위 속 내용물과 엉겨 덩어리로 굳을 수 있습니다. 이런 덩어리를 위석(bezoar)이라 하고, 감에서 생긴 것은 따로 감석(diospyrobezoar)이라 부릅니다.

떫은감에 더해 곶감까지 짚는 데에는 까닭이 있습니다. 곶감은 말리는 동안 수분이 빠져 크기가 줄어듭니다. 같은 무게로 견주면 성분 값도 단감 생것과 달라집니다. 생감이라면 한두 개에서 멈출 양을 곶감으로는 쉽게 넘기게 됩니다. 작고 달아서 손이 자주 가는 만큼, 위에 한꺼번에 들어가는 탄닌의 양도 늘어날 것입니다.

감을 먹은 뒤 배가 아프고 토하는 증상이 이어지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위가 늦게 비는 사람은 더 조심하세요

위를 잘라낸 적이 있거나 위에서 음식이 늦게 내려가는 사람에게는 이 덩어리가 더 잘 생깁니다. 감석 때문에 장이 막힌 사례도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떫은감과 곶감은 피하고, 단감과 홍시도 한 번에 조금만 드세요.

옛 의서도 감을 많이 먹으라고 권하지 않았습니다. 《동의보감》은 감을 과일 편(果部)에 올리고, 같은 자리에 게와 함께 먹지 말라는 금기를 남겼습니다. 고욤(小柿)은 감과 같은 감나무속이지만 다른 나무입니다. 이 고욤을 두고는 성질이 몹시 차니 많이 먹지 말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옛 기록이며 현대 의학의 판단과는 다릅니다. 다만 한 번에 많이 먹지 말라는 당부는 지금 보고되는 위석 사례와도 어긋나지 않습니다.

출처: 《동의보감》 果部 홍시(紅柿)·고욤(小柿) 항목.

탈 없이 먹는 때와 곁들임

속이 편하려면 먼저 먹는 때부터 정해 보세요. 떫은감과 곶감은 밥을 먹은 뒤 한두 개로 끊으세요. 곶감은 물이나 다른 음식과 함께 천천히 씹어 드세요. 곁들일 재료도 챙겨 보세요.

  • 홍시와 플레인 요구르트: 잘 익은 홍시를 으깨 섞으면 설탕 없이도 충분히 답니다. 유제품의 지방은 베타카로틴 같은 카로티노이드의 흡수를 돕습니다. 얼려서 갈면 셔벗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 곶감과 호두: 곶감에 호두를 넣고 만 곶감말이는 오래전부터 먹어 온 음식입니다. 호두의 지방과 단백질이 함께 들어가면 감의 당이 조금 느리게 흡수됩니다. 서로 다른 질감 덕분에 씹는 맛도 좋아집니다.
  • 계피·생강 물: 수정과(sujeonggwa)는 계피와 생강을 달인 물에 곶감을 띄워 마시는 음료입니다. 성질이 찬 감에 따뜻한 향신료를 짝지은 배합입니다. 다만 위 수술을 받았거나 위가 늦게 비는 사람이라면 수정과 속 곶감도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감의 성분과 궁합, 심고 거두는 달력은 호미클럽 작물도감의 감 항목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오늘 곶감을 꺼낸다면 식사를 마친 뒤 한 개만 물 한 잔과 함께 천천히 먹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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