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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9월의 작약, 옛 의서가 적어 둔 뿌리

《동의보감》의 기록과 페오니플로린, 그리고 지금 화단에서 할 일

9월 첫 주, 화단 한쪽의 작약은 잎이 두꺼워지고 가장자리부터 색이 바랩니다. 꽃은 5월에 다 졌고 지금 남은 것은 포기와 땅속 뿌리입니다. 북반구 기준으로 9~10월은 작약을 새로 심고 묵은 포기를 옮기는 철이며, 약으로 쓰는 뿌리를 캐는 철이기도 합니다. 화단에서 함박꽃이라 부르며 보던 그 꽃과 약재로 다루는 뿌리가 같은 풀입니다.

《동의보감》이 적어 둔 작약

1613년에 펴낸 《동의보감》은 작약을 초부(풀 부문)에 싣고 일명 해창이라 했습니다. 성질은 평하면서 약간 차고, 맛은 쓰고 시며, 독이 조금 있다고 적었습니다. 산과 들에 나며 음력 이월과 팔월에 뿌리를 캐어 볕에 말린다고 했습니다. 《본초》를 인용한 항목입니다.

기르는 자리에도 조건을 달았습니다. 집 거름밭에서 기른 것은 쓰지 말고 산골에서 절로 자란 것을 쓰라고 일렀습니다. 홑꽃으로 붉게 피는 산의 것을 더 좋게 보았고, 붉은 것과 흰 것으로 나누어 적었습니다. 옛 의서의 기록이며 지금 의학의 판단과는 다릅니다. 원문 항목은 《동의보감》 작약 항목에서 읽어 보세요.

지금의 분석에서 확인되는 것

작약 뿌리에서 페오니플로린(paeoniflorin)이라는 모노테르펜 배당체를 분리했고, 지금의 약재 규격은 이 성분을 지표로 삼습니다. 성분 조성에 관한 분석이며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겹치는 곳이 있습니다. 옛 기록도 지금의 규격도 꽃이나 잎 대신 뿌리를 살핍니다. 음력 팔월은 양력으로 대개 9월에서 10월에 걸치니, 캐는 철도 겹칩니다.

다만 가르는 기준은 다릅니다. 원전은 성질과 맛으로 약재를 갈랐고, 지금의 규격은 성분 함량을 수치로 잽니다. 원전이 붉은 것과 흰 것을 가른 기준도 꽃 빛깔이었습니다. 그 붉은색은 꽃잎의 안토시아닌이 냅니다. 뿌리에는 떫은맛을 내는 탄닌과 갈로타닌이 있고, 해마다 굵어지는 부분은 전분이 채웁니다.

9~10월, 심는 자리

심는 철과 캐는 철이 같습니다. 묵은 포기를 손볼 일이 있다면 이때 한꺼번에 하면 됩니다. 작약은 한번 자리를 잡으면 여러 해 같은 곳에서 자라고 뿌리가 해마다 굵어집니다. 그래서 처음 심을 때 자리를 넉넉히 잡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심는 깊이와 포기 사이 간격은 작약 도감에서 확인해 보세요.

꽃은 5월에 피고 그전까지는 자리가 비어 보입니다. 앞쪽에 이른 봄 구근을 심어 두면 꽃이 차례로 이어집니다. 다만 작약 포기 바로 위로는 심지 않습니다.

꽃이 눕기 전에 하는 일

꽃송이가 크고 무거워 비를 맞으면 줄기째 눕습니다. 봄에 할 일이지만 심는 김에 지금 적어 두세요.

  • 꽃봉오리가 부풀기 전에 둥근 지지대를 씌워 둡니다.
  • 꽃이 진 뒤에는 꽃대만 잘라 냅니다.
  • 잎은 그대로 둡니다.

그러면 화단에서 캔 뿌리도 약으로 쓸 수 있을까요? 말린 작약은 쌍화차를 비롯한 여러 처방에 들어갑니다. 어느 처방에 얼마나 넣을지는 한의사가 정하는 일이고, 화단에서 캔 뿌리를 그대로 쓰지는 않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작약 자리부터 정하고, 포기 앞쪽으로 봄 구근이 들어갈 만큼을 비워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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