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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송이버섯의 향이 몸에 닿기까지

살아 있는 소나무 곁에서 가을 한철 돋는 버섯, 향 성분과 옛 기록, 향을 남기는 손질

북반구의 9월 중순, 아침에 텃밭 흙을 한 줌 쥐면 한 주 전보다 차갑습니다. 고추 대를 뽑고 가을배추 고랑에 물을 주는 동안에도 여름 내내 데워져 있던 땅이 식어 가는 것이 손에 느껴집니다.

같은 무렵 산의 솔밭 흙도 식습니다. 땅속 온도가 19℃ 아래로 내려가고 그 뒤에 비가 한 차례 지나가면, 오래된 소나무 아래에서 송이버섯이 올라옵니다. 텃밭에서는 기를 수 없는 버섯이지만, 가을 시장에 나온 송이를 손에 들면 향이 먼저 코에 닿습니다.

살아 있는 소나무와 함께 자랍니다

송이는 살아 있는 소나무 뿌리와 균근(mycorrhiza, 균과 식물 뿌리가 붙어 함께 사는 관계)을 이루어 자랍니다. 표고는 톱밥 배지나 원목에 종균을 넣어 기르지만, 송이에는 이 방법이 통하지 않아 아직 인공 재배를 하지 못합니다. 어디서 자라는지는 나무의 나이와 숲의 상태에 달려 있어, 주로 나이 든 소나무 숲에서 납니다.

버섯이 돋는 때는 기온보다 땅속 온도가 정합니다. 균사는 22~25℃에서 잘 뻗고, 버섯이 자라기 알맞은 온도는 15~19℃입니다. 여름이 지나치게 덥거나 가을비가 없으면 그해에는 거의 나지 않습니다. 중국이 주산지이고 한국·일본·부탄·캐나다에서도 많이 거둡니다. 북반구 기준 9월 하순에서 10월이 제철입니다.

향을 이루는 두 성분

송이 향의 주성분으로는 메틸신나메이트(methyl cinnamate)와 1-옥텐-3-올(1-octen-3-ol)이 꼽힙니다. 메틸신나메이트는 송이 특유의 향을 내고, 1-옥텐-3-올은 버섯 하면 떠오르는 냄새를 내는 휘발성 알코올입니다.

두 성분은 휘발성이 커서 공기 중으로 쉽게 흩어집니다. 손질과 가열 방법에 따라 남는 양도 달라집니다. 여기에 송이는 수분이 많아 쉽게 무르고, 무르면서 향도 옅어집니다. 구한 날 되도록 빨리 먹는 편이 좋은 까닭입니다.

《동의보감》에 실린 송이

조선 시대 의서 《동의보감》의 채부(菜部, 채소 편)에는 송이가 松耳라는 한자 이름으로 실려 있습니다.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했습니다. 평하다는 말은 한의학에서 몸을 덥히지도 식히지도 않는 성질을 가리킵니다. 향과 맛이 매우 좋고 솔 기운이 있으며, 산속 오래된 소나무 아래에서 그 기운을 받아 자란다고 적었습니다. 나무에 나는 버섯 가운데 으뜸이라 하고, 민간에 전하는 처방인 속방(俗方)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다만 이것은 옛 의서의 기록이며, 지금의 의학 판단과는 다릅니다. 현대 자료는 향 성분과 생태를 다룬 것이어서, 송이가 특정 질병을 막는다고 말할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송이에서 기대할 것은 제철 한 끼의 향과 맛이라고 보는 편이 사실에 가깝습니다.

향을 남기는 손질과 먹는 법

송이는 물에 씻지 않습니다. 물에 씻으면 휘발성이 큰 향 성분까지 씻겨 나갑니다. 먼저 밑동의 흙을 칼로 얇게 긁어내고, 갓과 대는 젖은 헝겊으로 닦아 쓰세요. 조리는 단순할수록 향이 오래 남습니다.

  • 소금과 참기름: 결대로 손으로 찢어 달군 팬에 겉이 마르지 않을 만큼만 굽고, 소금이나 참기름에 찍어 먹습니다. 양념을 더할수록 향이 덮입니다.
  • 소고기: 등심이나 채끝 같은 구이용 부위를 굽다가 송이를 넣어 함께 익힙니다. 고기 기름이 송이 향을 살려 줍니다. 전골에는 마지막에 넣고 불을 끕니다.
  • 송이밥: 밥이 끓은 뒤 뜸을 들이기 직전에 저민 송이를 얹고 뚜껑을 덮습니다. 처음부터 넣고 끓이면 향이 대부분 사라집니다. 간장 양념은 상에 따로 곁들입니다.

산에서 직접 딴 버섯이라면 생김새가 비슷한 다른 버섯과 헷갈릴 수 있으니, 먹기 전에 경험 있는 사람에게 꼭 확인을 받으세요.

오늘 송이를 구했다면 물그릇 대신 젖은 헝겊부터 챙겨 보세요.

출처: 《동의보감》 채부 松耳 · 한국 산림청 임산물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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