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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개맨드라미, 데친 잎 한 줌과 볶은 씨 한 자밤

8월 텃밭에서 어린잎과 검은 씨를 함께 거두는 법 — 수산은 데친 물로 빠지고, 잎에는 베타카로틴과 식이섬유가 남습니다

8월 텃밭 뒷줄에서 개맨드라미가 은빛 도는 이삭꽃을 곧게 올립니다. 볕이 하루 종일 드는 자리일수록 꽃대가 반듯하고, 그늘진 쪽은 늘어집니다. 더위와 마른 땅을 잘 견디는 풀이라 한여름 가뭄에도 아래쪽 잎이 연하게 남아 있습니다. 지금이 어린잎과 씨를 차례로 거두는 때입니다.

잎에 무엇이 들어 있나

개맨드라미는 비름과에 드는 풀입니다. 비름과 잎채소에는 수산(oxalic acid)이 들어 있고, 개맨드라미 잎도 같은 무리에 듭니다. 수산은 잎의 떫은맛을 내는 유기산입니다. 잎을 그대로 먹지 않고 한 번 데쳐 쓰는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진한 초록을 띠는 잎에는 베타카로틴(beta-carotene)이 들어 있습니다. 잎 색을 이루는 카로티노이드 계열 색소입니다. 데친 뒤에도 식이섬유가 남아 씹는 맛이 살아 있습니다. 나물로 무쳐도 물러지지 않고 결이 잡힙니다.

데친 물은 버리고 씁니다

비름과 잎채소에서 수산이 나온다는 식품 분석이 여럿 있습니다. 데치는 동안 일부가 물로 빠져나간다는 계측도 함께 나옵니다. 어린잎을 데쳐 그 물을 버리는 다듬기가 굳어진 근거입니다. 성분을 살핀 분석이며 질병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풀고, 숨이 죽을 만큼만 짧게 데쳤다가 건져 찬물에 헹궈 보세요. 물기를 꼭 짜서 무치면 비름나물과 같은 방법이라 실패가 적습니다.

  • 된장 무침 — 물기를 짠 어린잎에 된장(doenjang, 콩을 발효한 장)과 참기름을 넣어 무칩니다. 마늘은 조금만 넣어야 잎의 맛이 남습니다.
  • 들깨가루 무침 — 데친 잎에 들깨가루를 넣어 무치거나 자작하게 볶습니다. 기름기가 마른 잎에 배어 먹기 좋아집니다. 국으로 끓일 때는 마지막에 풀어 줍니다.
  • 볶은 씨 차 — 살짝 볶은 씨 한 자밤(엄지와 검지로 집은 양)을 물에 넣고 5분쯤 끓여 거릅니다. 오래 끓이면 텁텁해지므로 짧게 달입니다.

가을에 받는 검은 씨

꽃대를 그대로 두면 가을에 검고 잔 씨가 여뭅니다. 받아서 살짝 볶아 밀폐해 두고 그때그때 달여 마시면 향이 오래갑니다.

《동의보감》(Donguibogam, 1613년에 엮인 한국 의서) 草部에는 이 씨가 청상자(靑箱子)로 실려 있고, 한글 이름은 '개맨드라미씨'로 적혀 있습니다.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이 쓰며 독이 없다고 했고, 계관화의 씨라고 밝혔습니다. 음력 6월과 8월에 씨를 받아 살짝 볶은 뒤 찧어 쓴다고, 다루는 법까지 적어 두었습니다. 옛 의서의 서술은 오늘날의 판단과 다릅니다. 기록으로 읽고, 먹는 양과 방법은 오늘의 기준으로 정하면 됩니다.

볕과 온도, 그리고 이듬해

생육 적온은 20~30℃이고, 15~35℃ 사이에서 자랍니다. 서리에는 죽으므로 첫서리가 오기 전에 씨를 받아 두어야 합니다. 해가 짧아지면 꽃대가 섭니다. 북반구 기준 4~5월에 씨를 뿌리면 7월부터 9월까지 잎과 꽃과 씨를 이어서 거둡니다. 남반구라면 반년을 옮겨 잡으면 됩니다. 떨어진 씨로 이듬해에도 곧잘 돋습니다.

나이지리아와 베냉에서 잎채소로 많이 기르고, 중국에서도 재배하며 인도에서는 자생합니다. 맨드라미속 식물의 잎을 채소로 먹어 온 기록이 열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식용 식물 자료에 남아 있습니다. 어린잎을 데쳐 쓰는 방법이 공통으로 적혀 있습니다.

오늘 텃밭에 나가면 꽃대 아래쪽에서 아직 연한 잎만 골라 한 줌 따 보세요. 데쳐 물을 버리고 된장에 무치면 한 끼 반찬이 되고, 남은 꽃대는 그대로 두었다가 9월에 검은 씨를 받으면 됩니다.

출처 · 《동의보감》 草部 靑箱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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