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this page in English →

Photo by Krea on Pexels

요리

쥐눈이콩, 무엇에 곁들여 먹을까요

수확을 앞둔 작은 검정콩을 밥에 두고, 간장에 조리고, 볶아서 갈아 마시는 법

9월 말 텃밭의 쥐눈이콩은 꼬투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북반구 기준 6월에 씨앗을 넣은 포기는 10~11월에 거둡니다. 지금 꼬투리를 손끝으로 눌러 보면 작고 단단한 알이 만져집니다. 몇 주 뒤 거둘 콩을 어디에 곁들일지 미리 정해 두면 손질이 수월합니다. 이 작은 검정콩은 무엇과 함께 먹으면 좋을까요?

알이 잘고 껍질이 검은 콩

쥐눈이콩은 알이 아주 잘고 검은 콩입니다. 쥐 눈을 닮아 이런 이름이 붙었고, 한자로는 서목태(鼠目太)라 적으며 흔히 약콩이라고도 부릅니다. 같은 검정콩인 서리태는 알이 굵고 속이 푸릅니다. 그래서 살 때 알 크기와 속 색을 함께 보면 두 콩을 가를 수 있습니다.

껍질과 알에서 확인되는 성분은 이렇습니다.

  • 안토시아닌(anthocyanin): 짙은 껍질색을 내는 색소입니다. 콩을 불린 물이 붉은 보랏빛으로 물드는 것은 이 색소가 물에 녹아 나오기 때문입니다.
  • 이소플라본(isoflavone): 콩류에 널리 들어 있는 페놀 화합물입니다.
  • 사포닌(saponin): 콩을 삶을 때 이는 거품과 관련지어 설명되는 성분입니다.
  • 단백질: 씨앗에 저장된 성분입니다.

쥐눈이콩은 여름 더위 속에 자라는 한해살이 작물이고, 생육 적온은 25~30℃입니다. 서리를 맞으면 죽습니다. 북반구 기준 7~8월은 꽃이 피고 꼬투리가 차는 시기인데, 이때 가뭄이 들면 가장 크게 상합니다. 콩 전체로 보면 브라질·미국·아르헨티나·인도에서 많이 기르며, 원산지는 중국입니다.

생콩은 먹지 않습니다

생콩에는 소화 효소가 일하지 못하게 막는 단백질과 렉틴(lectin)이 들어 있습니다. 식품과학에서는 콩을 충분히 가열하면 이 성질이 바뀐다고 봅니다. 콩을 익혀 먹는 조리 습관도 이와 맞아떨어집니다. 생콩을 입에 대지 않는 것은 오래된 부엌 상식입니다. 아래 요리는 어느 것이든 콩을 속까지 충분히 익히는 데서 시작합니다.

옛 기록도 콩을 어떻게 손질하는지 따졌습니다. 《동의보감》 곡부(穀部)는 쥐눈이콩을 여두(穭豆)로 싣고, 옛 한글 이름을 '효근 거믄 콩'이라 적었습니다. 효근은 작다는 옛말입니다.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했고, 빛이 검고 단단하며 잔 것을 웅두(雄豆)라 하여 더 낫게 쳤습니다. 또 콩은 손질에 따라 성질이 달라진다고 보고 삶은 즙, 두부(tofu), 볶은 콩, 메주(meju, 장을 담그려고 삶아 띄운 콩 덩이)를 따로 적었습니다. 다만 옛 의서의 서술은 지금의 판단과 다릅니다. 옛사람들이 콩을 어떻게 먹었는지 알려 주는 기록으로 읽어 두면 됩니다.

쌀과 함께: 불린 물까지 밥물로

손이 가장 덜 가는 곁들임은 쌀입니다. 먼저 쥐눈이콩을 물에 불립니다. 알이 잘아서 다른 검정콩보다 불리는 시간을 짧게 잡아도 됩니다. 불린 콩은 쌀과 함께 안치고, 불린 물을 버리지 말고 밥물로 붓습니다. 밥에 옅은 색이 들고, 껍질에서 녹아 나온 안토시아닌도 그대로 남습니다. 밥이 다 되면 콩알 하나를 눌러 속까지 물렀는지 확인해 보세요.

간장·물엿과 함께: 콩자반

콩자반(kongjaban)은 삶은 콩을 간장과 물엿에 조려 밥에 곁들이는 한국의 밑반찬입니다. 콩을 먼저 삶아 익힌 뒤 간장과 물엿을 넣고 약한 불에서 천천히 조립니다. 불이 세면 껍질이 터집니다. 천천히 조려야 껍질이 온전하고 윤이 납니다. 참깨는 조림이 끝날 무렵에 뿌립니다. 한 번 넉넉히 만들어 두면 여러 끼니에 꺼내 먹을 수 있습니다.

볶아서 곱게 갈아: 고소한 한 잔

옛 기록이 삶은 콩과 따로 적어 둔 볶은 콩은 갈아서 마실 수 있습니다. 팬에 콩을 올리고, 알이 고르게 익도록 볶는 내내 팬을 흔듭니다. 다 볶은 콩은 완전히 식힌 뒤에 갈아야 가루가 눅눅해지지 않습니다. 이 가루를 물에 타면 고소한 음료가 됩니다. 밥상을 차리기 어려운 아침에 챙겨 보세요.

오늘은 텃밭에 나가 꼬투리 몇 개를 눌러 알이 얼마나 찼는지 살펴보세요. 콩을 거두면 한 줌을 먼저 불려 밥에 두어 보세요.

출처: 《동의보감》 穀部 穭豆 · 한국 국가표준식품성분표

이 글 공유하기
0% 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