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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 도감

제초제 하나를 빼면 밭은 얼마를 잃을까요

일리노이 옥수수·콩 농가의 계산서와, 우리 텃밭 이랑의 잡초 관리

7월 말 텃밭은 채소보다 잡초가 빨리 자랍니다. 장마가 지나간 이랑 사이로 바랭이와 쇠비름이 하루 만에 손바닥만큼 올라오고, 호미로 긁어낸 자리에도 사흘이면 새싹이 다시 돋습니다. 손으로 감당할지 약으로 감당할지는 텃밭 주인만 하는 고민이 아닙니다. 미국 일리노이주에서는 같은 질문에 금액을 매겨 봤습니다.

제초제 하나를 빼면 6억 달러

일리노이대학교 어배너섐페인 캠퍼스와 일리노이 대두협회가 함께 계산한 결과, 일리노이주가 제초제 성분인 글리포세이트 사용을 금지하면 옥수수와 콩 농가의 수입이 해마다 최대 6억 900만 달러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수입의 3.6%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수입이 줄어드는 까닭은 잡초가 늘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이 성분을 대신할 약제는 값이 비싸고 잡히는 잡초 종류가 적어 한 계절에 여러 번 뿌려야 합니다. 약을 쓰지 않고 밭을 갈아 잡초를 뒤엎으면 연료비와 인건비가 늘고 겉흙이 빗물에 씻겨 나갑니다. 흙을 갈지 않는 무경운 농법이 이 약제를 전제로 굳어져 왔기 때문에, 성분 하나를 빼면 농사 순서 전체를 다시 짜야 합니다.

텃밭에서는 호미와 덮개로

몇 평짜리 이랑에서는 쓸 수 있는 방법이 다릅니다. 잡초는 떡잎에서 본잎 두세 장이 나올 때까지가 가장 뽑기 쉽습니다.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일 때 호미로 겉흙을 1~2cm만 긁어 주면 뿌리가 끊어져 마릅니다. 깊게 파 뒤집으면 흙 속에 묻혀 있던 씨앗이 빛을 받아 새로 싹을 틔우므로, 얕게 자주 긁는 편이 낫습니다.

뽑은 다음에는 그 자리를 덮어 주세요. 짚이나 낙엽을 5cm 두께로 덮으면 씨앗에 닿는 빛이 줄어 싹이 훨씬 덜 틉니다. 신문지 서너 겹을 깔고 그 위에 짚을 올려도 됩니다. 물은 이랑 전체에 뿌리지 말고 작물 뿌리 쪽에만 주세요. 물이 닿지 않는 이랑 어깨에서는 잡초도 덜 올라옵니다.

잡초는 씨앗을 맺기 전에 처리해야 이듬해 일감이 줄어듭니다. 바랭이 한 포기가 남기는 씨앗이 수천 개에 이르므로, 이삭이 서기 시작하면 다른 일을 미루고 그 포기부터 뽑아 보세요. 여름 작물을 거둔 빈 이랑은 비워 두지 말고 호밀이나 헤어리베치 같은 덮개작물을 뿌려 보세요. 겨울 동안 땅을 덮어 잡초가 들어설 자리를 줄이고, 봄에 베어 이랑에 그대로 눕히면 다시 덮개가 됩니다.

금지 논쟁을 읽는 눈

글리포세이트를 금지하자는 요구는 건강과 환경 걱정에서 나왔습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2015년 이 성분을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했습니다. 반면 미국 환경보호청과 유럽 식품안전청은 정해진 사용량을 지키면 암 위험이 뚜렷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판단이 갈리는 이유는 두 기관이 던지는 질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국제암연구소는 그 물질이 해를 끼칠 수 있는지를 따지고, 규제기관은 사람이 실제로 접하는 양에서 얼마나 위험한지를 따집니다. 그래서 나라마다 결론이 다르고, 일리노이 같은 곡창지대에서는 금액까지 계산해 가며 재 보는 것입니다.

텃밭 규모에서는 이 논쟁이 실감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사 먹는 콩기름과 축산 사료용 옥수수 대부분이 이런 밭에서 나옵니다. 밭에서 잡초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식탁 물가로 이어집니다.

오늘 텃밭에 가시면 잡초를 뽑기 전에 덮을 것부터 챙겨 보세요. 뽑고 나서 맨흙을 그대로 두면 다음 주에 같은 일을 되풀이하게 됩니다. 짚 한 다발이 호미질 서너 번을 줄여 줍니다.

참고 — 일리노이대학교 어배너섐페인 캠퍼스·일리노이 대두협회 공동 분석, 학술지 위드 테크놀로지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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