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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옥수수 속대에 남은 당은 누가 먹을까요

사람 소화효소가 끊지 못하는 자일로올리고당, 비피더스균은 균주마다 먹는 능력이 갈립니다

7월 텃밭에서 옥수수를 땁니다. 알을 훑어 밥에 얹고 나면 속대와 겉껍질, 수염이 수북이 남습니다. 대개는 퇴비 더미로 보냅니다. 그런데 이 단단한 속대에는 사람이 소화하지 못하는 당이 들어 있습니다. 장에 사는 세균은 이 당을 먹는 능력이 저마다 다릅니다.

사람은 쓰지 못하고 지나가는 당

옥수수 속대, 밀기울, 쌀겨, 죽순처럼 질긴 식물 조직의 세포벽에는 자일란이라는 성분이 많습니다. 이 성분을 잘게 끊으면 자일로올리고당(XOS)이 나옵니다. 자일로스라는 당이 몇 개씩 이어진 짧은 사슬이고, 곁가지로 아라비노스가 붙어 있기도 합니다.

사람의 소화효소는 이 사슬을 끊지 못합니다. 그래서 작은창자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까지 그대로 갑니다. 대장 세균 가운데 이 당을 먹을 수 있는 쪽만 늘어나는 셈입니다. 프리바이오틱스라고 부르는 성분이 대체로 이런 성질을 지닙니다.

비피더스균이라고 다 같지 않습니다

2026년 장내 미생물 분야 학술지에 비피도박테리움 롱검의 자일로올리고당 대사를 다룬 연구가 실렸습니다. 이 균은 갓난아기부터 노년까지 나이를 가리지 않고 발견되는 대표적인 비피더스균입니다.

연구진이 여러 균주를 나란히 놓고 키워 보니, 자일로올리고당만 주어도 잘 자라는 균주가 있고 거의 자라지 못하는 균주가 있었습니다. 같은 종인데도 균주에 따라 갈렸습니다.

잘 자라는 NCIMB 8809 균주를 자세히 살펴보니, 자일로올리고당을 넣어 준 순간 분해효소 유전자 세 개가 함께 켜졌습니다. 그중 둘은 사슬 끝에서 자일로스를 하나씩 떼어내는 효소였고, 나머지 하나는 곁가지의 아라비노스를 떼어내는 효소였습니다. 그 옆에는 당을 세포 안으로 들여오는 운반 단백질 유전자가 나란히 붙어 있었습니다. 운반 유전자나 분해효소 유전자를 망가뜨리자 균은 자일로올리고당으로 자라지 못했고, 유전자를 되돌려 넣자 다시 자랐습니다.

여기까지는 유전자와 효소를 직접 건드려 확인한 결과라 근거가 탄탄합니다. 다만 사람이 자일로올리고당을 먹었을 때 장 속 비피더스균이 얼마나 늘고 건강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는 개인의 균 구성과 식단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직 하나로 정리해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텃밭 밥상에서 챙기는 법

시판 자일로올리고당은 옥수수 속대나 대나무를 가공해 뽑아낸 것입니다. 집에서 속대를 그렇게 다룰 수는 없으니, 자일란이 많은 재료를 그대로 밥상에 올리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 통보리나 귀리를 흰쌀에 한두 숟갈 섞어 밥을 지어 보세요
  • 아침 빵을 밀기울이 들어간 통밀빵으로 바꿔 보세요
  • 갓 딴 옥수수는 알만 훑지 말고 속대까지 넣어 국물을 우려 보세요
  • 요구르트나 김치처럼 균이 살아 있는 음식을 같은 끼니에 올려 보세요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평소 잡곡을 거의 먹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양을 늘리면 배에 가스가 차고 속이 더부룩합니다. 장 속 세균이 새 먹이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 숟갈로 시작해 2주에 걸쳐 천천히 늘려 보세요.

오늘 저녁 밥을 안칠 때 통보리 한 숟갈을 얹어 보세요. 옥수수를 삶는다면 속대도 버리지 말고 냄비에 함께 넣어 보세요.

참고 — 학술지 장내 미생물 2026년 게재, 비피도박테리움 롱검의 자일로올리고당 대사에 관한 유전·효소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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