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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연밥은 왜 쪄서 먹으라고 했을까

말린 연밥을 처음 산 사람이 묻는 것: 불리는 시간, 녹색 심, 한 번에 먹는 양

북반구 기준 10월 초, 물을 채운 수반에는 씨를 털어 낸 연꽃 꽃턱이 갈색으로 말라 서 있습니다. 8~9월에 검게 여문 씨는 이미 거둔 뒤입니다. 연을 기르지 않는 사람은 이 무렵 말린 연밥 한 봉지를 사 들고 이런 것을 궁금해합니다. 이 딱딱한 씨를 어떻게 익혀야 속이 편할까요?

연밥은 연꽃(Nelumbo nucifera)이 지고 남은 꽃턱에 박힌 씨입니다. 껍질을 벗기면 흰 알맹이가 나오고, 그 가운데에 녹색 배아가 들어 있습니다. 중국·베트남·인도에서 많이 기르며, 북반구 기준 4~5월에 심어 8~9월에 거둡니다. 생육 달력과 성분표는 호미클럽 작물도감의 연밥 항목에 모아 두었습니다. 400여 년 전 의서와 지금 부엌의 손질법은 같은 것을 권합니다. 속까지 익히고, 쓴 심은 빼고 먹으라는 것입니다.

흰 알맹이에 든 것

흰 알맹이의 대부분은 전분입니다. 찌면 밤과 비슷한 포슬포슬한 식감이 나는 것도 이 전분 덕분입니다. 단백질은 곡물보다 많아 견과류 쪽에 가깝고, 무기질 중에서는 칼륨 함량도 높은 편입니다. 열량은 곡물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가운데 녹색 배아에는 알칼로이드가 모여 있습니다. 맛이 매우 써서 보통은 빼고 먹습니다. 그래서 연밥을 먹을 때 몸에 들어가는 것은 대부분 전분과 단백질이고, 이 전분이 얼마나 익었는지가 먹은 뒤 속이 편한지를 좌우합니다.

덜 익은 연밥이 배를 더부룩하게 하는 이유

《동의보감(東醫寶鑑)》은 허준이 엮어 1613년에 펴낸 조선의 의서입니다. 열매를 다루는 과부(果部)에 연밥을 연실(蓮實)이라는 이름으로 싣고, 날로 먹으면 배가 불러 오니 쪄서 먹는 것이 좋다고 적었습니다. 씨 가운데 푸른 심은 쓴맛 때문에 떼어 냈다는 손질법도 함께 남겼습니다. 옛 의서의 기록이며 현대 의학의 판단과는 다릅니다.

그러나 이 대목은 부엌에서 겪는 일과 잘 맞습니다. 말린 연밥은 물기가 빠져 매우 단단해서, 속까지 익히지 않으면 소화가 어렵습니다. 날 전분은 물과 열을 충분히 받기 전에는 소화 효소로 잘 풀리지 않는 편입니다. 겉만 익고 가운데가 단단한 씨를 먹으면 더부룩하기 쉽습니다. 옛 기록의 '배가 불러 온다'는 말도 이런 경험을 적은 것으로 보입니다.

익힌 연밥 하나를 반으로 갈라 보세요. 가운데까지 부드럽게 으깨지면 다 익은 것이고, 가운데가 단단하면 덜 익은 것입니다.

녹색 심은 익히기 전에 빼 두세요

말린 연밥 중에는 녹색 심이 그대로 박힌 채 팔리는 것이 있습니다. 이 심은 알칼로이드가 몰려 있어 쓴맛이 아주 강해서, 통째로 갈아 차로 마시면 넘기기 어렵습니다. 연밥을 불려 알맹이가 조금 무르면 반으로 가르고 이쑤시개로 녹색 심을 밀어내 보세요. 처음부터 심을 뺀 제품을 고르면 이 손질이 줄어듭니다.

심만 따로 모아 파는 제품도 있습니다. 봉지 표시에서 알맹이인지 심인지 확인하고 고르세요. 연밥 배아의 알칼로이드를 대상으로 한 동물 실험 보고는 있지만, 사람에게서 확인된 단계는 아닙니다. 식품으로 먹는 양과 실험에서 쓰는 양도 크게 다릅니다. 심을 따로 챙겨 먹을 만큼 밝혀진 내용은 아직 없습니다.

두 시간 불리고 20분 이상 익히기

연밥은 씨가 단단해서 쌀보다 먼저 불려야 속까지 익습니다. 최소 두 시간 불리고 20분 이상 익히는 것이 기준입니다.

오늘 저녁 밥에 섞어 보려면 이 순서로 해 보세요.

  • 말린 연밥을 물에 담가 두 시간 불립니다.
  • 녹색 심이 남아 있으면 반으로 갈라 빼냅니다.
  • 쌀과 함께 안치고, 물은 평소보다 조금 더 잡습니다.
  • 뜸을 들인 뒤 연밥 하나를 갈라 가운데를 살핍니다.

대추·밤과 함께 넣으면 단맛이 겹치지 않고 질감이 서로 달라 씹는 맛이 삽니다. 한국에서는 영양밥이나 삼계탕에 이 조합을 흔히 씁니다. 끓이는 요리라면 연밥을 다른 재료보다 먼저 넣어야 같이 익습니다. 같은 식물의 뿌리줄기인 연근과 함께 조리하면 연근의 아삭함과 연밥의 포슬포슬한 식감이 섞입니다.

한 번에 20~30 g만 덜어 두기

잘 익힌 연밥이라도 양은 따로 살펴야 합니다. 말린 연밥은 100 g당 약 330 kcal입니다. 밥에 섞어 먹는 양은 많지 않지만, 마른 상태로 볶아 간식처럼 집어 먹으면 한 봉지가 금방 없어집니다. 볶은 연밥은 한 번에 20~30 g 정도만 그릇에 덜어 놓고 먹어 보세요.

오늘 연밥 봉지를 열었다면 먼저 30 g을 덜어 물에 담그고, 두 시간 뒤로 타이머를 맞춰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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