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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여뀌씨 붉은 싹, 어디에 곁들일까요

물가에서 거둔 씨를 불려 싹을 내고 회·구이·식초와 맞춰 먹는 법

9월 물가에 선 여뀌는 이삭 끝이 갈색으로 여물어 있습니다. 손으로 훑으면 씨가 우수수 떨어집니다. 논둑이나 도랑가처럼 늘 젖어 있는 자리에 저절로 나는 한해살이풀입니다. 20~28℃에서 잘 자라고, 볕이 강할수록 잎과 줄기가 붉게 물듭니다. 서리가 내리면 그해로 끝나고, 떨어진 씨가 이듬해 같은 자리에 다시 납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기르고, 한국과 중국 물가에서는 저절로 자랍니다. 지금 거둔 씨는 그대로 밥상에 올리지 않습니다. 물에 불려 붉은 싹을 내고, 그 싹을 다른 음식 옆에 두세 가닥 얹습니다.

씨를 불려 붉은 싹을 냅니다

《동의보감》 탕액편 채부(菜部)는 여뀌씨를 요실(蓼實)로 싣고 손질법을 적어 두었습니다. 조롱박에 물을 담아 씨를 적신 뒤 불 위에 높이 걸어 밤낮으로 덥히면 붉은 싹이 돋는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유리병이나 싹 재배기로 같은 일을 합니다. 따뜻하고 축축하게 두면 실처럼 가는 싹이 올라오고, 안토시아닌이 쌓이면서 붉은빛이 돕니다. 일본 회 접시에 곁들여 나오는 베니타데(붉은 여뀌 싹)가 이것입니다.

싹이 트는 조건은 세균이 늘기에도 좋습니다. 다음 네 가지는 지키고 시작해 보세요.

  • 식용으로 파는 종자만 씁니다. 파종용 종자는 소독약으로 처리한 것이 많습니다.
  • 병과 재배기는 씻어 말린 뒤에 씁니다.
  • 하루 두세 번 헹구고, 바닥에 물이 고이지 않게 세워 둡니다.
  • 미끈거리거나 쉰내가 나면 아깝더라도 버립니다.

회와 생선구이 옆에 두세 가닥

싹을 씹으면 혀 안쪽이 얼얼해집니다. 폴리고디알이라는 매운맛 성분 때문입니다. 이 자극이 생선의 비린 냄새를 눌러 주어서, 일본에서는 회 접시와 구운 생선에 함께 냅니다. 한 점에 싹 두세 가닥이면 충분합니다. 더 올리면 생선 맛보다 매운 자극이 앞섭니다. 흰살생선이나 등푸른생선 구이에 한 젓가락 분량만 올려 보세요.

잎은 어떻게 쓸까요

잎은 갈아서 식초에 풉니다. 일본에서 은어구이에 내는 다데즈(여뀌 잎을 갈아 식초에 푼 소스)가 그것입니다. 여뀌의 매운 자극은 산과 만나면 누그러집니다. 곱게 갈아 식초에 개면 초록빛 소스가 되는데, 만들어 두면 며칠 안에 색이 죽습니다. 그래서 쓸 만큼만 그때그때 갈아 주세요. 구운 생선, 데친 채소, 두부에 반 숟갈씩 올리면 됩니다. 탄닌이 들어 있어 입안이 조여드는 느낌을 줍니다. 기름진 음식 뒤에 먹기 좋습니다.

매운 것끼리 한 접시에

《동의보감》은 초봄에 난 붉은 여뀌 싹을 오신반(五辛盤)에 갖추었다고 적었습니다. 매운맛 나는 다섯 가지를 한 접시에 모아 입춘에 먹던 상차림입니다. 북반구에서는 2월 초, 겨울 끝에 드는 절기입니다. 달래·쪽파·마늘과 함께 담으면 그 구성이 살아납니다. 3~5월에 씨를 뿌려 기른 포기에서 7월부터 10월까지 씨를 받아 두면, 이듬해 이른 봄에 싹을 내어 이 접시를 차릴 수 있습니다.

양은 적게 씁니다

같은 책은 여뀌씨의 성질이 차고 맛이 매우며 독이 없다고 적고, 많이 먹으면 물을 토한다는 단서를 그 자리에 달았습니다. 17세기 의서에 남은 기록이며 현대 의학의 판단과는 다릅니다. 다만 한 번에 많이 먹을 재료가 아니라는 점은 오늘 부엌에서도 그대로 통합니다.

시험관 실험에서는 여뀌에서 뽑아낸 폴리고디알이 곰팡이와 일부 세균이 자라는 것을 억눌렀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실험실에서 분리한 성분으로 얻은 결과라서, 접시에 얹는 두세 가닥이 몸 안에서 같은 일을 한다는 근거로 읽지는 않습니다. 싹에는 루틴과 케르세틴 같은 항산화 성분도 들어 있습니다. 곁들임 양에서 기대할 것은 향과 매운 자극, 붉은색입니다.

물가에 여뀌가 서 있다면 오늘 이삭을 훑어 씨를 받고 그늘에 말려 보세요. 한 숟갈만 덜어 유리병에 불리면 며칠 뒤 생선 접시에 얹을 싹을 얻습니다. 나머지는 봉투에 담아 이듬해 봄까지 두면 됩니다.

출처: 《동의보감》 탕액편 채부(菜部) 蓼實 원문, 국가생물종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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