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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Jessica Sacco on Pexels

요리

앵두와 어울리는 짝 — 설탕 절임·요구르트·화채

딴 지 이틀이면 무르는 붉은 열매를 설탕·유제품·찬물에 곁들여 오래 먹는 법

10월, 찬장 안쪽에서 6월에 담가 둔 앵두 설탕 절임 병을 꺼냅니다. 뚜껑을 열면 붉은 시럽 속에 씨를 뺀 열매가 동그란 모양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앵두는 딴 지 이틀이면 물러져 멀리 보내기 어려운 과일입니다. 그래서 마당이나 텃밭에서 직접 거둔 사람이 제철에 먹고, 남은 것은 저장해 두고 꺼내 먹습니다. 제철이 짧은 앵두를 오래 먹으려면 어떻게 두고, 무엇과 곁들이면 좋을까요?

재료 — 지름 1 cm의 붉은 열매

앵두는 앵두나무(Prunus tomentosa)에 달리는 지름 1 cm 안팎의 열매입니다. 영어권에서 cherry라 부르는 양벚(단벚나무)과는 나무가 달라서, 영문으로는 Nanking cherry라고 구분해 부릅니다. 중국·한국·일본에 자생하며, 4월에 흰 꽃이 잎보다 먼저 피고 북반구 기준 5월 말에서 6월 중순에 열매가 익습니다.

붉은색은 안토시아닌(anthocyanin)에서 나옵니다. 안토시아닌은 폴리페놀(polyphenol)로 분류되고, 붉은 열매의 안토시아닌을 대상으로 한 항산화 실험 보고가 있습니다. 다만 앵두 자체를 사람에게 시험한 연구는 드물어, 다른 붉은 과일에서 얻은 결과를 앵두에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이 밖에 비타민 C, 신맛을 내는 유기산(organic acid), 졸이면 굳는 펙틴(pectin)이 들어 있습니다. 유기산은 익을수록 줄고 당은 늘어, 덜 익은 열매는 시고 잘 익은 열매는 답니다.

《동의보감》 과부(果部)는 앵두(櫻桃)를 성질이 뜨겁고 맛이 달다고 적고, 여러 과일보다 먼저 익어 옛사람이 귀하게 여겼다고 소개합니다. 옛 의서의 기록이므로 오늘날의 영양 판단과는 나누어 읽습니다.

과정 — 설탕에 재워 한 해를 두고 먹기

앵두를 오래 두고 먹기에는 설탕 절임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씨를 뺀 앵두에 같은 무게의 설탕을 켜켜이 덮어 재우면 한 해를 두고 쓸 수 있습니다. 씨를 뺄 때는 열매를 반으로 가르지 말고 젓가락으로 씨를 밀어내 보세요. 열매 모양이 그대로 남아 나중에 꺼내 쓰기 좋습니다. 덜 익어 신맛이 남은 열매도 설탕에 재우면 먹기 편해지므로, 절임에는 이런 열매를 먼저 돌리면 됩니다.

잼으로 졸여도 됩니다. 앵두는 펙틴이 있어 설탕과 함께 졸이면 빵에 바르기 알맞게 굳습니다. 그러나 비타민 C는 가열하면 줄어듭니다. 비타민 C를 챙기려면 불에 올리지 않는 설탕 절임이나 생과로 먹는 쪽이 낫습니다.

곁들임 — 우유·요구르트

앵두는 신맛이 세지 않아 우유나 요구르트와 섞어도 맛이 거슬리지 않습니다. 통째로 갈면 씨가 걸리니 믹서에 넣기 전에 씨를 먼저 빼 두세요. 씨 뺀 앵두를 플레인 요구르트와 함께 갈면 분홍빛이 곱게 나서 색소를 따로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불을 쓰지 않으니 비타민 C도 덜 줄어듭니다. 이때 잘 익어 단 열매를 쓰면 설탕을 적게 넣어도 됩니다. 제철이 지난 지금은 6월에 담근 절임을 시럽째 한 숟가락 떠서 요구르트 위에 올려 보세요.

곁들임 — 찬물과 얼음으로 만드는 화채

화채(hwachae)는 과일을 찬물이나 꿀물에 띄워 마시는 한국의 여름 음료입니다. 앵두 화채는 찬물에 앵두와 얼음만 넣어도 색과 신맛이 잘 우러나서, 설탕을 조금만 써도 싱겁지 않습니다. 오미자(omija, Schisandra chinensis의 붉은 열매)를 우린 물을 조금 섞으면 오미자의 신맛이 앵두의 신맛에 더해집니다.

앵두가 익는 동안 비가 잦으면 열매가 갈라집니다. 갈라진 열매는 오래 두지 말고 그날 바로 화채나 요구르트에 넣어 드세요.

다음 6월을 위해 — 11월에 묘목 심기

앵두는 유통이 잘되지 않아 나무가 가까이 있어야 제철에 먹을 수 있습니다. 앵두나무는 묘목으로 심고, 북반구 기준 3~4월과 11월이 심는 때입니다. 추위에 매우 강해 영하 30℃ 안팎의 겨울도 나고, 생육 적온은 15~25℃입니다. 물이 잘 빠지는 땅이라면 메마른 곳도 견딥니다. 키가 2~3 m에서 멎는 관목이라 마당 한쪽이나 큰 화분에서도 기를 수 있습니다. 다만 꽃이 4월 초에 피어 늦서리를 맞으면 그해 열매가 줄어듭니다. 늦서리가 잦은 지역이라면 꽃 필 무렵 밤 기온을 살펴보세요.

오늘은 다음 달 앵두 묘목을 심을 자리로 물이 잘 빠지는 땅 한 곳을 골라 두세요.

출처: 《동의보감》 과부(果部) 앵두(櫻桃) · 한국 농촌진흥청 농사로 작물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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