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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쑥과 잘 맞는 짝 — 쌀가루·된장·콩가루

봄에 뜯은 어린잎을 떡·국·버무리로 먹는 법, 그리고 향을 남기는 조리 순서.

9월 텃밭 가장자리, 여름내 자란 쑥대를 베어 내면 밑동에서 잎이 다시 납니다. 쑥은 한 번 자리를 잡으면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어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올라오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북반구 기준 9월은 모종을 심기 좋은 때입니다. 땅속 뿌리줄기는 영하 25℃ 안팎까지 겨울을 견딥니다. 올가을 한 포기를 심어 두면 이듬해 4월에서 6월 사이에 어린잎을 뜯습니다. 다만 갓 뜯은 쑥은 향이 짙은 만큼 쓴맛과 아린 맛도 따라옵니다. 그래서 무엇과 함께 조리하느냐에 따라 한 그릇의 맛이 달라집니다.

쌀가루 — 쑥떡

데친 쑥을 멥쌀·찹쌀 가루와 함께 치면 쑥떡이 됩니다. 쌀의 단맛이 쓴맛을 덮고, 떡에 남은 수분 덕분에 향이 오래갑니다. 끓는 물에 짧게 데쳐 찬물에 헹구면 잎 색이 그대로 남습니다. 데친 뒤에는 물기를 꼭 짜 주세요. 물기가 남으면 반죽이 질어져 모양이 잡히지 않습니다. 4월에 뜯은 어린잎은 섬유가 연해 치댄 뒤 입에 걸리는 것이 적습니다.

된장과 들깻가루 — 쑥국

쑥국은 된장을 푼 국물에 어린 쑥을 넣고 들깻가루를 더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된장의 감칠맛과 들깨의 기름기가 쓴맛과 아린 맛을 덜어 줍니다. 쑥은 오래 끓이면 향이 옅어지므로 불을 끄기 직전에 넣어 보세요. 쑥 향을 내는 성분은 정유에 든 1,8-시네올입니다. 정유 조성은 채취 시기와 부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봄 어린잎과 초여름 잎의 향이 다르게 느껴지는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5월을 넘긴 잎으로 국을 끓일 때는 양을 조금 줄여 보세요.

콩가루 — 쑥버무리

쑥버무리는 어린 쑥에 콩가루와 밀가루를 묻혀 쪄 내는 봄 음식입니다. 콩가루의 고소함이 쑥의 쓴맛과 잘 맞고, 밀가루만 쓸 때보다 덜 퍽퍽합니다. 가루는 잎이 서로 붙지 않을 만큼만 얇게 입히고, 김이 오른 뒤 짧게 쪄 냅니다. 오래 찌면 향이 옅어집니다.

얼마나, 어떤 잎으로 먹을까요

쑥에는 투욘이 들어 있어 많은 양을 오래 먹는 일은 피합니다. 4월부터 6월까지 제철에 떡·국·버무리로 먹는 정도가 알맞습니다. 잎에 든 유파틸린·자세오시딘 같은 플라보노이드는 시험관 실험에서 항산화 활성을 보였습니다. 다만 실험에 쓴 농도와 사람이 나물로 먹는 양은 크게 다르므로, 밥상에서는 거들어 주는 정도로 봅니다.

  • 잎 뒷면이 흰 털로 덮이는 것은 쑥속(Artemisia) 여러 종이 함께 가진 형질이라 먹는 쑥을 가려 주지 못합니다. 종을 확신할 수 없는 풀은 뜯지 않습니다.
  • 생육 적온은 15~25℃, 자라는 범위는 5~30℃입니다. 볕이 셀수록 잎이 두꺼워지고 향이 짙어지니 하루 볕이 오래 드는 자리에 심으세요.
  • 마름에는 강하지만 물이 고이는 자리에는 약합니다. 한국·일본·중국에 두루 자라고, 한국에서는 들과 길가, 묵밭에 절로 납니다.

《동의보감》 草部에는 艾葉으로 실려 있습니다.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쓰며 독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氷臺·醫草라는 다른 이름도 함께 실었고, 음력 3월 3일과 5월 5일에 잎을 따 볕에 말려 오래 묵힌 것을 쓴다고 남겼습니다. 옛 의서의 기록이며 현대 의학의 판단과는 다릅니다.

오늘은 볕이 잘 드는 텃밭 가장자리에 쑥 모종 한 포기를 심어 보세요. 이듬해 봄 첫 잎을 뜯는 날, 쌀가루로 칠지 된장 국물에 넣을지만 정하면 됩니다.

출처: 《동의보감》 草部 艾葉 · 농촌진흥청 농사로 · 국가표준식물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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