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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 도감

볕이 길수록 붉어지는 맨드라미, 씨 뿌리기부터 꽃 말리기까지

북반구 기준 4~5월에 씨를 뿌려 20~30℃ 볕 아래 키우고, 8월부터 색이 가장 진한 꽃이삭을 거둡니다

8월 밭 가장자리에 붉은 꽃이삭이 두툼하게 서 있습니다. 손끝으로 훑으면 주름이 겹겹이 잡히고, 볕이 오래 드는 자리일수록 색이 짙습니다. 맨드라미는 7월부터 10월까지 꽃을 거두는 한해살이 꽃이라, 지금이 한창때입니다.

씨 뿌리기 — 늦서리가 지난 뒤에

맨드라미는 씨앗으로만 늘립니다. 북반구 기준 4~5월에 뿌리고, 남반구에서는 봄에 해당하는 달로 옮겨 잡습니다. 서리에 바로 죽는 비내한성 작물이므로 늦서리가 완전히 지난 뒤에 뿌려야 합니다.

생육 적온은 20~30℃이고, 15~35℃ 사이면 자랍니다. 땅 온도가 15℃ 아래에 머무는 동안에는 싹이 더디게 나오니 서두르지 말고 기다려 보세요. 씨가 작아 흙은 얇게만 덮고, 싹이 올라올 때까지 표면이 마르지 않게 물을 줍니다.

중국이 주산지이고 인도와 나이지리아에서는 자생합니다. 세 곳 모두 더위가 길게 이어집니다. 맨드라미는 그런 자리에서 굵은 꽃이삭을 올립니다. 기르기가 쉬우니 텃밭을 시작한 첫해에 한 줄 심어 보세요.

볕과 물 — 손이 거의 가지 않습니다

꽃이삭이 작고 색이 옅다면 볕부터 봅니다. 볕이 모자라면 이삭이 작아지고 붉은빛도 옅어집니다. 하루 중 해가 가장 오래 드는 자리에 심어 두세요.

해가 짧아지는 쪽에서 꽃이삭이 서는 단일성 화초로 다룹니다. 밤에 가로등이나 실외 조명이 길게 닿는 자리라면 꽃대가 늦어집니다.

더위에는 강합니다. 장마철 물 고임만 넘기면 그 뒤로는 손이 거의 가지 않습니다. 물 빠짐이 나쁜 땅이라면 흙을 조금 돋워 심고, 비가 길게 이어지는 동안에는 포기 사이를 벌려 바람이 통하게 해 보세요.

거두기 — 색이 가장 진할 때

7월부터 10월까지 거둡니다. 색이 가장 진해진 이삭을 잘라 그늘에 바싹 말린 다음 밀폐 용기에 담아 둡니다. 볕에 널면 붉은빛이 옅어지므로 바람만 통하는 그늘을 고르세요.

한해살이라 서리가 내리면 그해 포기는 그대로 끝납니다. 첫서리 예보가 나오면 남은 이삭을 모두 거두고, 잘 여문 씨를 털어 받아 이듬해 몫으로 따로 두세요.

붉은색과 먹는 법

맨드라미의 붉은빛은 베타시아닌 계열 색소로, 비름과 식물에서 확인됩니다. 질소를 품은 색소여서 산성에서 비교적 안정하고, 오래 가열하면 분해됩니다.

말린 꽃이삭에 끓는 물을 붓고 3~5분 두면 맑은 붉은빛이 우러납니다. 그 이상 끓이면 갈색으로 흐려집니다. 우린 물에 레몬즙을 몇 방울 떨어뜨려 보세요. 산성에서 안정한 성질 덕분에 색이 선명해집니다.

떡이나 전에 얹을 때는 두툼한 꽃차례에서 가장자리만 얇게 저며 씁니다. 화전(꽃을 얹어 부치는 떡)이나 백설기(쌀가루를 쪄 낸 흰떡) 위에 올리면 붉은빛이 그대로 남습니다.

《동의보감》 草部에는 이 꽃이 계관화(雞冠花)로 실려 있습니다. 꽃이 닭의 볏을 닮아 그 이름이 붙었다고 했습니다. 옛 한글 이름은 '만ᄃᆞ라밋 곳'으로 적혀 있습니다. 성질이 서늘하고 독이 없다고 했고, 약에 넣을 때는 볶아서 쓴다고 손질법까지 남겼습니다. 옛 의서의 서술이므로 오늘날의 판단과는 다릅니다.

같은 속의 개맨드라미(Celosia argentea)는 서아프리카에서 잎채소로 기릅니다. 꽃을 보려고 심는 식물이 다른 지역에서는 잎을 먹는 채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씨에는 비름과 씨앗에 흔한 지방유와 단백질이 들어 있고, 개맨드라미속에서는 배당체 형태의 플라보노이드가 확인되었습니다.

오늘 밭에 나가 색이 가장 진한 이삭 두세 개를 잘라 그늘에 널어 보세요. 서리가 오기 전까지 몇 번 더 거둘 수 있고, 말려 둔 꽃으로 겨울에도 붉은 차를 우릴 수 있습니다.

출처: 《동의보감》 草部 雞冠花 · 농사로 작물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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