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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머육이라 불린 미역 — 《동의보감》의 기록과 오늘의 성분

성질이 차고 맛이 짜다고 적은 옛 의서와 알긴산·요오드를 살피는 현대의 분석을 견주고, 텃밭 채소와 함께 먹는 법을 담았습니다.

북반구의 가을 텃밭은 들깨를 베고 마늘 심을 두둑을 고르는 일로 바쁩니다. 같은 무렵 바닷가에서는 어린 미역을 붙인 줄을 바다에 내립니다. 한국에서는 생일이나 아이를 낳은 뒤에 미역국(miyeok-guk, 미역을 넣어 끓인 국)을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이 해조는 400여 년 전 의서에도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동의보감》이 적은 해채(海菜)

1613년에 펴낸 《동의보감》은 채소를 모은 채부(菜部)에 미역을 해채(海菜)로 싣고, 한글 이름을 '머육'이라 적었습니다. 머육은 미역의 옛말입니다. 원문에는 해채의 성질이 차고(寒), 맛이 짜며(鹹), 독이 없다(無毒)고 적혀 있습니다.

빛깔을 적은 대목도 있습니다. 바다에서 날 때는 빛이 푸른데 거두어 말리면 자줏빛으로 바뀌므로 자채(紫菜)라는 딴 이름도 있다고 했습니다. 바다에서 건진 모습과 말린 뒤의 모습을 모두 지켜본 기록입니다. 바다에서 나는데도 채부에 넣은 것을 보면, 당시에도 미역을 반찬으로 먹는 채소로 여겼을 것입니다.

이 내용은 옛 의서의 기록이며, 현대 의학의 판단과는 다릅니다. 원문과 풀이는 《동의보감》 머육(海菜) 항목에서 함께 읽어 보세요.

현대의 성분 분석과 나란히 보면

현대의 분석은 미역에서 주로 다음 성분을 살핍니다.

  • 알긴산(alginic acid) — 갈조류(brown algae) 특유의 다당류
  • 후코이단(fucoidan) — 황이 들어 있는 갈조류 다당류
  • 요오드(iodine) — 바닷물에서 흡수해 모으는 무기질
  • 푸코잔틴(fucoxanthin) — 갈조류의 카로티노이드(carotenoid) 색소

옛 기록과 이 분석이 겹치는 곳이 있습니다. 《동의보감》이 적은 짠맛은 갈조류가 바닷물의 무기질을 모은다는 분석과 어긋나지 않습니다. 옛 기록은 빛깔이 바뀌는 모습을 눈으로 보고 적었습니다. 현대의 분석은 갈조류의 빛깔을 내는 색소에 푸코잔틴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다른 곳도 있습니다. '성질이 차다'는 한의학의 분류여서 성분 분석에는 이에 맞는 항목이 없습니다. 반대로 알긴산과 후코이단은 옛 기록에 없던 내용입니다. 미역이 미끈거리고 국물이 걸쭉해지는 까닭을 현대의 분석은 이 다당류에서 찾습니다. 다만 이는 성분 조성을 살핀 분석일 뿐,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말하지는 않습니다.

요오드는 몸이 갑상샘 호르몬을 만들 때 쓰는 무기질입니다. 다만 성분 분석을 보면 미역의 요오드 함량은 산지·부위·건조 상태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같은 미역이라도 요오드 양을 숫자 하나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갑상샘 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면, 미역을 매일 많이 먹기 전에 담당 의사와 상의해 보세요.

미역은 바다에서, 곁들이 채소는 텃밭에서

미역(Undaria pinnatifida)은 텃밭에서 기를 수 없습니다. 북서태평양 연안이 원산지인 갈조류로, 중국·한국·일본 바다에서는 주로 줄에 매달아 기릅니다. 북반구 기준으로 10~11월에 줄을 바다에 내리고 이듬해 1~4월에 거둡니다. 자세한 시기와 성분은 작물도감의 미역 항목에 모아 두었습니다.

텃밭에서 준비할 것은 곁들이는 채소입니다. 미역국에 쓰는 들기름은 들깨(perilla)를 짠 기름입니다. 미역냉국에 넣는 오이와 미역줄기볶음에 넣는 마늘도 텃밭에서 거둘 수 있습니다. 이번 가을에 심는 마늘은 이듬해 초여름에, 오이는 여름에 거둡니다. 마른미역은 오래 두고 쓸 수 있으니 텃밭 채소가 나는 때에 맞춰 꺼내 써 보세요.

텃밭 채소와 함께 먹는 법

  • 미역국 — 불린 마른미역을 들기름에 볶다가 물을 부어 끓입니다. 쇠고기를 함께 볶으면 국물이 진해집니다. 볶는 동안 소금을 조금 넣으면 미역이 덜 풀어집니다.
  • 미역냉국(차게 먹는 미역국) — 불린 미역에 오이를 채 썰어 넣고 식초와 찬물을 붓습니다. 신맛이 해조 특유의 냄새를 덮습니다. 물은 미리 끓여 식혀 두면 맛이 깔끔합니다.
  • 미역줄기볶음(미역 줄기를 볶은 반찬) — 소금에 절인 미역줄기를 찬물에 여러 번 헹궈 짠기를 뺍니다. 그다음 마늘과 함께 센 불에 볶습니다. 오래 볶으면 물이 나와 물러지므로 짧게 볶아 보세요.

오늘은 마른미역을 찬물에 불려 두고, 들기름에 볶아 미역국 한 냄비를 끓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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