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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맥문동 달일 때 곁에 두는 것들

심을 뽑고, 대추와 배를 넣고, 생강은 마지막에 — 말린 덩이뿌리를 다루는 순서

9월 나무 밑을 보면 늦여름 내내 곧게 서 있던 보랏빛 꽃대가 시들고 좁고 긴 잎만 남습니다. 맥문동은 이 잎을 겨울에도 그대로 달고 넘기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지금은 포기를 나눠 심는 시기입니다. 북반구에서는 3~4월과 9~10월에 나눠 심고, 땅속 덩이뿌리는 10~11월에 캡니다. 올해 나눠 심은 포기에서 뿌리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니, 부엌에서는 말려 둔 덩이뿌리부터 다뤄 보세요.

심을 뽑아내고 시작합니다

맥문동 뿌리는 곳곳이 부풀어 덩이를 이룹니다. 그 덩이 한가운데에는 가는 심이 세로로 박혀 있는데, 예부터 쓸 때는 이 심을 뽑아냈습니다. 《동의보감》은 물에 축여 심을 뺐다고 적었고, 굵고 실한 것을 좋은 것으로 쳤습니다. 심을 빼는 까닭은 기록에 남아 있지 않지만, 손질하는 관행은 지금도 이어집니다. 마른 덩이뿌리는 딱딱해 그냥 손대기 어려우니 순서대로 해 보세요.

  • 미지근한 물에 담가 덩이가 물러질 때까지 둡니다.
  • 한쪽을 손톱으로 갈라 가운데 심을 당겨 뺍니다.
  • 물기를 털고 냄비에 올립니다.

《동의보감》에는 뿌리를 캐는 때가 음력 2~3월과 9~10월이고, 캔 뒤에는 볕이 아닌 그늘에서 말린다고 적혀 있습니다.

대추와 배를 함께 넣습니다

덩이뿌리만 달인 물은 단맛이 거의 없어 계속 마시기에는 심심합니다. 여기에 대추와 배를 넣으면 단맛이 붙어 마시기 수월해집니다. 배는 껍질째 큼직하게 썰어 넣어 보세요.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오래 달입니다. 맥문동에는 다당류가 들어 있어 오래 끓일수록 국물이 부드러워집니다. 약재를 파는 전통 시장인 약령시에서는 말린 덩이뿌리를 그대로 팔고, 대추와 배는 어디서든 구할 수 있으니 셋을 한 냄비에 올려 보세요.

생강은 마지막에, 꿀은 불을 끄고

달인 물에 저민 생강을 잠깐 담갔다 건지면 향이 또렷해집니다. 생강을 처음부터 넣고 오래 끓이면 매운맛이 앞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생강은 마지막에 넣습니다. 꿀은 불을 끄고 한 김 나간 뒤에 조금만 푸세요. 단맛을 더 올리고 싶다면 배를 한 조각 더 넣어도 됩니다.

연하게 우리면 마시는 물이 됩니다

진하게 달인 것과 연하게 우린 것은 쓰임이 다릅니다. 물처럼 마실 생각이라면 덩이뿌리 양을 줄여 연하게 우리고 식혀 두세요. 보리차 대신 하루 내내 마시기 좋은 농도가 됩니다. 진하게 달인 쪽은 잔에 조금씩 따라 마십니다. 어느 쪽이든 물이 끓어오른 뒤에는 불을 줄이고 뭉근하게 둡니다.

살 때 이름을 확인해 보세요

시장에서 맥문동(Liriope platyphylla)과 소엽맥문동(Ophiopogon japonicus)이 같은 이름으로 오가는 일이 있습니다. 두 풀은 속이 다르고, 성분이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같은 것으로 다루지는 않습니다. 살 때 학명을 함께 확인해 보세요. 두 풀의 덩이뿌리에서는 오피오포고닌 계열 스테로이드 사포닌과 호모이소플라본 계열 화합물이 분리되었습니다. 성분을 확인한 분석일 뿐,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맥문동은 한국과 중국에서 많이 기르고 일본에도 자생합니다. 온대 낙엽수림 바닥의 그늘에서 자랍니다. 잘 자라는 온도는 15~25℃이고, 영하 20℃ 안팎까지 견딥니다. 볕이 적은 나무 밑에서도 자라지만 물이 고이면 덩이뿌리가 썩습니다. 《동의보감》은 경상·전라·충청도에서 나며 기름진 흙과 섬에서 자란다고 적었습니다.

오늘은 말린 덩이뿌리 몇 개를 물에 담가 심부터 뽑아 두세요. 대추와 배는 그다음에 꺼내도 늦지 않습니다.

출처: 《동의보감》 草部 麥門冬 ·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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