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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 도감

딸기는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DNA가 밝혀낸 서양 딸기의 단계적 기원

5월 텃밭에서 딸기가 익는 시기가 옵니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딸기 한 알은 가볍고 단순해 보이지만, 이 안에는 수만 년에 걸쳐 여러 야생종의 게놈이 합쳐진 기록이 담겨 있습니다. 최근 연구팀이 식물 게놈 안에서 이동성 유전 요소(transposable element)가 남긴 흔적을 분석해, 현재 딸기가 어떤 경로를 거쳐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됐는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추적했습니다.

게놈 안에 새겨진 시간 순서

이동성 유전 요소는 스스로 복제해 게놈의 다른 위치로 끼어드는 유전자 조각입니다. 이 조각이 삽입되는 위치와 패턴은 어느 게놈이 언제 합쳐졌는지에 따라 달라지며, 게놈 합침이 일어날 때마다 이동성 유전 요소의 활동도 달라집니다. 연구팀은 여러 딸기 종에서 이 삽입 흔적의 분포를 비교 분석해, 각 조상 게놈이 합쳐진 상대적 순서를 추정했습니다.

기존 염기 서열 비교만으로는 다배체(polyploid) 식물의 합침 순서를 가리기가 어렵습니다. 여러 조상 게놈이 겹쳐 있는 식물에서는 어느 게놈이 먼저 합류했는지 읽을 단서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동성 유전 요소의 삽입 패턴은 이 순서를 가릴 수 있는 새로운 단서가 됩니다. 연구팀은 이 기법이 밀·면화 같은 주요 작물의 진화사를 분석하는 데도 쓰일 수 있다고 봅니다.

네 조상에서 온 딸기

텃밭에서 기르는 딸기(Fragaria × ananassa, 서양 딸기)는 8배체입니다. 사람 세포가 염색체 쌍을 2벌 갖는 것과 달리, 서양 딸기는 8벌을 갖습니다. 적어도 네 종류의 야생 딸기에서 온 게놈이 오랜 기간에 걸쳐 하나로 합쳐진 결과입니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이 합침은 한 번에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여러 차례에 걸쳐 게놈이 단계적으로 추가됐고, 각 합침 사이에는 충분한 시간 간격이 있었습니다. 이 시간 차이가 이동성 유전 요소의 삽입 패턴에 다르게 반영되어, 연구팀이 합침 순서를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서양 딸기의 직접 조상으로 알려진 두 종은 칠레 야생 딸기(F. chiloensis)와 북아메리카 야생 딸기(F. virginiana)입니다. 18세기 유럽에서 이 두 종이 교잡하면서 지금의 서양 딸기가 등장했지만, 그 이전 각 종이 품고 있던 합침 이력은 훨씬 더 깊습니다. 딸기가 지금처럼 크고 달게 된 데는, 이 긴 유전적 역사가 바탕에 있었습니다.

텃밭에서 딸기를 기를 때

딸기가 여러 야생종의 게놈을 갖게 된 덕분에, 추위와 병해에 견디는 폭이 넓습니다. 다만 품종마다 약점이 다르므로, 텃밭 환경에 맞는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수확량을 좌우합니다.

  • 설향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기르는 품종으로, 당도와 수확량이 높습니다. 흰가루병에 약한 편이므로, 4월 하순부터 환기를 자주 해 주세요.
  • 금실은 당도가 높고 과형이 고릅니다. 과습에 약하니, 화분 재배라면 물 빠짐이 좋은 배양토를 고르세요.
  • 죽향은 향이 진하고 껍질이 단단해 저장성이 좋습니다. 착색이 늦는 편이므로, 완전히 빨개진 뒤 수확하는 것이 좋습니다.

딸기는 3월 말~4월 초에 심어 5~6월에 주로 수확합니다. 수확이 끝나면 식물이 서서히 약해지므로, 이 시기에 런너(포복줄기)를 관리해 두는 것이 이듬해를 대비하는 방법입니다. 어미 그루에 가장 가까운 첫 번째 자식 포기를 골라 작은 화분에 고정해 두세요. 뿌리를 내린 모종으로 이듬해를 시작하면,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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