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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바질, 몇 도에서 거두느냐로 향이 달라집니다

18도에서는 항산화 성분이 늘고, 32도에서는 후추 같은 향 성분이 늘어납니다

베란다 화분의 홀리바질 잎을 손끝으로 문지르면 정향과 비슷한 향이 올라옵니다. 같은 씨앗을 같은 흙에 심었는데도 한여름에 딴 잎과 서늘해진 뒤에 딴 잎이 다른 향을 낼 때가 있습니다. 기분 탓만은 아닙니다. 거두기 전 며칠 동안 그루가 겪은 온도가 잎 속 성분을 바꿔 놓습니다.

서늘한 18도, 잎이 항산화 성분을 늘립니다

인도에서 툴시라고 부르는 붉은 홀리바질을 온도만 다르게 맞춘 실내에서 12일 동안 기른 연구가 있습니다. 18도로 낮춰 기른 그루는 줄기가 길쭉하게 자랐고, 잎에 든 페놀 성분과 플라보노이드, 붉은 색소인 안토시아닌이 함께 늘었습니다.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능력도 같이 올라갔습니다. 총 페놀 함량은 온도를 낮춘 지 9일째에 가장 높았습니다. 다만 잎과 줄기의 무게는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서늘해지면 그루는 자라는 양을 늘리기보다 잎 속 방어 성분을 쌓는 쪽으로 반응합니다.

25도 언저리, 잎이 가장 많이 자랍니다

25도에서 기른 그루는 땅 위로 자란 부분의 무게가 가장 많이 늘었습니다. 향 성분도 꾸준히 쌓였습니다. 홀리바질 특유의 달큰한 향을 내는 리날룰, 정향 냄새를 내는 유제놀이 12일 내내 늘어났습니다. 잎을 넉넉히 거두면서 익숙한 향까지 챙기고 싶다면 이 온도대가 무난합니다. 우리 봄과 초가을 베란다가 대체로 이 범위에 들어갑니다.

32도에서는 향 성분의 구성이 바뀝니다

32도에서는 초반 며칠 동안 광합성량, 잎의 기공이 열리는 정도, 잎에서 물이 빠져나가는 양이 모두 높았습니다. 잎의 푸른 정도와 생육 활력을 재는 값도 초반에는 좋았습니다. 그러나 날이 지나면서 향 성분의 구성이 달라졌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베타카리오필렌과 알파후물렌이 늘었습니다. 후추나 홉에서 나는 묵직한 냄새를 내는 성분입니다. 더운 날 거둔 잎에서 조금 맵고 무거운 향이 느껴진다면 이런 변화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 거두면 좋을까요

목적에 따라 시기를 나눠 보세요.

  • 항산화 성분을 챙기고 싶다면 밤 기온이 18도 안팎으로 내려가는 초가을에 일주일 남짓 두었다가 거두어 보세요. 잎 색이 붉게 짙어지는 시기와 겹칩니다.
  • 요리에 쓸 향을 살리고 싶다면 기온이 넉넉히 오른 여름에 거두면 됩니다.
  • 잎을 많이 얻고 싶다면 한낮 25도 안팎을 유지해 주세요. 한여름 낮에는 화분을 반그늘로 옮겨 두면 됩니다.

수확은 이슬이 마른 오전에 하고, 가위로 마디 바로 위를 잘라 주세요. 그래야 곁가지가 다시 올라옵니다. 말린 잎을 뜨거운 물에 3~4분 우리면 홀리바질차가 됩니다. 인도에서 오래 마셔 온 방식이고, 잎에 든 항산화 성분이 몸의 산화 부담을 더는 데 도움을 준다는 보고가 이어집니다. 다만 특정 질환을 치료한다고 볼 근거는 아직 부족합니다. 약을 대신하기보다 매일 마시는 차 한 잔으로 즐겨 보세요.

오늘은 화분을 서늘한 자리로 한 뼘만 옮겨 두고, 일주일 뒤 잎 색과 향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해 보세요.

참고 — 사이언티픽 리포츠, 붉은 홀리바질의 수확 전 온도 처리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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