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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Celso Dolendo on Pexels

요리

흰겨자 씨로 갠 노란 소스, 어디에 곁들일까요

시날빈이 매운맛으로 바뀌는 순서와 소시지·잎샐러드에 놓이는 자리

8월 텃밭에 빈 곳이 생기면 흰겨자를 뿌릴 자리로 씁니다. 북반구 기준으로 3~4월과 8~9월이 파종 시기이고, 지금 뿌린 씨는 10~11월에 거둡니다.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십자화과 한해살이풀입니다. 생육 적온은 15~22℃이고, 5~30℃ 사이에서 자랍니다. 더위에는 약하니 가장 더운 시기가 지난 뒤에 뿌려 보세요. 캐나다가 주산지이고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에서도 많이 기릅니다.

씨를 갈아야 매운맛이 생깁니다

흰겨자 씨는 흑겨자나 갓씨보다 굵고 빛이 옅습니다. 씨 안에는 시날빈(sinalbin)이라는 배당체와 미로시나아제(myrosinase)라는 효소가 따로 들어 있습니다. 씨가 부서져 물을 만나면 효소가 배당체를 갈라 매운맛 성분을 만듭니다. 씨를 통째로 씹어도 크게 맵지 않은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매운맛의 성격은 겨자 종류마다 갈립니다. 갓과 흑겨자에는 시니그린(sinigrin)이 주된 배당체로 들어 있고, 여기서 만들어지는 성분은 휘발성이 높아 코끝을 찌릅니다. 반면에 흰겨자의 시날빈에서 만들어지는 매운맛은 혀에 남습니다. 그래서 마트에서 파는 노란 머스터드는 코를 찌르기보다 입안에 매운맛을 오래 남깁니다.

개어 두고 기다리는 시간

소스로 쓰려면 씨를 갈아 물에 갭니다. 갈린 씨에서 나온 점질 다당류가 물을 붙잡습니다. 그래서 따로 무엇을 더하지 않아도 소스가 걸쭉해집니다. 씨에 든 지방은 겨자씨 기름을 이루는 성분입니다.

넣는 순서가 맛을 가릅니다. 식초와 꿀은 매운맛이 오른 뒤에 넣어 보세요. 먼저 물에 개어 매운맛이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그다음 식초와 꿀을 더하면 향이 남습니다.

무엇에 곁들일까요

흰겨자는 씨와 어린잎을 각각 먹습니다. 먹는 자리는 이렇게 갈립니다.

  • 소시지·햄 — 흰겨자로 만든 노란 머스터드가 오래 이어져 온 조합입니다. 혀에 남는 매운맛이 기름진 맛을 눌러 줍니다.
  • 식초와 꿀 — 갈아 갠 겨자에 식초와 꿀을 더하면 샐러드 드레싱이 됩니다.
  • 어린 잎겨자 — 뜯어서 그대로 샐러드에 섞습니다. 갓김치(gat-kimchi, 갓 잎으로 담그는 발효 김치)에 쓰는 갓처럼 알싸하되 잎이 훨씬 부드럽습니다.

《동의보감》 菜部에는 백개(白芥)로 실려 있고 옛 한글 이름을 흰계ᄌᆞ로 적었습니다.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매우며 독이 없다고 했습니다. 서융에서 들어왔다고 산지를 밝혔고, 갓과 비슷하나 잎이 희다고 생김새를 남겼습니다. 나물로 무쳐 먹으면 몹시 맵고 맛이 좋다고 쓰임도 적었습니다. 옛 의서의 서술은 오늘날의 판단과 다르므로, 먹는 법을 짚어 보는 기록으로만 읽으면 됩니다.

잎을 먹을 때와 씨를 받을 때

잎은 어릴 때 뜯습니다. 해가 길어지면 꽃대가 서므로 봄에 늦게 뿌리면 잎을 얻기 전에 꽃이 핍니다. 8~9월에 뿌린 포기는 해가 짧아지는 시기를 지나므로 꽃대가 늦게 섭니다.

씨를 받으려면 봄에 뿌려 초여름에 꼬투리가 마를 때까지 둡니다. 씨가 여무는 동안 비가 잦으면 꼬투리에 곰팡이가 슬고, 다 마르면 꼬투리가 터져 씨가 흩어집니다. 꼬투리가 갈색으로 바뀌고 아직 벌어지지 않았을 때 포기째 벱니다. 종이봉투에 거꾸로 담아 말려 보세요.

오늘 텃밭에 빈자리가 남았다면 흰겨자를 줄뿌림해 두세요. 10월에 뜯은 어린잎은 샐러드에 섞고, 이듬해 봄에 뿌려 받은 씨는 갈아 두었다가 소시지 곁에 놓을 소스로 쓰면 됩니다.

출처: 《동의보감》 菜部 白芥 · 국립수목원 국가표준식물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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