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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줄기콩, 생으로 먹어도 될까요? 렉틴과 익히는 기준

갓 딴 꼬투리도 날것으로 먹지 않는 이유, 속까지 익었는지 확인하는 법, 낮은 불로 오래 끓이는 조리를 피하는 까닭

북반구 기준 7월이 되면 지지대를 타고 오른 덩굴마다 연두색 꼬투리가 여럿 달립니다. 한 줌 따서 부엌으로 가다 보면 하나쯤 그대로 씹어 보고 싶어지죠. 줄기콩을 처음 기르는 분들이 자주 하는 질문도 여기서 나옵니다. 날것으로 먹어도 되는지, 익힌다면 어디까지 익혀야 하는지입니다. 답부터 적으면, 줄기콩은 꼬투리든 콩알이든 생으로 먹지 않습니다.

생으로 먹지 않는 이유, 렉틴

줄기콩은 강낭콩(Phaseolus vulgaris)의 덩굴 품종입니다. 여문 콩알을 거두는 강낭콩과 달리 어린 꼬투리째 먹는 그린빈이고, 한국에서는 깍지콩이라고도 부릅니다. 같은 종이라서 단백질·식이섬유 같은 성분은 강낭콩 자료를 함께 참고합니다. 중국·인도네시아·인도·튀르키예·프랑스에서 많이 기릅니다.

조심할 성분도 강낭콩과 같습니다. 강낭콩 계열에는 렉틴(lectin)의 한 종류인 피토헤마글루티닌(phytohaemagglutinin)이 들어 있습니다. 생것이나 덜 익힌 꼬투리·콩알을 먹으면 배가 아프고, 토하거나 설사가 날 수 있습니다. 텃밭에서 갓 딴 꼬투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렉틴은 신선도와 관계없이 콩 자체에 들어 있는 성분이기 때문입니다.

렉틴은 열에 약한 단백질이어서, 끓는 물에서 충분히 익히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줄기콩을 먹을 때 지킬 기준은 하나입니다. 끓는 온도에서 속까지 익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익힌 줄기콩은 볶음·무침·샐러드 어디에 넣어도 괜찮습니다.

꼬투리는 어디까지 익혀야 할까요

데칠 때는 물이 펄펄 끓는 냄비에 꼬투리를 넣고, 물이 다시 끓어오른 뒤에도 조금 더 둡니다. 색이 먼저 밝은 초록으로 바뀌지만, 그때는 겉만 익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를 건져 반으로 꺾어 보세요. 가운데 든 어린 콩알까지 뜨겁게 익어 있으면 모두 건져도 됩니다.

볶을 때는 기름에 마늘을 먼저 볶아 향을 낸 뒤 꼬투리를 넣습니다. 센 불에서 겉만 그을리면 속이 덜 익기 쉽습니다. 물을 조금 붓고 뚜껑을 덮어 잠시 익힌 다음, 뚜껑을 열어 물기를 날려 보세요.

작물도감의 곁들임 목록에는 살짝 데쳐 샐러드에 넣는 방법이 있습니다. 여기서 '살짝'은 속까지 익히되 무를 때까지 삶지는 않는 정도로 읽어 주세요. 익힌 꼬투리를 곧장 찬물에 담가 식히면 초록색과 아삭함이 잘 남습니다. 참깨 무침을 할 때도 같은 순서로 데친 뒤, 깨와 참기름에 무쳐 나물로 먹습니다.

낮은 불로 오래 익히면 괜찮을까요

오래 익히기만 하면 렉틴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작물도감 자료에는 반대 경우가 적혀 있습니다. 낮은 온도에서 오래 익히면 렉틴이 남기 쉽습니다. 끓는점에 닿지 않는 슬로 쿠커의 약한 단계나, 물 온도를 낮게 맞추는 수비드(sous-vide, 진공 저온 조리)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슬로 쿠커로 콩 스튜를 만들고 싶다면 줄기콩이나 불린 콩알을 먼저 냄비에서 팔팔 끓여 익힌 뒤 옮겨 담아 보세요.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Bad Bug Book』의 피토헤마글루티닌 항목에서 불린 콩을 끓는 물에 삶도록 권하고, 저온 조리기로만 익힌 콩을 먹고 탈이 난 사례를 함께 소개합니다.

따는 때를 놓쳐 콩알이 여물었다면

북반구 기준 4~5월에 씨를 뿌리면 7~9월에 꼬투리를 거둡니다. 위로 자라는 덩굴이라 좁은 텃밭에서도 거두는 양이 넉넉한 편입니다. 다만 며칠만 따지 않고 두어도 꼬투리가 굵어지고 안의 콩알이 여뭅니다. 콩알이 여물수록 단백질은 콩알 쪽에 많아지고, 꼬투리는 질겨지기 쉽습니다. 이때는 꼬투리째 먹기보다 콩알을 까서 먹는 편이 낫습니다.

콩알은 꼬투리보다 손이 한 번 더 갑니다. 말린 콩알은 물에 불린 뒤 불린 물을 버리고, 새 물을 부어 푹 삶습니다. 덜 마른 콩알을 꼬투리에서 까서 쓸 때도 끓는 물에서 충분히 삶아야 합니다. 여문 콩알의 단백질 조성과 학술 근거는 강낭콩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익혀 먹을 때 얻는 것

잘 익힌 꼬투리에는 식물성 단백질과 식이섬유, 비타민K가 들어 있습니다. 씹을 때 느껴지는 아삭한 결은 주로 불용성 식이섬유에서 옵니다. 비타민K는 기름에 녹는 지용성 비타민이어서, 마늘과 함께 기름에 볶거나 참기름에 무치는 조리와 잘 맞을 것입니다. 다만 이 내용은 성분 조성에 관한 자료이며, 줄기콩이 특정 질병을 막거나 고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심는 달과 거두는 달, 곁들이기 좋은 재료는 호미클럽 작물도감의 줄기콩 페이지에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 딴 꼬투리가 있다면 냄비에 물부터 펄펄 끓여 데치고, 하나를 꺾어 가운데까지 익었는지 확인한 뒤 볶음이나 무침으로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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