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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Boris Hamer on Pexels

건강

잠 때문에 대추를 찾으셨다면

수면 연구에 자주 인용되는 것은 붉은 열매가 아니라 멧대추 씨앗입니다. 말린 대추를 헷갈리지 않고 쓰는 법을 정리합니다.

북반구 기준으로 9월 중순이 지나면 화분에 심어 둔 대추나무 열매가 한쪽부터 붉어집니다. 묘목은 3~4월에 심는데, 그해에는 하나도 달리지 않습니다. 보통 2~3년은 지나야 첫 열매를 보고, 그 뒤로는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땁니다. 늦게까지 잎이 나오지 않아 죽은 줄 알고 뽑아 버리는 일이 잦습니다. 한 그루만 있어도 스스로 열매를 맺으니 베란다에 하나 두기에는 부담이 적습니다. 중국·한국·이란·인도에서 널리 기르는 나무라, 말린 열매를 여러 나라 시장에서 만납니다.

그렇게 기다려 딴 대추를 말려 두면 따라오는 물음은 대개 하나입니다. 대추를 먹으면 잠이 잘 오느냐는 것입니다. 이 물음 안에는 서로 다른 재료가 섞여 있습니다.

잠 이야기에 인용되는 것은 열매가 아니라 씨입니다

잠을 두고 자주 인용되는 연구는 대추 열매가 아니라 멧대추 씨(산조인, 酸棗仁)를 다룬 것이 많습니다. 멧대추는 대추와 같은 종의 변종(Ziziphus jujuba var. spinosa)이고, 약재로 쓰는 부위도 열매가 아니라 씨앗입니다. 나무가 가깝고 이름이 겹쳐 검색창에서는 하나로 뭉뚱그려지지만, 씨앗을 달여 얻은 결과를 말린 열매에 그대로 옮겨 말할 수는 없습니다.

시장에서 두 재료는 생김새부터 다릅니다. 말린 대추는 주름진 붉은 열매 그대로 담겨 있고, 산조인은 과육을 걷어 낸 납작한 씨앗만 모아 팝니다. 잠 때문에 무언가를 찾아 나선 것이라면, 장바구니에 담은 것이 열매인지 씨앗인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대추차를 마시고 잠자리가 편했다면 자기 전에 따뜻한 물을 천천히 마신 시간의 몫도 있습니다.

열매를 두고 확인된 것

대추에서 뽑은 다당류(polysaccharide)의 항산화 지표를 시험관과 동물 모델에서 측정한 연구가 있습니다. 사람에게서 확인된 근거는 아직 적습니다. 먹은 사람의 몸에서 같은 작용이 일어난다고 말하기에는 이릅니다.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정도로 읽어 두시면 됩니다.

성분은 말리는 동안 달라집니다. 물에 녹는 비타민 C는 말리면 크게 줄고, 식이섬유는 수분이 빠지면서 농축됩니다. 껍질과 과육에는 트리테르펜산(triterpenic acid)이 들어 있습니다. 생대추와 말린 대추를 같은 먹을거리로 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개수를 정해 두고 드세요

말린 대추는 당분이 70% 안팎이라 과일 중에서도 당이 농축된 축입니다. 혈당을 살피는 분이라면 하루 몇 개까지 먹을지 미리 정해 두고 드세요. 차로 마실 때도 우린 물에 당이 함께 넘어옵니다. 물이 달다면 그만큼이 몸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단맛만 남지 않게 하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말린 대추를 갈라 씨를 빼고 그 자리에 호두나 개암을 끼워 보세요. 당과 지방이 같이 들어와, 당만 있는 간식보다 혈당이 천천히 오릅니다. 한 번에 두세 개면 넉넉합니다.

씨를 발라내고, 갈라서 씁니다

대추씨는 단단하고 끝이 뾰족해 무심코 씹으면 이가 상합니다. 아이가 통째로 먹다 삼킬 위험도 있으니 어른이 먼저 발라 주세요.

  • 차나 탕에 넣을 때는 갈라서 넣습니다. 씨째 넣는 것보다 맛이 잘 우러납니다.
  • 아이에게 줄 때는 씨를 빼고 과육만 건넵니다.
  • 생대추는 한 번에 여러 개보다 두세 개씩, 부담스러우면 쪄서 드세요.

《동의보감》 과부(果部)는 대조(大棗)를 실으면서 탕에 넣을 때 쪼개어 쓰라고 적었습니다. 같은 책은 생대추를 많이 먹으면 배가 부풀고 설사하니 쪄서 먹으라는 단서도 달아 두었습니다. 옛 의서의 기록이며 현대 의학의 판단과는 다릅니다. 다만 껍질이 질기고 섬유가 많아 한 번에 여러 개를 먹으면 소화가 더디다는 것은 갓 딴 대추를 먹어 본 사람이면 알아챕니다.

말린 대추와 생강, 귤피를 함께 끓이면 겨울에 두고 마시는 차가 됩니다. 단맛이 더해져 생강의 매운맛과 귤피의 쌉쌀함이 덜 도드라집니다. 닭을 통째로 고는 백숙에 몇 알 넣는 방식도 오래되었습니다. 국물에 은은한 단맛이 붙고 재료 사이의 맛이 고르게 섞입니다. 국에는 통째로 넣기도 하는데, 먹을 때 씨를 발라내면 됩니다.

올해 딴 대추를 말리고 있다면 오늘은 한 가지만 해 두세요. 잘 마른 것을 골라 반으로 갈라 씨를 빼고, 하루에 먹을 개수만큼 따로 담아 두는 일입니다. 심고 거두는 달과 곁들이면 좋은 재료는 대추 도감에 정리해 두었으니 화분 앞에서 한 번 펼쳐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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