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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ANOOP KUMAR RATNA on Pexels

건강

여름 텃밭 깻잎, 향을 오래 지키는 법

무성한 깻잎의 효능과 시들지 않게 보관하는 작은 요령

장마가 시작될 무렵 텃밭의 깻잎은 하루가 다르게 자랍니다. 어제 따낸 자리에 새잎이 올라와 있고, 줄기 사이로 잎이 겹쳐 그늘이 질 정도입니다. 한 번 따기 시작하면 광주리가 금세 가득 차서 어떻게 다 먹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향이 가장 진한 한여름의 깻잎을 그 향 그대로 오래 두고 먹는 법을 정리해 봅니다.

한여름 깻잎이 가장 진해지는 이유

깻잎은 햇빛을 충분히 받을수록 잎이 두꺼워지고 향이 깊어집니다. 6월 말부터 8월 사이, 기온이 높고 일조량이 길어지는 시기에 잎 뒷면의 작은 향선에서 특유의 향 성분이 가장 많이 만들어집니다. 같은 포기에서도 윗잎과 아랫잎의 향이 다른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윗잎은 향이 진하고 잎살이 단단하며, 아랫잎은 부드럽지만 향이 옅은 편입니다. 쌈으로 먹을 때는 가운데 잎을, 장아찌나 김치로 담글 때는 조금 더 단단한 윗잎을 고르면 마무리가 깔끔합니다.

장마철이 지나고 잎이 너무 빨리 자라면 향이 옅어지기도 합니다. 이때는 며칠 따지 않고 두었다가 한꺼번에 거두면 향이 다시 진해집니다. 텃밭에서 직접 기르는 분이라면, 한 줄기에 잎을 너무 많이 남기지 말고 위에서 네다섯 쌍 정도만 두고 아래는 정리해 보세요. 양분이 위쪽 잎으로 몰리면서 향과 두께가 함께 살아납니다.

깻잎이 몸에 주는 것들

깻잎은 잎채소 중에서도 칼슘과 철분이 비교적 많은 작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름철 땀으로 빠져나가는 미네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짙은 초록 잎에는 베타카로틴도 들어 있어, 햇빛에 오래 노출된 피부의 회복을 돕는 채소로 자주 권해집니다. 특유의 향에는 페릴라알데하이드(perillaldehyde)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향 성분이 비린내를 잡아 주기 때문에 회나 고기와 함께 먹어 온 것입니다.

예부터 깻잎은 속을 따뜻하게 하고 입맛을 돋우는 채소로 다뤄져 왔습니다. 여름철 더위에 입맛이 떨어지고 속이 차게 느껴질 때, 깻잎을 곁들이면 한 끼가 한결 가볍게 넘어갑니다. 다만 향이 강한 만큼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기보다는, 매 끼니에 너덧 장씩 꾸준히 곁들이는 쪽이 부담이 적습니다. 특정 약을 드시는 분은 비타민 K가 많은 점을 의사와 한 번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시들지 않게 보관하는 법

여름 깻잎은 따 놓으면 반나절 만에 잎 가장자리가 검게 변하기 쉽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잎에 묻은 물기가 마르면서 가장자리가 타들어 가고, 줄기에서 잘려 나간 단면이 마르면서 잎 전체의 수분이 빠지기 때문입니다. 보관의 핵심은 이 두 가지를 막아 주는 데 있습니다.

  • 딴 직후에 한 번 씻지 말고 그대로 두세요. 물기는 보관 직전에 흘려보내고 키친타월로 한 장씩 닦아 줍니다.
  • 줄기 끝을 1mm 정도 가위로 잘라 내고, 작은 컵에 물을 1cm만 받아 줄기를 세워 둡니다. 그 위를 비닐로 느슨하게 덮어 냉장실에 두면 일주일 가까이 향이 살아 있습니다.
  • 한 번에 다 못 먹을 양이면, 한 장씩 키친타월을 끼워 밀폐 용기에 차곡차곡 담아 보세요. 잎끼리 눌리지 않아 검게 변하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늦어집니다.
  • 냉동 보관은 향을 살린 채로는 어렵습니다. 다만 끓는 물에 5초만 데쳐 식힌 뒤 한 줌씩 둥글려 얼려 두면, 된장찌개·전·만두소에 그대로 넣어 쓸 수 있습니다.

물기는 적게, 줄기는 촉촉하게. 이 두 가지만 지켜도 한여름 깻잎이 일주일을 견딥니다.

많이 거뒀을 때 맛있게 먹는 법

광주리째 거둔 날에는 한 번에 다 처리해 두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가장 손이 덜 가는 방법은 간장 절임입니다. 끓여 식힌 간장과 식초, 약간의 매실청을 1:1:0.5로 섞어 잎 사이사이에 부어 두면 사흘이면 익습니다. 마늘·고추를 다져 넣은 양념장에 잎을 한 장씩 발라 켜켜이 쌓는 깻잎김치는 그날 저녁부터 바로 먹을 수 있어 좋습니다.

색다른 한 그릇이 필요할 때는 파스타에 시도해 보세요. 마늘과 올리브유에 잎을 채 썰어 넣고 마지막에 살짝 익히기만 해도, 바질과는 또 다른 향이 면 위로 올라옵니다. 생선구이나 돼지고기 수육에는 깻잎을 그대로 한 장 깔아 두면 비린 기가 줄어들고 향이 입안에서 오래 남습니다.

오늘 텃밭에서 한 광주리 거두셨다면, 우선 줄기 끝을 잘라 물컵에 세워 두는 일부터 해 보세요. 그것만으로도 내일 아침 식탁의 깻잎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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