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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Anthony Rahayel on Pexels

건강

상추, 어떤 빛 아래서 길렀나요?

같은 상추라도 어떤 빛과 물을 주느냐에 따라 맛과 영양이 달라집니다

저녁 식탁에 상추 한 접시를 올리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같은 상추인데 어떤 것은 아삭하고 달고, 어떤 것은 밍밍하죠. 요즘은 베란다나 실내 재배기에서 LED 조명으로 채소를 기르는 분이 부쩍 늘었습니다. 흙 없이 물과 빛만으로 잎채소를 키우는 여러 층 실내 농장도 도시 곳곳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빛을 쬐어 주고 어떤 방식으로 물을 주느냐에 따라, 상추의 맛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기는 영양까지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빛의 색이 상추 속을 바꿉니다

실내 농장에서는 보통 빨강과 파랑 LED를 씁니다. 잎채소가 빛을 받아 자라는 데 이 두 색이 특히 요긴하기 때문입니다. 한 연구진은 여기에 조건을 달리한 세 종류의 빛을 상추에 비춰 보았습니다. 빨강·파랑만 비교적 단순하게 준 빛, 해가 내는 전체 파장을 고루 담은 빛, 그리고 빨강·파랑에 원적색(파장이 긴 붉은 빛)을 조금 더한 빛입니다.

결과는 빛마다 갈렸습니다. 원적색을 살짝 섞어 준 상추는 당도와 페놀 화합물이 더 높게 나왔습니다. 페놀 화합물은 채소의 항산화 성분으로, 몸속 산화를 늦추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빨강·파랑 위주의 단순한 빛에서는 비타민 C가 가장 높고, 잎에 쌓이는 질산염은 가장 낮게 나왔습니다. 질산염은 잎채소에 흔히 들어 있는 성분인데, 적게 든 쪽을 선호하는 분이 많습니다.

물 주는 방식도 함께 작용합니다

빛만큼 물 주는 방식도 상추를 바꿉니다. 이번 연구는 뿌리에 물안개를 뿌려 주는 분무경(에어로포닉)과, 물을 채웠다 빼 주는 담수식(에브 앤 플로)을 함께 비교했습니다. 같은 빛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길렀느냐에 따라 수확량과 영양이 다르게 나온 것입니다.

  • 전체 파장을 담은 빛에 분무경을 더하자 수확량이 가장 많았습니다. 1제곱미터에서 약 5킬로그램을 거뒀고, 무기질도 고루 담겼습니다.
  • 원적색을 더한 빛에 분무경을 짝지으면 당도와 항산화 성분이 올라갔습니다.
  • 빨강·파랑 빛에 담수식을 쓴 상추는 플라보노이드가 더 많이 나왔습니다.
  • 비타민 C가 가장 높고 질산염이 가장 낮았던 것은 빨강·파랑 빛에 분무경을 쓴 상추였습니다.

무엇을 위해 기를지 먼저 정합니다

한 가지 빛이 모든 면에서 앞서지는 않았습니다. 수확량이 가장 많은 빛은 전기를 더 많이 썼습니다. 다만 그만큼 상추를 많이 거두다 보니, 같은 양을 기르는 데 드는 에너지 효율은 원적색을 더한 빛과 비슷했습니다. 많이 거둘지, 비타민 C를 챙길지, 항산화 성분을 늘릴지에 따라 고르는 빛이 달라지는 셈입니다.

집에서 실내 재배기를 쓰신다면 무엇을 더 중히 여기는지 먼저 정해 보세요. 넉넉한 양과 고른 무기질을 원하면 전체 파장을 담은 빛을 골라 보시고, 비타민 C를 챙기고 질산염을 줄이고 싶다면 빨강·파랑 위주의 빛을 살려 보세요. 오늘 상추 한 포기를 심으며, 어떤 빛 아래 둘지부터 정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참고 BMC Plant Biology에 실린 바타비아 상추 LED·재배방식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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