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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무궁화, 목근이라 적힌 꽃 — 옛 기록과 오늘의 꽃잎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는 꽃을 《동의보감》은 어떻게 적었고, 지금의 분석은 무엇을 확인했을까요

9월 말 텃밭 울타리 곁에 선 무궁화는 아침마다 새 꽃을 답니다. 해가 오르면 꽃잎이 벌어지고 저녁이면 오므라들어 떨어집니다. 어제 본 꽃과 오늘 본 꽃은 서로 다른 꽃입니다. 여름 내내 이어진 이 되풀이가 9월 들어 뜸해지면 올해 꽃철이 저물어 간다는 뜻입니다.

《동의보감》은 목근(木槿)이라 적었습니다

《동의보감》 목부(木部)에 목근이 실려 있습니다. 한자 이름 아래 한국어 이름을 '무궁화'로 그대로 붙여 두었습니다. 성질이 평하고 독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자라는 곳은 곳곳이라고만 했고, 딸 때는 때를 가리지 않는다고 남겼습니다. 《본초》를 인용한 짧은 항목이라 쓰임을 길게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옛 의서에 남은 기록이며 오늘의 판단과는 다릅니다. 항목 전문과 풀이는 《동의보감》 목근 항목에서 읽어 보세요.

오늘의 분석이 꽃잎에서 확인한 것

성분 분석에서 무궁화 꽃잎의 안토시아닌(anthocyanin) 계열 색소가 확인되었습니다. 꽃빛이 진한 나무일수록 우린 물의 색이 짙게 나옵니다. 산성 쪽으로 기울면 붉게 도는 성질도 함께 확인되었습니다. 꽃잎에는 점액질(mucilage)도 있어 우린 물이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플라보노이드(flavonoid) 계열 폴리페놀도 같이 들어 있습니다. 다만 이는 성분 조성에 관한 분석이며,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옛 기록과 오늘의 분석이 겹치는 자리는 좁습니다. 둘 다 꽃을 쓸 것으로 보았다는 데까지입니다. 그러나 무엇에 어떻게 듣는지를 말하는 방식은 다릅니다. 옛 기록은 성질과 맛으로, 지금의 분석은 색소와 다당류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두 기록을 하나로 포개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심는 달과 꽃 피는 달

무궁화(Hibiscus syriacus)는 여러 해를 사는 관목입니다. 북반구 기준 3~4월에 심습니다. 볕이 잘 드는 자리에 심으면 7월부터 9월까지 꽃을 답니다. 남반구에서는 계절이 반대이니 봄에 해당하는 달로 옮겨 잡아 보세요. 한국에서는 나라꽃으로 삼은 나무이기도 합니다. 꽃 한 송이가 하루를 넘기지 않으니 한 나무에서 여름 한 철 내내 딸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이 때를 가리지 않는다고 적은 까닭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기르는 달력과 성분 자료는 무궁화 작물 도감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꽃차로 우리기

아침에 활짝 벌어진 꽃을 따서 그늘에 널어 말립니다. 물을 끓여 한 김 식힌 뒤 바짝 마른 꽃잎 한 줌을 담가 두면 빛이 우러납니다. 곁들임은 셋 중에 골라 보세요.

  • 레몬 한 방울 — 산성 쪽에서 안토시아닌이 붉게 돌아 빛이 살아납니다. 많이 넣으면 신맛만 남으니 한 방울로 그칩니다.
  • 꿀 — 향이 여린 꽃이라 단맛을 조금 더하면 마시기 수월합니다. 뜨거울 때 말고 한 김 식힌 뒤에 넣어 보세요.
  • 말린 국화·박하 — 향끼리 부딪치지 않습니다. 한두 가지만 더해 무궁화 빛을 살립니다.

꽃철이 저물기 전에 아침 텃밭으로 나가 갓 벌어진 꽃 서너 송이를 따 보세요. 그늘에서 사흘쯤 말리면 겨울에 우려 마실 몫이 됩니다. 오늘 딴 꽃은 저녁이면 어차피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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