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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모시, 먹는 부위는 뿌리일까요 잎일까요

《동의보감》의 모시뿌리 기록부터 모싯잎을 데쳐 떡과 국에 넣는 법까지

북반구 기준으로 모싯잎은 5월부터 9월까지 땁니다. 9월은 그해 잎을 딸 수 있는 마지막 달입니다. 모시를 처음 찾아보면 옷감 이야기와 떡 이야기, 옛 의서에 실린 뿌리 이야기가 한꺼번에 나옵니다. 그래서 어느 부위를 먹고 어느 부위를 먹지 않는지부터 헷갈리기 쉽습니다.

《동의보감》은 모시뿌리를 어떻게 적었을까요

1613년에 간행된 의서 《동의보감》은 풀 약재를 모은 초부(草部)에 저근(苧根), 곧 모시뿌리를 실었습니다. 성질은 차다고 하면서 평하다고도 함께 적었고, 맛은 달고 독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름 풀이도 붙였습니다. 지금 베를 짜는 모시의 뿌리가 이것이라고 적어, 옷감을 얻는 풀과 약재가 같은 식물임을 밝혀 두었습니다.

다만 이 내용은 옛 의서의 기록이며 현대 의학의 판단과는 다릅니다. 기록에 오른 부위도 잎이 아닌 뿌리입니다. 그래서 이 기록을 모싯잎의 효능으로 옮겨 읽거나, 뿌리를 달여 마실 근거로 삼기는 어렵습니다.

출처: 허준, 《동의보감》 초부(草部) 저근(苧根) 항목

밭에서 먹는 부위는 잎입니다

모시(Boehmeria nivea)는 쐐기풀과(Urticaceae)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같은 포기에서도 부위마다 쓰임이 다릅니다.

  • 잎 — 데쳐서 떡 반죽과 국에 넣습니다.
  • 줄기 껍질 — 셀룰로스 섬유를 뽑아 옷감을 짭니다.
  • 뿌리 — 포기를 늘릴 때만 캐서 나누어 심습니다.

뿌리는 먹는 부위가 아닙니다. 옛 기록만 보고 뿌리를 캐서 달여 마시는 일은 삼가세요. 줄기 껍질은 옷감의 재료가 되는 섬유라서 부엌에서는 쓰지 않습니다. 밥상에 오르는 부위는 잎입니다.

쐐기풀과라는 이름을 보고 잎을 만져도 되는지 망설일 수 있습니다. 모시에는 쐐기풀처럼 쏘는 털이 없고, 잎 뒷면에 잔털이 있을 뿐입니다.

북반구 기준 3~4월에 뿌리를 나누어 심으면 한 자리에서 여러 해 잎과 줄기를 벱니다. 중국·인도·태국·브라질·필리핀이 주요 생산국이며, 한국에서는 잎을 떡에 넣어 오래 먹어 왔습니다. 심는 달과 거두는 달은 호미클럽 작물도감의 모시 항목에서 함께 확인해 보세요.

모싯잎에는 무엇이 들었을까요

모싯잎을 분석한 자료는 식이섬유 비율이 높고, 칼슘을 비롯한 무기질이 잎채소 가운데 많은 편이라고 적었습니다. 식이섬유는 잎 조직을 이루는 다당류입니다. 모싯잎떡의 짙은 녹색은 엽록소라는 색소에서 나옵니다. 반죽에 잎을 많이 넣을수록 떡 색이 진해지는 것도 이 색소가 함께 늘기 때문입니다.

같은 자료는 수치가 잎의 나이와 손질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도 적었습니다. 어린잎과 다 자란 잎, 데친 잎과 말린 잎의 값이 서로 다르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모싯잎 한 접시에 칼슘이 얼마나 들었는지 숫자 하나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분석은 잎에 든 성분을 잰 것이며, 질병 예방이나 치료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모싯잎떡과 모싯잎국은 식이섬유와 칼슘이 든 잎채소를 식탁에 한 가지 더 올리는 음식으로 보면 됩니다.

생잎은 데쳐서 드세요

모싯잎은 표면에 잔털이 있고 잎맥이 억세서 생으로 씹으면 입안이 껄끄럽습니다. 생잎은 데쳐서 씁니다. 데친 물은 버리고 잎은 찬물에 헹굽니다.

떡으로 먹을 때는 데친 잎을 곱게 갈아 멥쌀가루에 섞어 치대 보세요. 반죽이 잘 늘어납니다. 팥소를 넣어 빚으면 모싯잎송편이 되고, 겉에 콩고물을 묻히기도 합니다. 잎의 풀 향과 팥의 단맛이 잘 어울립니다. 잎을 많이 넣을수록 떡이 뻣뻣해지니, 처음에는 조금만 넣고 늘려 가며 맞춰 보세요. 갓 쪄 낸 떡은 그대로 먹고, 식은 떡은 다시 쪄서 드세요.

국으로 먹을 때는 된장을 풀어 끓이다가, 불을 끄기 직전에 데친 잎과 들깨가루를 넣어 보세요. 들깨 기름기가 국물에 퍼져 까끌한 질감이 덜하고, 잎이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잎을 한꺼번에 많이 손질할 때는 장갑을 끼세요. 쏘는 털은 없어도 잎 뒷면의 잔털과 줄기 껍질을 오래 만지면 손이 거칠어집니다. 줄기를 벨 때는 자른 면이 미끄러워 칼이 빗나가기 쉬우니 밑동을 잡고 자르세요.

9월이 가기 전에 잎을 딴다면, 오늘은 한 줌만 데쳐 갈아서 멥쌀가루에 조금씩 섞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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