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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Matheus Bertelli on Pexels

건강

노란 속살의 고구마, 수확량도 함께 높일 수 있을까요

카로티노이드와 수확량을 동시에 개선한 육종 연구가 열어 준 가능성

가을 고구마를 캐서 반으로 잘라 보면, 속이 진한 주황색인 것과 하얀 것이 나란히 놓이게 됩니다. 주황빛이 짙을수록 카로티노이드(carotenoid) 색소가 많이 든 것이죠. 텃밭을 오래 가꿔 온 분들은 이미 눈치채셨을 겁니다. 색이 짙은 품종일수록 뿌리가 작고 수확이 넉넉하지 않다는 사실을.

색과 수확량 사이의 오랜 고민

고구마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중요한 식량 작물입니다. 카로티노이드는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어 눈 건강과 면역 기능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비타민 A가 부족한 환경에서는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한 고구마가 식이 보완에 오랫동안 쓰여 왔습니다.

그런데 육종가들은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잃는 상황을 오랫동안 마주해 왔습니다. 카로티노이드 함량이 높은 품종은 뿌리 무게가 가볍고, 수확량이 많은 품종은 색이 연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두 가지를 동시에 높이는 일은 어렵다고 여겨졌습니다.

27개 품종을 교배해 찾아낸 두 계통

2026년 《BMC 식물생물학》에 발표된 연구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연구팀은 우수한 고구마 품종 27개를 골라 자유 교배 집단을 만들었습니다. 여러 단계의 밭 평가를 거친 뒤, 수확량과 카로티노이드 함량 모두에서 개선된 계통 둘을 추려냈습니다.

첫 번째 계통은 어미 품종보다 카로티노이드 함량이 40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두 번째 계통은 어미 품종의 높은 카로티노이드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확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두 계통 모두 재배 특성도 함께 개선됐습니다. 색과 수확량을 동시에 높일 수 없다는 전제가 흔들린 결과입니다.

카로티노이드 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

연구팀은 첫 번째 계통에서 카로티노이드가 이처럼 많이 쌓이는 이유를 분자 수준에서 살폈습니다. 카로티노이드 생합성 유전자들을 분석한 결과, IbGGPPS2라는 유전자가 고함량 계통에서 뚜렷하게 많이 발현됐습니다. 이 유전자는 카로티노이드 합성에 필요한 전구 물질을 만드는 효소를 생산합니다.

연구팀이 이 유전자를 애기장대와 고구마에 과발현시켰을 때 카로티노이드 함량이 15~24% 높아졌습니다. 다만 40배라는 큰 차이를 이 유전자 하나만으로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고, 고구마 게놈이 복잡한 육배체인 만큼 다른 유전자들도 함께 작용할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습니다. IbGGPPS2는 그 가운데 중요한 기여 유전자로 파악됐습니다.

텃밭 고구마를 고를 때 참고하세요

이 연구는 육종 프로그램의 성과이므로 지금 당장 시중에서 새 품종을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텃밭에서 고구마를 키우는 분들도 지금 바로 몇 가지를 챙겨 보실 수 있습니다.

  • 속이 주황빛이나 노란빛인 품종을 골라 보세요. 호박고구마가 카로티노이드를 상대적으로 많이 담고 있습니다.
  • 카로티노이드는 기름과 함께 먹을 때 흡수율이 높아집니다. 찌거나 구운 고구마에 들기름이나 올리브유를 조금 곁들여 보세요.
  • 고구마 잎과 줄기도 버리지 마세요. 잎에도 카로티노이드와 여러 미네랄이 들어 있습니다.

올가을 텃밭 고구마를 가를 때, 속살 빛깔을 한 번 더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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