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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Mark Stebnicki on Pexels

작물 도감

고추 새순의 진딧물, 나노 캡슐에 담은 RNA가 82%를 잡았습니다

복숭아혹진딧물 방제 연구가 보여준 것, 그리고 오늘 텃밭에서 할 수 있는 일

여름 아침 고추 이랑에 들어가 잎을 뒤집으면 연두색 진딧물이 잎맥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사나흘 전만 해도 몇 마리 보이지 않던 자리입니다. 새순은 오그라들고, 아래 잎에는 진딧물이 내놓은 단물이 끈적하게 남아 검은 그을음병이 따라옵니다.

텃밭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이 진딧물이 복숭아혹진딧물(Myzus persicae)입니다. 고추·가지·감자·배추·상추까지 수백 종의 식물에 붙고, 잎에 주둥이를 꽂아 체관 즙을 빨아 먹는 동안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 같은 식물 바이러스를 옮깁니다. 즙을 빨린 자국보다 옮겨진 바이러스 쪽 피해가 큽니다.

약을 쳐도 다시 늘어나는 이유

복숭아혹진딧물은 봄부터 가을까지 암컷이 짝짓기 없이 새끼를 낳습니다. 태어난 새끼는 일주일 남짓이면 다시 새끼를 낳으므로, 한 포기에서 시작한 무리가 열흘이면 이랑 하나로 퍼집니다.

살충제 저항성도 오래 보고됐습니다. 국내외에서 여러 계통의 약제에 견디는 개체군이 확인되어, 같은 약을 반복해 치면 살아남은 개체가 자리를 다시 채웁니다. 반면에 진딧물을 먹고 사는 무당벌레와 풀잠자리 애벌레는 광범위 살충제에 먼저 사라집니다.

진딧물 유전자를 멈추는 연구

그래서 나온 방법이 RNA 간섭입니다. 없애고 싶은 유전자와 염기 순서가 맞는 이중가닥 RNA(dsRNA)를 벌레가 먹으면, 그 유전자가 만들던 단백질이 줄어듭니다. 염기 순서가 맞아야 작동하니 대상 해충에만 듣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진딧물 몸 안에는 이 RNA를 잘게 끊는 분해효소가 있습니다. 먹인 RNA가 체액에서 금방 부서지니 효과가 들쭉날쭉했습니다. 2026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분해효소를 만드는 유전자 자체를 함께 억제하고, RNA를 층상이중수산화물(LDH) 나노입자로 감싸 체액 안에서 오래 남도록 했습니다.

분해효소 유전자와 진딧물 껍질을 이루는 단백질 유전자를 하나로 이어 먹인 처리에서는 82%가 죽었습니다. 껍질과 지방을 만드는 유전자들의 발현이 함께 떨어진 것도 관찰됐습니다. 아직 실험실 단계라 텃밭에서 살 수 있는 제품은 없고, 안전성 평가와 등록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오늘 텃밭에서 할 일

이런 연구가 제품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니, 지금 손에 쥔 방법부터 챙겨 보세요.

  • 아침마다 새순 끝과 잎 뒷면을 뒤집어 봅니다. 열 마리일 때와 백 마리일 때의 수고가 다릅니다.
  • 보이면 물줄기로 씻어 내립니다. 날개 없는 개체는 대부분 잎으로 되돌아오지 못합니다.
  • 질소 비료를 줄입니다. 웃거름을 자주 준 밭일수록 연한 새순에 무리가 몰립니다.
  • 무당벌레나 꽃등에 애벌레가 보이는 이랑은 약을 치지 말고 그대로 둡니다.
  • 노란 끈끈이를 이랑 끝에 세웁니다. 잡는 용도보다 언제 날아들었는지 보는 용도입니다.
  • 순 끝이 심하게 오그라든 가지는 잘라 비닐봉지에 담아 버립니다. 밭 가장자리에 쌓아 두면 다시 옮겨 갑니다.

오늘 저녁 물 주러 나가면 고추 세 포기만 골라 새순을 뒤집어 보세요. 손가락으로 문질러 없앨 수 있는 단계에서 끝내야 한여름이 편합니다.

참고 — 페스트 매니지먼트 사이언스 2026년, 복숭아혹진딧물 RNA 간섭 효율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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