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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Jaouad JK on Pexels

건강

고추가 붉어질 때 열매 안에서 생기는 일

익어 가는 며칠 사이 고추의 항산화 효소에 일어나는 변화, 그리고 붉게 익힌 고추를 먹는 법

9월 텃밭 고추 이랑에 서면 초록 열매 사이에 붉은 것이 하나둘 섞여 있습니다. 같은 가지에 달렸는데 하나는 아직 단단한 초록이고, 바로 옆은 벌써 반쯤 붉습니다. 색이 바뀌는 그 며칠 사이에 열매 속 성분은 꽤 크게 달라집니다.

붉어지는 동안 고추가 쓰는 힘

열매가 익는 동안 세포 안에서는 산소에서 비롯된 반응성 물질이 늘어납니다. 식물은 이를 그때그때 없애는데, 그 일에 쓰이는 물질이 NADPH(니코틴아마이드 아데닌 다이뉴클레오타이드 인산)입니다. 항산화 물질인 글루타티온(glutathione)과 아스코르브산, 곧 비타민C를 다시 쓸 수 있는 상태로 돌려놓을 때 NADPH가 들어갑니다.

NADPH를 만드는 효소 가운데 하나가 6PGDH(6-인산글루콘산 탈수소효소)입니다. 연구진은 고추 열매에서 이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 두 개를 찾았습니다. 하나는 퍼옥시솜(peroxisome)이라는 작은 소기관에서, 다른 하나는 색소를 담는 색소체에서 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열매가 초록에서 붉게 바뀌는 동안 퍼옥시솜 쪽 유전자는 거의 그대로였고, 색소체 쪽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효소 활성 전체도 익어 가면서 조금씩 낮아졌습니다.

산화질소와 멜라토닌을 처리한 고추

연구진은 따낸 고추를 산화질소(nitric oxide)가 채워진 공간에 두거나 멜라토닌(melatonin)을 처리한 뒤 다시 살폈습니다. 두 처리 모두 색소체 쪽 유전자가 덜 줄어들게 했습니다. 반면에 퍼옥시솜 쪽은 처리를 해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같은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 둘이 서로 다르게 반응한 것입니다.

산화질소와 멜라토닌은 식물이 스스로 만드는 물질이기도 합니다. 수확한 열매가 무르는 속도를 늦추려는 연구에서 자주 다뤄지지만, 텃밭에서 따라 할 만한 처리법으로 정리되지는 않았습니다.

억제를 풀어 준 글루타티온과 시스테인

겔 전기영동으로 나눠 보니 고추의 6PGDH는 세 가지 형태로 갈렸습니다. 시험관에서 여러 물질을 넣어 본 결과, 산화질소를 내놓는 물질과 황화수소가 세 번째 형태의 활성을 가장 크게 떨어뜨렸습니다. 그런데 글루타티온이나 L-시스테인(L-cysteine)을 함께 넣으면 그 억제가 풀렸습니다. 이 효소가 주변의 산화·환원 상태에 따라 일하는 세기를 바꾼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언제 따서 어떻게 먹을까요

붉게 익은 고추는 풋고추보다 비타민C와 카로티노이드 계열 색소가 많습니다. 색이 반쯤 든 열매는 하루 이틀 더 두었다가 고르게 붉어지면 따 보세요. 비타민C는 물에 녹고 열에 약합니다. 붉은 고추는 잘게 썰어 겉절이나 생채에 넣거나, 센 불에 짧게 볶아 드시는 편이 낫습니다. 가루로 쓸 때는 그늘에서 천천히 말려야 색이 덜 바랍니다.

오늘 텃밭에 나가면 가지마다 색이 들기 시작한 열매를 한번 세어 보세요. 매운맛만 보고 서둘러 따는 대신 몇 개는 끝까지 익혀 두면, 같은 포기에서 초록과 붉은 것을 나란히 거둘 수 있습니다.

참고 — 학술지 Nitric Oxide, 고추 열매 6PGDH 산화환원 조절과 유전자 발현 연구, 20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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