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Creative Free Stock on Pexels

건강

향 짙은 바질을 기르는 뿌리 속 파트너

곰팡이와 셀레늄, 둘이 함께일 때 바질이 달라진 이유

여름 창가에 둔 바질 화분을 떠올려 보세요. 잎을 한 장 뜯어 손끝으로 비비면 진한 향이 올라옵니다. 잎이 두껍고 색이 짙을수록 향도 진하죠. 그렇다면 같은 바질을 더 튼튼하게, 더 향 짙게 기르는 방법이 있을까요? 뿌리 곁에 사는 곰팡이와 아주 적은 양의 셀레늄을 함께 쓴 온실 실험이 그 실마리를 보여 줍니다.

뿌리를 돕는 곰팡이

바질 뿌리를 흙에서 살살 들어 올리면 가는 실 같은 곰팡이 조직이 함께 딸려 나올 때가 있습니다. 수지상 균근균이라 부르는 이 곰팡이는 식물 뿌리와 함께 사는 파트너입니다. 뿌리가 닿지 못하는 흙 속까지 가늘게 뻗어 인과 물을 끌어와 식물에 건네주고, 대신 식물은 광합성으로 만든 당분을 곰팡이에게 나눠 줍니다. 서로 주고받는 이 관계 덕분에 바질은 같은 흙에서도 양분을 더 넉넉히 얻습니다. 곰팡이가 자리 잡은 뿌리는 가뭄이나 척박한 흙 같은 어려운 조건에서도 좀 더 잘 버팁니다.

셀레늄이라는 미량 원소

셀레늄은 사람 몸에도 아주 적은 양이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해산물이나 견과류에 들어 있고, 몸속에서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소의 재료가 됩니다. 이 실험에서는 셀레늄을 아주 잘게 쪼갠 나노입자 형태로 바질에 주었습니다. 입자가 작을수록 식물이 흡수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알맞은 양의 셀레늄은 바질 잎 안에서 항산화 방어를 돕고, 엽록소가 잘 유지되도록 거들었습니다. 다만 셀레늄은 많으면 오히려 식물에 해로워, 이 실험에서도 아주 적은 양만 썼습니다.

둘을 함께 썼을 때

연구진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바질, 곰팡이만 넣은 바질, 셀레늄만 준 바질, 그리고 둘을 함께 쓴 바질을 나란히 길러 비교했습니다. 결과가 가장 좋았던 쪽은 둘을 함께 쓴 바질이었습니다. 잎이 빛을 받아 양분을 만드는 광합성 능력이 65% 넘게 올랐고, 잎을 초록으로 물들이는 엽록소도 크게 늘었습니다. 무게로 잰 수확량도 뚜렷이 많아졌고, 향과 건강에 관여하는 항산화 성분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하나만 썼을 때보다 둘을 같이 썼을 때 효과가 더 컸습니다.

다만 이 결과는 온도와 물을 관리한 온실에서 얻은 것입니다. 바깥 텃밭이나 밭에 그대로 옮기려면 셀레늄을 얼마나 줄지, 흙 상태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지 더 확인해야 합니다. 아직은 가능성을 보여 준 단계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텃밭과 식탁에서

집에서 바질을 기르는 우리가 당장 셀레늄 나노입자를 뿌릴 일은 없습니다. 그래도 이 실험에서 챙길 점이 있습니다. 뿌리 곁 곰팡이가 살아 있도록 흙을 자주 뒤엎지 않고, 화학 비료를 과하게 주지 않는 것만으로도 바질은 한결 잘 자랍니다. 시판 균근균 제제를 흙에 섞어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질 잎에는 향을 내는 성분과 함께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어, 신선하게 먹으면 몸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잘 기른 바질은 갓 딴 잎을 그대로 먹을 때 향과 영양이 가장 진합니다. 오늘 저녁 파스타나 샐러드에 바질 잎 몇 장을 손으로 찢어 올려 보세요.

참고 · BMC 식물생물학에 실린 스위트바질 연구.

이 글 공유하기
0% 읽음